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5·6 공급대책 후 '패닉바잉' 커졌다..이번엔 다를까

황현규 2021. 2. 3.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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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 대책 이전·이후 한달 누적 집값 변동률
0.03% vs 0.08%..2배 차이나
기대 못 미치는 공급 대책 오히려 매수 심리 자극

[이데일리 황현규 기자] 서울 집값 상승률 0.03% vs 0.08%. 지난해 5·6대책을 기점으로 한 달 전과 한 달 후의 서울 아파트 가격 상승률이다. 당시 정부의 공급 대책 예고에 잠잠했던 매수세는 공급 대책 발표 이후 오히려 더 거세졌다. 예상보다 적은 물량과 실효성 낮은 정책으로 매수자들이 ‘패닉바잉’을 결심해서다.

지난해 공급 대책 직후 오히려 집값이 올랐던 것으로 나타났다. 분양 아파트가 아닌 임대 아파트·빌라 등에 공급 대책이 집중된 탓에 ‘실망 매수’가 이어진 결과다. 문재인 대통령이 말한 특단의 주택 공급대책이 4일 나오는 가운데 이번 정책이 ‘집값 잡기’로 이어질 지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5·6 대책 이후 집값 상승률 2배 껑충…“기대 못 미쳐”

3일 KB부동산리브온의 주간 아파트값 상승률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5·6 대책 이후 집값이 오히려 대책 전보다 높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누적 아파트값 상승률은 5·6 대책 이전 한 달간(4월 2주~5월 1주) 0.03%에 불과했다. 심지어 대책 발표 직전인 5월 첫째주와 4월 마지막주는 0%로 전혀 상승세가 나타나지 않았다.

그러나 오히려 5·6 대책 발표 이후 집값 상승이 커졌다. 상승률이 0%였던 아파트값 상승률은 5월 셋째주 0.03%로 커졌고, 계속 상승폭을 키우다 5월 마지막주 0.05%를 기록했다. 한달 누적 상승률은 0.08%로 이전(0.03%)보다 2배 높았다.

매수세도 거세졌다. 5월 5591건이던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6월 1만 5614건으로 3배 가까이 뛰었다. 7월 거래량도 1만 660건을 기록했다.

이는 공급대책이 오히려 ‘실망 바잉’을 부른 것으로 분석된다. 예고된 공급대책에 대한 기대감으로 집 매수를 고민하던 무주택자들이 오히려 공급대책에 실망, 매수를 결심한 셈이다.

5·6 대책은 유휴부지 확보와 공공재건축·재개발 등을 통해 앞으로 3년 간 서울에 7만 가구를 짓겟다는 계획이다. 기대에 비해 물량이 적었을 뿐만 아니라 유휴 부지 확보 계획이 미흡하다는 지적이 일면서 시장에서는 ‘예상보다 못한 대책’이라는 평가가 이어졌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도 대책 당시 “5·6대책은 기존 대책의 재탕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5·6대책에 업그레이드 버전으로 내놓은 8·4 대책 이후에도 서울 아파트 값은 상승했다. 5.6 대책 발표 당시 0.39% 상승률을 기록했던 서울 아파트값은 발표 즉시 0.53%로 껑충 뛰었다. 5·6 대책에 비해 크게 달라지지 않은 공급대책이 오히려 매수 심리를 자극 한 셈이다.

송승현 도시와 경제 대표는 “오히려 공급대책으로 매수를 대기했던 무주택자들이 실망한 결과”라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2·4대책 시장 기대감 충족 시켜야

한편 이번 공급 대책이 시장 기대감에 미치지 못할 시 집값이 잡히지 않는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 정부는 용적률 상향을 통한 저층 주거지 개발, 공공재개발 활성화 정책 등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서울 뿐 아니라 수도권, 지방 대도시까지 대책에 포함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이데일리가 부동산시장 전문가 32명을 대상으로 한 신년 설문조사에서도 공급이 부족하다고 답한 전문가 23명(71.9%) 중 85.2%가 정비사업활성화가 필요하다고 했다. 다만 이번 공급 대책에는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분양가상한제 등 재건축 규제 완화는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상황이 이렇자 실제 변창흠 국토부 장관이 취임한 이후 특단의 공급대책을 예고했는데도 1월 서울 아파트값은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KB부동산 리브온에 따르면 매주 0.3% 이상의 주간 변동률을 기록하고 있다.

송 대표는 “만약 공급대책이 시장 기대만큼 나오지 못 한다면 실망 매수가 이어질 여지가 있다”면서도 “여기에 더해 저층 주거지 개발 등 개발 이슈까지 더해 질 시 투자 수요까지 가세해 집값이 뛸 우려도 있다”고 말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단기적으로 집값이 뛰거나 잡히지 않을 수는 있으나 장기적으로 공급 기조를 계속 이어나가 시장에 안정성을 키워야한다”고 말했다.

황현규 (hhkyu@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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