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설 수송에 주사기 종류까지..'상황실장' 변신한 문대통령

김상훈 기자 2021. 2. 3.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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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인천공항 화물터미널서 백신 수송 모의훈련 참관
돌발상황까지 세세한 질문공세..접종과정 추가 모의훈련 주문도
문재인 대통령이 3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대한항공 화물터미널에서 열린 코로나19 백신 수송 모의훈련에서 변창흠 국토교통부장관의 수송 계획 등에 대한 보고를 받은 뒤 발언하고 있다.2021.2.3/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서울=뉴스1) 김상훈 기자 = "백신 수송 도중 눈길에 갇힌다든지 이런 상황이 없으리라는 법이 없는데 돌발상황 때 어떻게 대처합니까?"

"이번에 들어오는 물량부터 우리의 최소잔량주사기를 사용하게 되나요?"

문재인 대통령은 3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내 대한항공 제2화물터미널에서 진행된 코로나19 백신 유통 관련 민·관·군·경 합동 모의훈련에서 마치 상황실장이라도 된 듯 끊임없이 질문을 쏟아냈다. 이번 참관은 문 대통령이 직접 백신 수송·보관·유통 등 예방접종 준비상황을 점검하기 위해 마련됐다.

그간 정부는 백신의 안전한 수송·보관·유통을 위해 코로나19 예방접종추진단 내 수송지원본부를 설치하고, 지난주부터 각 기관별 개별 훈련을 진행해 왔다. 관계부처에는 국방부·국토교통부·식품의약품안전처·질병관리청·경찰청·소방청·관세청 등이 포함된다.

문재인 대통령이 3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대한항공 화물터미널에서 열린 코로나19 백신 수송 모의훈련 참관에 앞서 임남수 인천공항공사 부사장으로부터 백신 운송지원 계획 등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2021.2.3/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이날 훈련 참관은 Δ범부처 합동 모의훈련 전반 보고 Δ공항 내 백신 물류 계획 보고 Δ백신 하기 훈련 참관 Δ냉장차 탑재 훈련 참관 및 운송계획 보고 순으로 이뤄졌다.

먼저 문 대통령은 오전 9시30분쯤 대한항공 백신수송상황실에 도착, 정은경 질병관리청장,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노석환 관세청장, 서욱 국방부 장관, 김창룡 경찰청장, 박주경 코로나19 예방접종추진단 수송지원본부장 순으로 보고를 받았다. 정 청장이 1~4단계로 이뤄진 백신 운송 전반적인 과정을 설명하고, 단계마다 부처장들이 부처별 임무를 상세 설명하는 방식이었다.

유심히 듣고만 있던 문 대통령은 보고가 끝난 뒤 쓰고 있던 마스크를 내리고, 질문부터 쏟아냈다. 문 대통령은 "오늘 하는 것은 백신 수송 보관 유통에 관한 모의훈련이고, 이 과정을 거쳐 백신 접종 기관으로 가고 난 뒤 실제 백신 접종이 이뤄질 때 이에 대한 모의훈련도 별도로 하게 되나"라고 물었다.

문재인 대통령이 3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대한항공 화물터미널에서 열린 코로나19 백신 수송 모의훈련에서 수송과정을 보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2021.2.3/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별도 계획 중에 있다"는 정 청장에 답변에도 문 대통령은 "디데이(D-day)가 결정된 게 있나"라고 재차 질문을 이어나갔다. 또 문 대통령은 "조만간 국내 들어올 예정인 화이자 백신이 당초 예상보다 빨리 들어온다"며 이에 대한 준비에 차질은 없는지도 확인했다.

문 대통령은 "오늘 보고를 들어보니 화이자 백신이 당장 들어온다 해도 수송·보관·유통 계획이 빈틈없이 잘 돼 있는 것 같다"며 "그 부분이 정말로 차질 없이 시행될 수 있도록 모의훈련을 철저히 해 달라"고 당부했다.

또 미국 오리건주에서 백신 수송 차량이 폭설로 고속도로 위에 갇히자 유통기한이 임박한 백신을 도로 위 차량 운전자들에게 접종했다는 외신 보도를 언급, "수송 중에 예상하지 못한 돌발 상황이 있을 수도 있을 것 같다"며 "우리도 수송 도중 눈길에 갇힌다든지 이런 상황이 없으리라는 법은 없기 때문에 돌발상황 때 어떻게 대처할지, 요령들이 미리 만들어지고, 그 요령들이 실제로 수송을 담당하는 분들에게도 충분히 주지될 필요가 있을 것 같다"고 지적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3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대한항공 화물터미널에서 열린 코로나19 백신 수송 모의훈련에서 관계자들을 격려하고 있다. 2021.2.3/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아울러 "결국 얼마나 각 부처가 잘 협업하느냐가 대한민국의 국가 역량이고 행정 역량이 될 것이다. 질병청이 차질없이 (백신을) 접종할 수 있도록 유관부처가 담당하는 협업분야를 철저히 잘 수행해주시기 바란다"고 주문했다.

이후 문 대통령은 임남수 인천공항공사 부사장으로부터 코로나19 백신 공항 내 물류계획 보고를 받은 뒤 백신 하기 및 상차 현장도 직접 눈으로 챙겨봤다.

특히, 사이드카·냉장차·군사경찰·경찰특공대 등으로 구성된 백신 운송 차량 행렬 참관 과정에서 문 대통령은 직접 고개 숙여 차량 내부를 자세히 살펴보기도 했다. 서욱 국방부 장관으로부터는 역시 예상치 못한 일들이 발생할 수 있는 점을 재차 강조, "추가적인 예행연습을 시행해 나가겠다"는 약속도 받았다.

문 대통령은 마지막까지 궁금한 점을 질문하면서 참관 일정을 마무리했다. 정 청장에게 이번에 들어오는 백신 물량부터 국내 기업이 만든 최소잔량주사기가 사용되는지 여부를 확인한 것이다. 최소잔량주사기를 사용하면, 남은 백신이 일반 주사기에 비해 3분의1에 불과해 그만큼 더 많이 접종할 수 있어 백신의 효율적인 접종을 기대할 수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3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대한항공 화물터미널에서 열린 코로나19 백신 수송 모의훈련에서 백신 수송트럭 관계자들을 격려하고 있다.2021.2.3/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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