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노래방업주 삭발 항의.."영업시간 제한 풀고 지원금 달라"

"10개월째 월세 밀려 죽을 것 같다"..점등·1인 시위도 추진

(광주=뉴스1) 이수민 기자 = 광주지역 노래방 업주들이 3일 광주시청 앞에서 '영업시간 제한 해제'와 '민생안정 지원금 지급' 등을 요구하며 항의 집회를 가졌다.

대한노래연습장협회 광주지부 10여명은 이날 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12차 민생안정대책' 지원대상에 노래연습장을 포함시킬 것과 오후 9시 영업시간 제한 해제 등을 촉구했다.

구일암 광주지부 회장은 현행 민생안정지원금 대상에 노래연습장이 포함되지 않은 것에 반발하며 대표로 삭발식을 진행하기도 했다.

구 회장은 삭발식 후 "노래연습장 업주도 광주 시민인데 어째서 이용섭 광주시장은 우리를 외면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우리가 모두 길바닥에 내려앉고 죽고 나서야 도와줄 것이냐"며 "식당을 오후 9시에 문 닫게 해놓고 우리도 같은 시간에 닫으라는 것은 영업금지와 다를 바 없는 제도"라고 주장했다.

일부 노래방 업주는 시청을 향해 생존권 보장을 호소했다.

남구 주월동에서 10년째 노래방을 운영하고 있다는 박숙자씨(63·여)는 "낮에는 코로나19가 피해가고 밤에 노래방에서만 걸리겠냐"며 "몇달째 '나 몰라라'하는 광주시의 태도에 더 이상은 참을 수 없어 시위하러 나왔다"고 말했다.

그는 "매월 200만원의 월세와 60만원의 전기세, 가족들 생활비까지 죽을래도 죽을 약값이 없어 죽지 못한다"며 "10개월째 월세를 밀려 집주인 볼 면목이 없다"고 호소했다.

김영금씨(70)도 세금 한푼 안내고 코로나19를 집단 감염시킨 종교시설에는 지원금을 주면서 왜 우리는 외면하냐"며 "'제12차 민생안정지원금'에 우리를 포함시킬 때까지 무기한 농성을 하겠다"고 밝혔다.

시청 입구에서의 항의가 다소 길어지자 시청 담당 공무원이 나와 이들을 만나 면담을 진행하기도 했다.

김준영 시 문화관광체육실장은 "중앙정부에서 동일하게 적용되는 방역지침 때문에 영업시간 제한을 두는 것은 불가피한 방법이었다"며 "'제12차 민생안정지원금'에 노래연습장이 누락된 것은 검토를 통해 13차 때 적극적으로 반영되게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우성일 광주시 노래협동조합 회장은 "노래방 업주도 광주시민이라는 것을 시장이 잊은 것 같다"며 "이날 밤부터 매장 점등시위와 시청 1인 시위를 시작하고 빠른 시일 내로 정식 허가를 받아 시청 앞 단체 농성을 벌이겠다"고 예고했다.

한편 광주시가 전날 발표한 '제12차 민생안정대책'에는 기초생활수급자와 차상위 계층, 유흥시설, 종교시설, 교통·문화·여행 등 분야의 지원금 지급이 포함됐다.

시는 지난해 3월15일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한 전국 최초 3무 특례보증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11차례에 걸친 민생안정대책을 마련했다.

이중 노래연습장은 지난 9월 시행된 '제9차 민생안정대책'에서 100만원을 지원받은 바 있다.

breath@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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