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도 첫 재난지원금 '찔끔'..여론에 등떠밀린 '생색내기'

엄기찬 기자 2021. 2. 3.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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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발치는 여론에 등 떠밀려 마지못해 지급을 결정한 충북도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첫 자체 재난지원금이 생색내기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열악한 재정 여건을 내세워 그동안 자체 재난지원금 지급에 인색했던 충북도가 지원을 결정했으나 기존 지원책을 조금 확대해 짜 맞춘 것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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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군과 함께 264억 지원..자체 재원 고작 48억7000만원
국비 등 포함 기존 사업·정책 짜깁기 수준..금액만 부풀려
충북도가 3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 지원 등을 위해 긴급재난지원금 투입을 발표했다. 사진은 기사와 관련 없음.(뉴스1 DB).2021.2.3/© News1 이동해 기자

(청주=뉴스1) 엄기찬 기자 = 빗발치는 여론에 등 떠밀려 마지못해 지급을 결정한 충북도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첫 자체 재난지원금이 생색내기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열악한 재정 여건을 내세워 그동안 자체 재난지원금 지급에 인색했던 충북도가 지원을 결정했으나 기존 지원책을 조금 확대해 짜 맞춘 것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이시종 충북지사는 3일 온라인 브리핑을 열어 소상공인 직업전환과 서민경제 회복, 긴급재난지원금 지원 대책을 발표했다.

이날 브리핑에서 이 지사는 충북도와 11개 시군이 모두 264억원을 서민경제 회복과 긴급재난지원금으로 투입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충북도와 11개 시군이 지원한다는 264억원을 뜯어보면 현금 지급을 비롯해 어려움을 겪는 도민이 피부에 와닿을 만한 긴급재난지원금은 고작 48억7000만원이다.

나머지는 한참 전에 보도자료 등을 통해 공식적으로 발표한 지원책이거나 이미 국비 등이 포함돼 예산 편성까지 끝낸 사업과 정책을 짜깁기한 수준이다.

충북도가 설 명절 전에 첫 자체 재난지원금 지급이라는 통 큰(?) 결정으로 어려운 도민 살림에 도움을 주겠다고 했지만, 금액만 부풀린 생색내기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충북을 포함해 몇 곳을 제외하고 많은 광역자치단체와 기초자치단체가 대규모 재원을 들여 코로나19로 신음하는 서민경제 지원에 나선 것과 대조된다.

그동안 자체 재난지원금에 부정적이던 입장에서 한발 물러나 그나마 48억7000만원이라도 풀어 취약계층을 지원하겠다고 한 것으로 위안을 삼아야 하는 처지다.

이시종 충북지사가 3일 서민경제 회복과 긴급재난지원금 투입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충북도 제공).2021.2.3/© 뉴스1

청주시 서원구에 사는 한 주민은 "지사님 인심이 박해도 너무 박하다"며 "이제는 아쉬운 것이 없으니 신경을 아예 안 쓰는 것 같다"고 말했다.

아파트단지에서 어린이집을 한다는 또 다른 주민은 "금액이 얼마 안 된다고 해도 지금처럼 힘들 때는 안 주는 것보다는 훨씬 도움이 될 것 같다"고 전하기도 했다.

충북도가 자체 예산을 푼 48억7000만원은 시외‧전세버스와 관광사업체, 어린이집, 문화예술인, 종교시설 등을 지원한다.

시외버스기사 433명에게 1인당 100만원을 지급하고 전세버스 업체에 영상기록장치(대당 50만원 상당) 1996대를 지원한다.

도내 727개 관광사업체에는 업체별 100만원, 어린이집 조리사 779명에게 인건비 각 50만원을 지원한다.

문화예술인 1500명에게 창작준비 지원비 50만원씩, 종교시설에는 시설별 50만원을 준다. 방역지침을 위반한 시설은 제외한다.

sedam_0815@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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