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양 선림원지 통일신라 '금동보살입상', 5년 만에 금빛 드러내

임동근 2021. 2. 3.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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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10월 강원도 양양군 서면 선림원지에서 통일신라 시대 금동보살입상과 불상을 받치는 대좌(臺座)가 발굴됐다.

이 보살입상은 출토지가 명확한 보살입상으로는 역대 최대일 뿐만 아니라 대좌와 광배(光背, 빛을 형상화한 장식물)가 화려해 출토 당시부터 큰 관심을 받았다.

보살입상은 보살상, 광배, 대좌와 함께 불상 머리를 장식한 보관(寶冠), 구슬을 꿰어 만든 장신구인 영락(瓔珞), 정병(淨甁, 목이 긴 물병) 등을 별도로 제작한 후 결합했다는 것도 알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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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연구소 5년간 보존처리..청동녹에 가렸던 눈·수염 나타나
양양 선림원지 금동보살입상 보존처리 전(왼쪽)과 후 모습 [국립문화재연구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임동근 기자 = 2015년 10월 강원도 양양군 서면 선림원지에서 통일신라 시대 금동보살입상과 불상을 받치는 대좌(臺座)가 발굴됐다.

이 보살입상은 출토지가 명확한 보살입상으로는 역대 최대일 뿐만 아니라 대좌와 광배(光背, 빛을 형상화한 장식물)가 화려해 출토 당시부터 큰 관심을 받았다. 입상은 높이 38.7㎝·무게 약 4.0㎏, 대좌는 높이 14.0㎝·무게 약 3.7㎏이다.

출토 당시 표면에는 흙과 초록색 녹이 두껍게 뒤엉켜 있었고, 오른쪽 발목은 부러져 대좌와 분리돼 있었다. 또 광배는 여러 조각으로 파손돼 보존처리가 긴급히 필요한 상태였다.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소 문화재보존과학센터는 2016년 1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선림원지 금동보살입상에 대한 보존처리를 시행해 금빛과 원래 모습을 되살려냈으며, 제작 기법 및 연대를 규명했다고 3일 밝혔다.

보존처리 과정 중 금동보살입상 녹 제거 모습 [국립문화재연구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문화재보존과학센터에 따르면 금동보살입상의 원형과 가치를 살리는 가장 중요한 과정인 녹 제거에는 4년이 걸렸다.

보존과학센터는 "본래 색상인 도금층을 드러내기 위해서는 청동 녹을 제거해야 하나 도금층과 단단하게 부착돼 현미경으로 관찰하며 녹을 한 겹 한 겹 벗겨내는 매우 까다롭고 어려운 과정을 거쳤다"고 설명했다.

결국 도금층은 선명하게 드러났고, 도금층에 섬세하게 그려진 먹선도 나타났다. 먹으로 그린 부분은 눈썹, 눈매와 눈동자, 수염, 대좌의 투각(透刻, 재료 면을 도려내거나 깎아서 무늬를 만드는 방식)된 안상(眼象, 코끼리 눈 형상) 테두리 등 모두 4곳에서 확인됐다.

먹으로 그린 눈매·눈(왼쪽)과 먹으로 그린 수염과 입술에 남은 붉은 안료 [국립문화재연구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보존처리 과정에서는 금동보살입상 내부와 표면에서 수습한 종잇조각과 금박종이 조각도 확인됐다.

보존과학센터는 "이들 조각에는 명문이 없고, 일부만 남아있어 용도를 파악하기는 어려웠지만 섬유 분석 결과 이들 종이는 모두 닥종이로 나타났고, 방사성탄소연대 측정법으로 절대연대를 측정한 결과 7∼9세기에 제작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금동보살입상은 구리합금으로 주조하였는데, 엑스레이로 투과 조사하자 하나의 개체로 제작한 것으로 나타났고, 양쪽 팔 뒤에서는 주조 구멍 흔적이 확인됐다. 보살입상은 주물이 완성된 후 금속판으로 구멍을 막고 도금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존과학센터는 설명했다.

또 표면 분석결과 도금층에서 높은 함량의 수은과 알갱이 형태의 금이 확인돼 아말감 도금법으로 제작됐다는 것이 밝혀졌다.

보살입상의 장식 뒷면, 대좌 귀꽃 뒷면 등에서 관찰되는 붉은색 안료는 진사(辰砂, 적색계열의 황화수은 광물을 원료로 제조된 적색 안료)와 연단(鉛丹, 납을 부식시켜 인공적으로 제조한 탄산납을 가열하여 만든 적색 안료), 진사가 혼합된 붉은 색 안료로 파악됐고, 입술에도 붉은 색 안료가 미세하게 남아 있었다.

머리카락에 칠한 남색 안료는 표면 부식으로 대부분 떨어져 나갔지만 일부에 남아 있는 짙은 남색 안료는 구리 계열의 석청(石靑)으로 확인됐다. 석청은 깊고 진한 파란색을 내는 천연 광물 안료다.

엑스레이 투과 이미지(왼쪽)와 3차원 스캔 이미지 [국립문화재연구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보존과학센터는 한빛문화재연구원과 함께 3차원(3D) 스캔과 이미지 복원을 통해 보살입상의 원래 모습을 확인했다. 보살입상은 보살상, 광배, 대좌와 함께 불상 머리를 장식한 보관(寶冠), 구슬을 꿰어 만든 장신구인 영락(瓔珞), 정병(淨甁, 목이 긴 물병) 등을 별도로 제작한 후 결합했다는 것도 알아냈다.

대좌 보전처리 전(왼쪽)과 후 모습 [국립문화재연구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보존과학센터는 "보살입상의 부러진 오른쪽 발목은 아쉽게도 대좌와 접합이 어려운 상태"라면서 "올해 3차원 스캔 데이터와 3차원 프린트 등 첨단기법을 이용하는 디지털 복원으로 금동보살입상을 대좌에 연결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dkl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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