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남기, 당정간 갈등에 "재정 당국 입장을 절제해 표현한 것"

안광호 기자 2021. 2. 3.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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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3일 “재난지원금과 추경과 관련한 이견 사항이 확정된 것으로 전달될까 봐 재정 당국 입장을 절제된 표현으로 말씀드린 것이었다”고 말했다. 전날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4차 재난지원금의 보편·선별 동시 지원’ 방안에 대해 반대 입장을 낸 것이 당정간 갈등으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자 다소 톤을 낮춰 유화적인 입장을 취한 것으로 해석된다.

홍 부총리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어제 이 대표 연설을 이 자리에서 들었는데, 공직생활을 하면서 어제 연설이 가장 격조있는 연설이었고 정치 콘텐츠가 충실한 연설이었다고 생각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홍 부총리는 이어 “제가 (어제) SNS(페이스북)에서 드린 말씀은 많이 숙고하고 절제되게, 정중하게 표현하려고 했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홍남기 부총리가 지난달 12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필수노동자 보호 및 지원대책 당정청 협의회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홍 부총리는 전날 페이스북에 “재난지원금 지원이 불가피하다고, 전 국민 보편 지원과 선별 지원을 한꺼번에 모두 하겠다는 것은 정부로서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날 앞서 이 대표가 진행한 국회 교섭단체 연설에서 언급한 4차 재난지원금의 보편·선별 지원 병행 추진에 반대 의사를 분명히 한 것이다. 그는 또 글 말미에 “최선을 다한 사람은 결과에 연연하지 말고 담백하게 나아간다는 말이 있다. 그렇게 의연하고 담백하게 나아가기를 바란다”면서 “저부터 늘 가슴에 지지지지(知止止止)의 심정을 담고 하루하루 뚜벅뚜벅 걸어왔고 또 걸어갈 것”이라고 썼다.

이에 여당에서는 홍 부총리가 사퇴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최인호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3일 당 최고위원회의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국민의 고통을 덜어드리고자 당·정간 협의하겠다는 여당 대표의 교섭단체 연설을 정무직 공직자가 기재부 내부용 메시지로 공개 반박한 것은 있을 수 없는 잘못된 행태”라며 “오늘 회의에서 (홍 부총리가) 즉각 사퇴해야 한다는 의견이 강력히 제기됐다”고 말했다.

기재부 내에선 말을 아끼면서도 불편한 기색이 역력하다. 기재부 관계자는 홍 부총리 사퇴 주장에 대해 “너무 앞서 나간 주장”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기재부 관계자는 “4차 재난지원금과 추경 얘기가 나온지 일주일이 채 되지 않았다”며 “앞으로 당정이 만나 지급 방식과 대상 등 세부안을 조율하고 협의해가면 풀릴 문제다. 취지나 대의는 당정이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안광호 기자 ahn7874@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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