'세번의 승부' 토너먼트식 보수단일화..'野의 시간' 흥행 청신호

김일창 기자 2021. 2. 3.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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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금태섭 '제3지대 경선' 승자, 국민의힘 경선 승자와 '결승'
3월초 20일간 경선 랠리, 여론 관심 고조 기대..막판 '갈등' 경계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금태섭 예비후보. © News1 최수아 디자이너

(서울=뉴스1) 김일창 기자 = 오는 3월 세 번의 승부로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나설 보수야권 단일후보가 결정될 전망이다. 국민의힘 후보와 제3지대 단일후보의 1대 1 승부까지의 그림이 그려지면서 지지자들에게 안정감을 주는 동시에 흥행을 위한 발판이 마련됐다는 분석이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3일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금태섭 후보뿐만 아니라 문재인 정권을 심판하고 정권교체에 동의하는 모든 범야권 후보들이 함께 모여 1차 단일화를 이룰 것을 제안한다"며 금태섭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달 31일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하며 제안한 '제3지대 단일화'를 수용했다.

안 대표는 "저희가 범야권 후보 단일화 예비경선 A조라면, 국민의힘은 예비경선 B조가 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금 후보는 "안 후보의 결단을 환영한다"며 "이제 합의가 된 이상 하루빨리 만나고 절차를 진행해야 한다. 적어도 설 전에 만나서 시민 앞에 치열하게 토론하는 기회를 가질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정진석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은 "안 대표가 금 후보 제안을 수용하면서 아주 복잡하게만 여겨졌던 야권의 단일화 방정식이 훨씬 단순하고 명료해졌다"며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이로써 보수야권 서울시장 후보 단일화는 Δ국민의힘 경선(3월4일 후보 확정) Δ제3지대 단일화 경선 등 두 번의 '준결승'을 거친 후 각각의 승자가 '결승전'에서 승부를 겨루는 식으로 진행된다.

단일화 시나리오가 드러나면서 여론의 관심을 집중시키는 동시에 지지자들에게도 안정감을 주는 일석이조 효과를 챙기게 된 셈이다.

여론조사 전문업체 알앤써치가 데일리안 의뢰로 지난 1월30일부터 이달 1일까지 3일간 서울시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성인 80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서울시장 예비후보 간 양자대결 결과에 따르면 보수야권 단일화를 이룬다면 민주당 후보에게 우위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안 대표로 단일화가 된다면 박영선 전 장관과 우상호 의원 모두에게 승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나경원 후보와 오세훈 후보는 오차범위 내에서 박 전 장관에게 졌으나, 우 후보에게는 오차범위 밖에서 승리하는 결과가 나왔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4.7 보궐 선거 서울시장 예비후보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1.2.3/뉴스1 © News1 성동훈 기자

자체 경선을 진행중인 국민의힘은 오는 5일 본경선에 진출할 예비후보 4명을 확정해 발표한다. 이들은 약 한달간의 선거운동 기간 중 스탠딩 토론, 100% 시민 여론조사 등에 나선다. 국민의힘 공관위는 이를 바탕으로 오는 3월4일 최종 후보 1명을 확정·발표한다.

안 대표와 금 후보도 대략적으로는 국민의힘 경선 시간표에 따라 단일화를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금 후보는 이날 오후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국민의힘 후보가 3월 초에 결정되기 때문에 3월 초엔 (우리도)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금 후보가 요구하는 토론회 등이 한두 차례 정도 열리고 단일화 방식을 논의하고 합의점을 찾는 시간, 그 방식을 실행하는 시간 등을 고려하면 이르면 이달 말 또는 3월 초에 제3지대 후보가 결정될 전망이다.

최종 후보 결정은 국민의힘과 제3지대 후보가 결정된 이후에 본격적인 규칙 논의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선관위 후보 등록이 오는 3월18일부터 19일 이틀인 점을 고려하면 이 전에는 단일화가 이뤄지지 않겠냐는 관측이다.

정 위원장은 "우리 당 최종 후보가 나온 이후에 최종 단일화 일정이나 구도가 윤곽을 잡지 않겠느냐"며 "보궐선거 20일 전 내지 한달 정도 내외로는 윤곽이 잡힐 것"이라고 예상했다.

결국 2월 말부터 3월 중순까지 약 20일 동안 보수 야권은 본선에 나갈 한 명의 후보를 결정하기 위한 '세 번의 승부'를 진행하면서 여론의 관심을 집중시키는 '야권의 시간'이 펼쳐질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흥행몰이의 흐름을 선관위 후보 등록 이후 본격적인 선거운동으로 이어가면서, 민주당의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또는 우상호 의원 누구와의 본선 대결에서도 승기를 가져가겠다는 게 보수 야권 진영의 '반문(反문재인) 단일화' 구상이다.

다만 단일화 과정에서 당사자간 협의가 얼마나 매끄럽게 이뤄지느냐가 마지막까지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금 후보가 "단일화 방법을 두고 시간을 끌다보면 시민들 입장에서는 정교한 단일화 방안을 고민한다고 생각하기보다 어떤 것이 자신들에게 유리한지를 놓고 샅바싸움을 하는 것으로 생각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한 이유도 이 때문이다.

최창렬 용인대 교수는 "보수야권 후보 단일화가 정리되면서 국민의힘에도, 안 대표에게도, 금 후보에게도 모두 윈윈하는 계기가 마련됐다고 볼 수 있다"며 "나아가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야권 승리 가능성도 더 커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단일화 방식이 수월하게 진행된다면 북핵 원전, 법관 탄핵, 부동산 등 현안에 대한 메시지를 제대로 낼 수 있는 효과도 있다"며 "여러모로 긍정적인 단일화 과정이 시작했다"고 평가했다.

ic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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