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가사유상 전용관 넓혀 박물관 상징으로 만들겠다"

노형석 2021. 2. 3.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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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1월 국립중앙박물관의 새 사령탑에 오른 민병찬(55) 관장은 국내 문화유산을 대표하는 국보 83호·78호 반가사유상을 박물관 대표 브랜드로 만들겠다고 공언했다.

그는 2일 오전 박물관에서 신년 간담회를 열어 두 국보 반가상 전용관을 기존 공간보다 8배 규모로 대폭 넓혀 오는 11월 개관하고, 두 상을 앞으로 함께 전시하겠다는 구상을 꺼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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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병찬 국립중앙박물관장 첫 간담회
11월 개관 국보 78·83호 함깨 전시
지난 2015년 국립중앙박물관의 ‘고대불교조각’ 전에 함께 나온 국보 78호(왼쪽), 83호 금동반가사유상.

“명작 ‘모나리자’를 보려고 프랑스 파리 루브르박물관에 전 세계 사람들이 찾아옵니다. 우리의 국보 ‘반가사유상’을 통해 서울 국립중앙박물관을 방문하고 싶다는 인식을 심고 싶습니다. ”

지난해 11월 국립중앙박물관의 새 사령탑에 오른 민병찬(55) 관장은 국내 문화유산을 대표하는 국보 83호·78호 반가사유상을 박물관 대표 브랜드로 만들겠다고 공언했다. 그는 2일 오전 박물관에서 신년 간담회를 열어 두 국보 반가상 전용관을 기존 공간보다 8배 규모로 대폭 넓혀 오는 11월 개관하고, 두 상을 앞으로 함께 전시하겠다는 구상을 꺼냈다.

“외국 기획자들 사이에서 국보 반가사유상은 전 세계에 70여점이 전하는 고대 아시아 반가사유상 가운데 최고로 인정받습니다. 고대 인도에서 처음 만들어졌지만, 한반도에 전래한 뒤 예술성과 종교적 가치 등에서 가장 앞선 작품이 만들어졌어요. 10년 전 전시과장을 하면서 문화재 국외 전시를 준비할 때도 국보 반가상 출품 여부가 전시 규모를 판가름했어요. 국보 반가상의 위상을 높이기 위해서도 중점사업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반가상을 새로 전시할 2층 기증관은 기존 전시장과 달리 관객 접근이 쉬운 들머리 쪽 승강기 연결 공간이다. 전시장도 전통적 디자인과 현대 감각을 접목해 새롭게 꾸밀 계획이다. 모든 층에서 접근이 쉽고, 몰입감 있는 관람이 가능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문화재의 진위를 과학적 기법으로 풀어낼 수 있는 박물관 산하 문화유산 과학센터 설립·운영도 강조했다. 센터는 박물관 북쪽 영역에 신축해 2024년 완공할 계획이다. 민 관장은 “문화재 진위를 둘러싼 논란이 결론이 나지 않는 이유는 전문가들의 감정이 주관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라며 “비파괴 성분 검사기, 엑스레이, 시티(CT) 등을 활용한 체계적인 검증 시스템과 전문인력 양성 체제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기증관 공간 재구성, 어린이박물관 확대 개편, 지역 박물관 활성화 지원 등에 대한 추진안과 세계도자실·일본실 개편, 영국 국립초상화미술관 명품전(4~8월) 중국 상하이박물관 소장 고대 청동기문명전(9~11월) 등 새해 특별전 일정도 소개했다.

3일 열린 신년 간담회에서 새해 업무계획을 설명하고 있는 민병찬 관장.

“케이팝 같은 한류문화는 갑자기 이뤄진 게 아니라 5천년 우리 문화 저력이 이어진 결과지요. 외국 관광객들이 박물관을 보러 한국에 온다고 말하기를 소망합니다.”

민 관장은 서울대에서 불교조각사를 전공했다. 1989년 박물관에 들어와 연구기획부장, 학예연구실장, 국립경주박물관장 등을 지낸 뒤 지난해 11월 14대 관장에 임명됐다. 세계 각지에 흩어진 고려 불화를 처음 국내로 빌려와 한자리에 선보인 ‘고려불화대전’(2010)을 비롯해 ‘고대불교조각대전’(2015년), ‘한일국보 반가사유상의 만남’(2016년) 등 불교미술사 전시를 기획했고, 동아시아권 금동반가사유상에 대한 연구 사업도 진행했다.

노형석 기자 nuge@hani.co.kr, 사진 국립중앙박물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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