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갑질' 사라질까..자진시정안 확정, 업계 반응은?

박효주 기자 2021. 2. 3. 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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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이 국내 이동통신사에 해오던 '갑질' 행위를 근절하겠다는 내용을 담은 동의의결안(자진시정안)이 최종 확정됐다.

확정된 자진시정안에 따르면 애플은 아이폰 광고비를 이통사와 분담·협의해 집행하고, 이통사에 부담시켰던 제품 수리 비용은 청구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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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스토어 '애플 가로수길' / 사진=박효주
애플이 국내 이동통신사에 해오던 '갑질' 행위를 근절하겠다는 내용을 담은 동의의결안(자진시정안)이 최종 확정됐다. 애플은 2009년 아이폰3GS를 한국에 출시한 이후 TV·옥외 광고비와 매장 내 전시·진열비, 수리비, 지원금 등을 이통사에 떠넘겨왔다. 이번 시정 안으로 지난 10년간 이어져 오던 애플의 갑질이 완전히 사라질 지 주목된다. 이동통신 업계의 반응은 대체로 긍정적이나 자진시정안의 진정성에 대한 의구심이 여전하다.
수리비 전가 삭제는 긍정적…광고비 갑질은 글쎄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달 27일 애플의 동의의결안을 확정했다고 3일 밝혔다. 확정된 자진시정안에 따르면 애플은 아이폰 광고비를 이통사와 분담·협의해 집행하고, 이통사에 부담시켰던 제품 수리 비용은 청구하지 않는다. 또 자체 보조금을 지급하는 방안을 내놨다.

이중 아이폰 수리비를 이통사나 대리점에 떠넘기는 계약 조항을 삭제하기로 한 것에 대해서는 대체로 환영하는 분위기다. 제조사가 당연히 부담해야 할 비용을 이통사가 떠안고 있던 만큼 비판의 목소리가 컸다.

반면 애플의 대표적 갑질로 거론돼왔던 광고비 전가 시정안에 대해서는 여전히 부정적인 시각이 적지않다.

앞서 애플은 아이폰 광고를 집행하면서 광고 마지막에 1~2초가량 이통사 로고를 내보내고는 광고비용을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에 일방적으로 전가해왔다 . 삼성전자, LG전자는 스마트폰 관련 독자 광고를 진행하는 한편, 특정 이통사 전용 스마트폰을 출시할 경우에만 이통사와 광고 분담액과 방식을 협의해 진행하는데 애플은 이와 대조적이다.

애플은 그동안 이통사가 '광고기금'을 부담하는 형태로 광고비를 떠넘겨왔는데 앞으로 광고기금을 정하는 객관적인 기준과 협의 절차를 규정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일방적인 광고비 전가 행위가 더이상 되풀이되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온다.

그러나 애플이 광고 분배를 어떤 비율로 할지 알 수 없고, 기금 기준 자체가 애플에 유리하게 짜여질 경우 기존과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양사가 협의 하지만 갑을관계에 있는 이통사가 애플과 제대로 논의할 수 있을지도 의문스럽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광고비를 부담시키지 않는다거나 비용의 절반을 내도록 하겠다 등의 쉽고 명확한 개선 방법이 있는데, 협의해 조정한다는 애매한 표현을 쓴 건 개선 의지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며 "예전에는 그냥 때렸다면 앞으론 말하고 때리는 정도의 개선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최소' 보조금 설정…아이폰 지원금 오를까
애플 아이폰 12 시리즈 /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시정안에서 최소 보조금 수준을 이통사 요금 할인 금액을 고려해 조정하겠다는 항목도 있지만 이 역시 기대감이 크지않다.

애플은 삼성전자, LG전자와 달리 소비자가 단말기를 살 때 제조사와 이통사가 나눠 부담하는 판매지원금을 일절 내지 않았다. 아이폰 지원금이 다른 스마트폰에 비해 짤 수밖에 없었던 이유다.

일각에서는 애플이 보조금을 설정함에 따라 공시지원금도 오를 것으로 기대하지만, 실제 이는 이통사와 세부 협의 및 이행 과정을 지켜봐야 알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보조금 수준을 명확하게 밝히지 않은 만큼, 업계에서 타 제조사의 수준이 될지 아니면 하는 시늉만 할지는 현재로서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공정위 동의의결 최종 확정에 대해 애플은 "한국에서 오랫동안 사업을 운영해왔으며 우리의 투자와 혁신이 32만5000개 이상의 일자리를 지원하는 등 한국경제 성장에 공헌하고 있다는 점에서 큰 자부심을 느낀다"며 "이번 동의의결 최종 승인에 대해 기쁘게 생각하며, 앞으로 기존 투자를 확대하고 가속화하는 한편 새로운 투자를 통해 국내 공급 및 제조업체, 중소기업과 창업자 및 교육 부문에 더 크게 기여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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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효주 기자 ap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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