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정 갈등 불붙나.. 울먹인 洪에 민주당 '부글부글'(종합)

이정현 2021. 2. 3.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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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4차 재난지원금 추경 편성 의지 확인
이낙연 "재정 주인은 국민".. 재원 확보 앞장
'난색' 홍남기 두고 "부적절" 질타.. 사퇴 촉구도
洪 "절제된 표현이었다" 울먹이며 해명

[이데일리 이정현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3일 코로나19 따른 경기진작을 이유로 4차 재난지원금 지급을 위한 재정결정을 재차 촉구한 가운데 난색을 보였던 홍남기 경제부총리가 울먹이며 입장을 정리했다. 이낙연 민주당 대표를 비롯한 여당 지도부가 공개적으로 반기를 든 홍 부총리에 “부적절했다”며 즉각 사퇴를 요구하는 등 비판이 이어지면서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 참석해 생각에 잠겨있다. (사진=노진환 기자)


◇與 추경 추진 의사 재확인… 洪 ‘울먹’


이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늦지 않게 충분한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편성해야 한다고 정부에 거듭 제안한다”며 “당정협의에서 맞춤형과 전국민 지원을 함께 테이블에 올려놓고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전날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코로나19 피해계층 맞춤형 지원과 전 국민 지원을 포괄하는 4차 재난지원금 추진을 공식화한 바 있다.

이 대표는 홍 부총리가 전날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추가적 재난지원금 지원이 불가피하다고 하더라도 전국민 보편지원과 선별지원을 한꺼번에 모두 하겠다는 것은 정부로서는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난색을 보인 데에 “재정의 주인은 결국 국민이며 국민의 삶을 지탱하는 데 필요하다면 재정을 쓰는 게 당연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 방역 조치가 길어지면서 서민의 삶이 더 무겁게 짓눌리고 있다”며 “적지 않은 분들이 이미 한계 상황에 온 것을 직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3차 재난지원금 집행이 진행 중인 것에는 “충분하지 않다는 걸 누구나 확인하고 있다”고 했다.

민주당 내에는 홍 부총리의 반박이 부적절했다며 ‘즉각 사퇴’까지 언급되는 등 맹타가 이어지고 있다. 이 대표가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언급한 4차 재난지원금 지급은 당정간 이미 논의가 오간 것인데 뒤늦게 반박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다는 것이다.

염태영 최고위원은 “내부적으로 신중하게 논의할 수 있음에도 (홍 부총리가)SNS를 통해 감정이 묻어날 정도로 여당 대표의 의견을 반박한 건 부적절하다”며 “지금의 (코로나19)위기를 넘기고 국민에게 봄을 돌려줘야 하는 정부여당의 공동책임을 다시한번 돌아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비판했다. 5선 중진인 설훈 의원 역시 SNS에 홍 부총리의 반박글을 ‘한가한 소리’라 평가절하하며 “서민의 피눈물을 외면하는 곳간지기는 자격이 없다”고 비판했다.

최인호 수석대변인 역시 최고위가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나 “(홍 부총리가 당 대표의 주장을)공개적으로 반박한 것은 있을 수 없는 잘못된 행태”라며 “일각에서 즉각 사퇴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되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김태년 원내대표가 3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한때 막역 李·洪…당정 갈등 중심에


여권의 집중 맹타가 이어지는 가운데 홍 부총리는 “재정당국의 입장을 굉장히 절제된 표현으로 말씀드린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다소 떨리는 목소리로 “혹시 정부와 의견이 조금 다른 사안에 대해 국민께 확정된 것으로 전달이 될까(걱정했다)”며 “SNS에서 드린 말씀은 많이 숙고하고 절제되게, 정중하게 표현하려고 했다”고 부연했다.

홍 부총리의 우려에도 민주당 지도부는 4차 재난지원금 지급과 관련한 추경 편성을 서두르기로 의견을 모았다. 최 수석대변인은 최고위가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나 “4차 재난지원금에 필요한 재원 확보와 관련한 논의는 이 대표가 앞장서고 당지도부가 함께 나서서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해 반드시 관철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대표와 홍 부총리가 4차 재난지원금 지급 규모를 놓고 대립하면서 두 사람의 인연도 주목받았다. 이들은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2017년 5월 각각 국무총리와 국무조정실장으로 함께 일했다. 하지만 4차 재난지원금 지원 규모를 놓고 마찰음을 일으키면서 당정갈등의 중심에 서게 됐다. 민주당은 지난 3차 재난지원금 편성 과정에서도 기재부와 긴장감을 형성했다.

이정현 (seiji@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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