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정된게 없다는데.." 애플카 낙점설 도는 현대차·기아, 왜?

최석환 기자 2021. 2. 3.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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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 전용 전기차 브랜드 아이오닉의 첫 모델인 ‘아이오닉 5’의 티저 이미지 /사진제공=현대차


연초부터 애플이 자율주행 전기차(애플카)로 불붙인 미래 모빌리티(이동수단) 시장이 달아오르면서 관련 기술과 인프라 구축에 주력하고 있는 현대자동차그룹이 급부상했다.

정작 당사자는 초기단계라 결정된게 없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하고 있지만 업계 안팎에선 애플카 협력업체로 현대차그룹을 유력하게 보는 분위기다.

애플 전문 분석가인 밍치궈 TF증권 애널리스트는 2일(현지시간) 투자자 보고서를 통해 "애플카 출시 시기가 이르면 2025년이 될 것"이라며 "첫 모델 생산 때 현대차그룹과 협업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현대차그룹이 자체 개발한 전기차 플랫폼 'E-GMP'가 생산 기반이 되고, 기아가 미국 생산라인을 제공할 것이란 전망이다. 일부 애플카 부품의 설계와 생산도 그룹 계열사인 현대모비스가 담당할 것으로 예측했다.

애플카 낙점설에 'E-GMP'·'제조업'·'친환경차' 경쟁력 뜬다
현대차그룹도 전동화 경쟁력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올 상반기 중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는 'E-GMP'가 대표적이다.

세계 최초로 멀티 급속충전 시스템을 적용한 'E-GMP'는 독보적인 특허기술로 별도 부품 없이 400V(볼트)와 800V용 충전시스템을 모두 사용할 수 있다. 800V 고전압시스템도 18분 안에 80%까지 초고속 충전할 수 있다.

전기를 내보내 별도 장치 없이 일반전원(110·220V)을 쓸 수 있는 'V2L(Vehicle to Load)' 기능도 탑재된다. 이를 통해 초대형 보조배터리 기능이 가능하기 때문에 자동차 전기로 최대 17평형 에어컨과 55인치 TV를 동시에 24시간 풀가동할 수 있다.

현대차그룹은 이를 바탕으로 18분 충전시 400km, 완충(완전충전) 시엔 500㎞ 주행이 가능한 신형 전기차를 내놓는다는 계획이다. 시속 100km 도달에 3.5초, 최고속도 시속 260km를 자랑하는 고성능 전기차 출시도 앞당긴다는 방침이다.

그룹 관계자는 "'E-GMP'의 가장 큰 특징은 엔진과 변속기, 연료탱크 등 정형화된 부품 배치가 전혀 의미가 없어진다는 점"이라며 "바닥이 평평해지고 실내 공간의 활용도가 좋아져 시트 배치를 자유자재로 하면서 구조적 한계를 없앨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애플카 /사진제공=애플허브 인스타그램

"결정된게 없다" 선 그어도 애플카 낙점설에 힘실려
'제조업 노하우'와 '친환경차 기술력'도 강점이다. 글로벌 자동차 시장을 이끌고 있는 대표 완성차업체로 다양한 부품 공급망 보유와 품질확보 등의 체계를 갖추고 있는데다 미국과 중국, 유럽 등 주요 해외 공장을 통한 생산 능력 확보도 차별화된 포인트다. 초고속 충전소 구축 등 이미 깔아놓은 전동화 인프라도 마찬가지다.

특히 전기차(EV)를 비롯해 하이브리드(HEV),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수소전기차(FCEV) 다양한 친환경 라인업을 보유하고 있는 것도 브랜드 경쟁력을 뒷받침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정의선 회장의 의지를 반영해 오는 2025년까지 순수전기차 11종 등을 포함해 44종의 전동화 모델을 출시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글로벌 시장에 연간 100만대의 전기차를 판매해 선두로 도약한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김준성 메리츠증권 애널리스트는 "높은 상품성을 바탕으로 가장 빠른 BEV(배터리전기차) 판매성장을 이뤄내고 있는 현대차그룹이 유력한 협력 대상이라는 것은 합리적 추정"이라고 말했다.

밍치궈도 "광범위한 개발과 생산, 검증 경험을 보유한 현대차그룹 등 자동차 제조업체와 애플의 긴밀한 협력이 애플카 개발 시간을 크게 단축시킬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기아는 3일 '애플카' 생산 정식계약설과 관련해 "구체적으로 결정된 바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앞서 지난달 20일 "자율주행 전기차 사업과 관련해 다수 해외기업과 협업을 검토하고 있지만 결정된 바 없다"고 밝힌 공시 내용에서 진전된게 없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시장에선 연간 생산량 40만대 규모를 갖추고 있는 기아의 미국 조지아 공장이 애플카 생산지로 거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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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석환 기자 neokis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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