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전문가·여론주도층 대다수 "中이 대만 공격하면 美軍 개입해야"

최근 미·중 간 외교적 긴장감이 고조된 가운데 미국의 외교·안보 분야 여론 주도층과 전문가 대다수가 대만이 중국으로부터 군사적 공격을 받으면 미국이 군사력을 동원해 대만을 방어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국제문제 싱크탱크인 시카고국제문제협의회(CCGA)가 최근 미국의 외교·안보 분야 여론주도층과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다수는 중국이 대만을 공격하면 미군이 대만을 방어하기 위해 동원될 수 있다고 응답했다고 3일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다.

CCGA는 지난해 8~9월 텍사스 오스틴대학에 의뢰해 △미국 행정부 관료 △의회 보좌진 △싱크탱크 소속 학자 △대학교수 △이익집단 대표 등 900여 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일반 대중을 상대로 한 설문조사는 지난해 7월 여론조사 기관인 입소스에 의뢰해 성인 2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이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공화당을 지지하는 여론 주도층과 전문가의 경우 85%가 대만에 대한 미국의 군사적 방어에 대해 지지 의사를 표시했다. 민주당 지지 여론 주도층·전문가와 무당파 여론 주도층·전문가들의 경우 각각 63%와 58%의 비율이었다.

반면 일반 대중은 전문가들과 다소 다른 인식을 보였다. 일반인들은 대만 문제에 대한 미국의 군사적 개입에 대한 지지율이 41%에 그쳤다. 이는 지난 2014년 조사(26%)보다는 큰 폭으로 상승한 것이다.

이는 양안(兩岸)관계에 대한 미군의 군사적 개입을 두고 미국의 정치권은 물론 미국의 오피니언 리더 그룹 내부에서도 공감대가 형성돼 있음을 의미한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CCGA는 여론 주도층의 대다수가 미국이 앞으로 2년 이내에 중국의 부상에 대응하기 위해 중요한 노력을 할 것으로 내다봤다고 전했다.

강대국으로서 중국의 발전을 미국에 대한 결정적 위협으로 여긴 응답자의 비율은 공화당 지지자(85%)가 민주당 지지자(45%)보다 월등히 높았다. 또 공화당 지지자의 88%는 '미국이 중국의 힘을 제한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행동해야 한다'고 답했지만, 민주당 지지자는 56%가 "미국이 중국과 우호적으로 협력하고 관여해야 한다"고 답했다. CCGA는 보고서를 통해 대중(對中) 문제에 대한 당파적 양극화가 여전하다는 사실도 드러낸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근 미국과 중국은 양안 문제를 두고 군사·외교적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하나의 중국’ 원칙을 주장하는 중국은 대만 독립이 곧 전쟁을 의미한다며 미국과 대만에 강력히 경고했다. 중국은 지난 1월 한 달 동안 대만 방공식별구역(ADIZ)을 27일간 침범했고, 23일에는 중국 군용기 13대가 대만 ADIZ에서 무력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대만해협에 군사적 긴장이 높아지자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23일 네드 프라이스 국무부 대변인 명의의 성명을 통해 "미국은 대만을 포함한 이웃들을 겁주려는 중국 인민해방군의 계속되는 정형화한 시도를 우려 속에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우리는 대만이 자기방위력을 충분히 유지할 수 있도록 계속 보조할 것"이라며 "대만에 대한 우리의 약속은 극도로 확고해 대만해협과 역내의 평화와 안정 유지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개한 미국의 대(對)대만 무기판매도 계속될 전망이다. 지난 29일 대만 현지 언론에 따르면, 어우장안(歐江安) 대만 외교부 대변인은 "미국 측의 군사 무기 판매 변경 통지를 받지 못했다"면서 대만에 대한 무기 판매는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각기 다른 루트를 통해 알아본 결과 미국 측이 대만에 대한 약속은 변하지 않을 것임을 재차 보장했다고 전했다.

- Copyright ⓒ 조선비즈 & 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