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발니, 분노의 16분 연설 "푸틴, 역사에 독살자로 남을 것"
“그는 역사에 독살자로 남을 것이다. 우리는 그를 팬티 독살자 푸틴으로 기억할 것이다.”
2일(현지 시각) 러시아 모스크바 법정. 블라다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정적이자 야권 지도자인 알렉세이 나발니(45)가 이렇게 말했다. 나발니는 러시아 연방국(FSB) 요원들이 자신의 사각팬티에 독극물 노비촉을 묻혔다고 주장해왔다.
법원이 나발니에게 징역 3년6월 실형을 선고하기 전, 그는 법정에 서서 약 16분 동안 분노에 찬 연설을 이어갔다.
“내가 조국 땅을 자유의 몸으로 밟는 걸 원치 않는 누군가가 있다. 우리는 그가 누구인지, 왜 그러는지 안다. 나를 죽이려고 시도했으나 실패한 탓에 기분이 상한 벙커에 사는 한 남자의 미움과 두려움 때문이다….”
이어 나발니는 “나를 가두는 것은 어렵지 않다”면서 “한 사람을 가두는 것으로 수십만을 두려움에 떨게 하려는 것”이라고 했다.
이번 사건을 “보여주기식 재판”이라고 질타하면서 “무법과 독재가 정치 체제의 핵심이 된 곳에서 벌어지는 일”이라고도 했다.
연설이 이어지자 판사가 “이곳은 시위 장소가 아니다. 여기서 정치를 하지 마라”며 그를 제지했다.
실형 선고 직전 나발니는 법정석 첫 줄에 앉아 재판을 지켜보는 아내 율리아에게 손으로 하트를 그려 보였다.
판사가 3년 6월 형을 선고하자 그는 “슬퍼하지 마, 모든 게 괜찮을 거야!”라고 소리쳤다. 외신 가디언에 따르면 율리아는 취재진의 인터뷰 요청에 응하지 않고 법정을 나섰다고 한다.
재판이 끝나고 법정 앞에 선 나발니 변호사 측은 “유럽인권재판소에 제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날 나발니 지지자 수백여명이 “그를 풀어달라” “푸틴은 도둑이다” 같은 구호를 외치며 모스크바 중심부로 행진했다.
소셜미디어에는 경찰이 행진하는 시위대를 곤봉으로 때리는 영상 등이 올라왔다. 정치범 보호단체 ‘OVD인포’는 이날 최소 1300여명의 시민이 체포됐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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