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파링한다며 또래 의식불명 빠뜨린 고교생들, 첫 재판서 엇갈린 주장

1명은 혐의 인정..나머지 1명은 "사전 공모 안했다" 일부 부인

인천의 한 고교생 어머니가 동급생에게 아들이 폭행을 당해 의식불명에 빠졌다고 주장하며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린 글/뉴스1 © News1 박아론 기자

(인천=뉴스1) 박아론 기자 = 스파링을 가장해 또래를 폭행해 의식불명에 빠뜨린 혐의로 기소된 고교생들의 첫 재판에서 혐의 인정 여부에 관한 주장이 엇갈렸다.

3일 오후 인천지법 제13형사부(재판장 고은설) 심리로 열린 첫 재판에서 중상해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A군(17)은 "혐의를 인정한다"면서 혐의를 모두 인정했다.

그러나 같은 혐의로 구속기소된 B군(17)은 "피해 학생에게 중상해를 입힌 사실에 대해서 인정한다"면서도 "사전에 범행을 공모한 바 없다"고 혐의를 일부 부인했다.

또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공동주거침입)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C양은 "남자친구(B군)가 범행장소인 커뮤니티센터로 들어가자고 해서 들어갔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검찰 측은 B군이 일부 혐의를 부인하면서 같은 혐의로 기소됐으나 혐의를 모두 인정한 A군을 증인으로 신청했다. 또 피해 학생의 모친도 함께 증인으로 신청했다.

B군의 변호인 측은 A군에 대해 반대신문을 하겠다고 요청한 데 이어 C양도 함께 증인으로 신청했다.

재판부는 다음기일에 A군에 대한 증인 신문과 현장 CCTV 증거조사를 하기로 했다.

피해자 모친과 C양에 대한 증인 채택 여부는 다음 기일에 결정하기로 했다.

A군 등의 다음 재판은 3월15일 오후 3시 열릴 예정이다.

A군과 B군은 지난해 11월 28일 오후 2시37분께 인천 중구 한 아파트 헬스장에서 권투 글러브를 끼고 번갈아 가면서 같은 학교에 다니는 동급생 D군(당시 16세)의 머리와 얼굴을 수차례 때려 사지마비, 의식불명 등에 빠뜨린 혐의를 받고 있다. C양(17)은 같은날 A군 등과 함께 아파트 헬스장에 침입한 혐의다.

이후 A군 등은 D군의 여동생에게 "니네 오빠 나하고 스파링하다 맞아서 기절했어"라는 문자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경찰 조사 결과 A군 등은 D군에게 태권도용 보호구를 머리에 착용하게 한 뒤 "복싱을 가르쳐 주겠다"며 번갈아가면서 폭행했다.

A군 등은 당일 오후 2시37분부터 이 헬스장에 들어가 오후 5시30분까지 3시간 가까이 D군을 때리고 방치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후 이들은 중상해 혐의로 지난해 12월7일 구속돼 기소의견으로 9일 검찰에 송치됐다. 검찰은 한 차례 고교생들의 구속기간을 연장해 수사를 벌여 지난해 12월24일 A군 등을 기소했다.

해당 사실은 D군의 어머니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잔인하고 무서운 학교폭력으로 우리 아들의 인생이 망가졌습니다' 제목의 글을 올려 알려졌다. 글은 게재 하루만에 청와대 답변 요건인 20만명을 넘어섰다.

D군은 사건 발생 후 한달여만에 D군의 아버지가 지역 한 맘카페에 '아들의 의식이 깨어났다'는 내용의 글을 게재해 소식이 알려졌다.

A군 등의 첫 공판은 당초 지난달 27일 오전 열릴 예정이었으나, 피고인 측 변호인이 기일변경신청서를 제출하면서 1차례 연기됐다.

aron0317@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