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사·호텔 다 판다..하나투어, 심상치 않은 행보
코로나19(COVID-19)가 낳은 '여행 보릿고개'로 국내 대표 아웃바운드(내국인의 해외여행) 여행사 하나투어가 창립 이후 최대 위기에 봉착했다. 지난해 한 해에만 1000억원이 넘는 적자를 내면서 앞날을 장담할 수 없다는 우려가 커진다.
지난 30여년 간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2002) △글로벌 금융위기(2008) △동일본대지진(2011)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태 △NO재팬(2019~) 등 외생변수에 취약한 여행산업을 덮친 악재 속에서도 버텨왔지만, 코로나19에는 맥을 추지 못하고 쓰러진 것이다.
주력사업인 패키지(PKG) 여행을 비롯, 여행사업 전반이 '셧다운' 되며 고꾸라졌다. 지난해 2월부터 각국 여행 규제가 지속되며 △상용(비즈니스) △공용(공무) △유학·연수 △기타(나머지+승무원) 등을 제외하고 여행 목적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단순 관광 수요가 '제로(0)'에 수렴했기 때문이다.
하나투어는 지난해 투어팁스·하나티앤미디어·에이치엔티마케팅 등의 청산을 완료했고 월디스투어 등 자회사 상당수를 정리하고 있다. 30여개의 달했던 해외법인도 중국·베트남 등 주요 지사를 제외하고 절반 이상을 청산했다. 특히 2015년 역점 사업으로 진출했던 에스엠(SM)면세점도 서울시내점에 이어 인천공항 입·출국장 모두 방을 빼며 껍데기만 남은 상태다.
익스피디아·부킹닷컴·트립닷컴과 같은 '트래블 테크' 기반 OTA(온라인여행사)를 지향하는 것이다. 기존 1200여개에 달했던 오프라인 대리점이 현재 800여개로 급감하고, 직원들에 대한 희망퇴직 등 구조조정을 진행하는 것도 이 같은 맥락에서다.
지난해 6월부터 무급휴직을 진행해온 하나투어는 이달 들어 '조직 효율화' 명목으로 콜센터·영업 등 각 부문 직원들과 희망퇴직 면담을 진행하고 있다. 하나투어 내부에선 이번 희망퇴직 규모는 전체 직원(약 2300명)의 절반인 1000여명 수준에 달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기존 패키지 사업을 완전히 포기할 순 없지만 IT 인력 중심의 OTA를 지향한다면 현재 인력 규모를 유지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한 여행업계 관계자는 "2010년대 중후반부터 패키지 여행사업이 저물어가면서 신성장동력으로 플랫폼 사업에 투자를 해왔는데 코로나19로 이 작업이 더욱 가속화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코로나19 이후에도 지금 같은 사업형태나 규모를 유지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 "공부 잘했으면 배달했겠냐" 갑질 학원강사, 알고 보니 셔틀 도우미? - 머니투데이
- '이혼' 배수진 "전 남편 여친과 여행도 가능…아들이 원한다면" - 머니투데이
- 사람 북적이는 런던 공원서 대낮에 조깅하던 14세 소녀 성폭행 - 머니투데이
- "쌤 몸도 예쁘다"는 학생, "붙는 옷 입지마라"는 학교…교사의 청원 - 머니투데이
- 단팽이 '향년 26세' 사망, 지난달 31일 발인…동료들 '애도' - 머니투데이
- "좋은 집이라 몰라?"…'89억 아파트' 언급한 김석훈에 유재석 반응은 - 머니투데이
- "인간은 불필요…죽어줘" 구글 AI '제미니' 소름돋는 답변, 무슨 일? - 머니투데이
- 1심 유죄 판결에 내부결속 나선 이재명…"결코 죽지 않는다" - 머니투데이
- 가방순이에 전한 축의금 30만원 '증발'…"봉투 없다" 안믿는 절친 - 머니투데이
- '58세 핵주먹' 타이슨, 27세 제이크폴에 판정패…대전료는? - 머니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