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리시에 무슨 일이.."아들 병역 특혜 · 접대 골프" vs "보복성 보도"
경기도 구리 시정을 이끌고 있는 안승남 시장에 대한 비위 의혹이 잇달아 제기되면서 이 지역이 술렁이고 있다. 한 방송사는 지난 1월 27일부터 3일 동안 안 시장 관련 의혹을 세 차례에 걸쳐 보도했다. △안 시장 둘째 아들 병역 특혜의혹 △한강변 도시개발사업 접대성 만남 의혹 △정책보좌관 채용 관련 의혹 등이다.
◇둘째 아들 구리시청에서 복무=상근예비역으로 복무 중인 안 시장 둘째 아들인 안 모 이병이 구리시청에 있는 예비군 지역대에 배치됐다는 것이 의혹의 골자다. 안 이병은 지난해 11월 입대했는데 집에서 가까운 동사무소가 아닌 구리시청 본청에 배치됐다. 상근예비역은 집에서 출퇴근하기 때문에 거주지 위치와 교통편을 고려해 복무지가 결정된다. 아버지 집무실 바로 아래층에서 군복무를 하는 것은 특혜 아니냐는 것이다. 안 이병이 예비군 지휘관 차량을 여러차례 타고 퇴근한 사실도 알려졌다.
이에 대해 안 시장은 지난달 28일 입장문을 내어 "어떠한 특혜나 청탁이 없었다"고 주장했다. 지난 2일에는 군복무 특혜 의혹에 대해 국방부에 직접 감사를 청구했다고 밝혔다. 안 시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법적 문제나 특혜가 있다고 결론 나면 어떠한 처벌도 받겠다"며 "그러나 특혜가 아닌 일반 사례로 밝혀지면 사과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예비군 지휘관 차량을 수차례 타고 퇴근한 것에 대해선 "지역대장과 아들의 거주지는 같은 아파트로 여러차례 동승한 바 있다"면서 "다른 상근예비역 복무자도 탑승한 적이 있다"고 했다. 안 시장은 또 "군 지휘관들이 부하들과 소통하고 벽을 허무는 최근의 병영 문화가 반영된 일반적인 사례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개발사업 공모 앞두고 만남…'접대성' 이었나= 구리시가 추진하고 있는 한강변 도시개발사업 공모를 앞두고 안 시장이 건설사 임원에게 골프와 식사 접대를 받았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한강변 도시개발사업은 구리시 토평동 및 수택동 일원 149만8000㎡(45만3000평)에 인공지능(AI) 등 첨단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스마트시티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이곳은 13년 전부터 구리시가 '구리월드디자인시티(GWDC)'를 추진하던 곳이다. 총 사업비 규모가 4조원에 이르는 대형 프로젝트다.
시는 지난해 8월 3일 한강변 도시개발 사업에 참여할 민간 사업자를 공모했다. 공모를 앞둔 지난해 7월 29일 안 시장은 건설사 임원들과 여의도 63빌딩에 있는 중식당에서 저녁 식사를 같이했다. 식사 자리에는 구리시 정책보좌관도 있었다. 나흘 뒤인 지난해 8월 2일에는 이들 중 일부와 골프모임을 가졌다.
이와 관련해 안 시장은 단순한 식사자리였다고 해명했다. 안 시장은 3일 입장문을 통해 "건설사 측에서 부동산개발시행사 대표로 있는 제 친구에게 만날 수 있는 자리를 만들어달라고 했던 것 같다"며 "(지난해 7월 29일)저녁식사 자리에는 G○건설 부사장이자 주택부문 대표라는 김○○ 씨와 G○건설 개발1팀장이라는 우○○ 씨가 기다리고 있었다"고 했다.
저녁 식사 나흘 뒤 가진 골프 모임에 대해서는 "남춘천CC에 가보니 G○건설과 H□건설 대표 등이 나와 있었다"며 "이 역시 제 친구 김○○ 씨를 통해 저를 불러낸 것 같다"고 했다. 그는 "마침 비가 온다는 핑계를 대고 첫 번째 홀에서 저 먼저 빠져 나왔다"면서 "골프장 회동 이후 제 친구에게 건설사 사람을 불쑥 데리고 오는 것이 불편하니 자제해 달라고 부탁했다"고 했다.
안 시장은 저녁식사와 골프 모임의 청탁금지법 위반 여부에 대해 "저녁 식사 값은 골프 모임 당시 지갑에서 50만원을 꺼내 친구에게 전달했고, 골프 값은 첫번째 홀에서 경기를 중단해 전액 환불받았다"고 말했다.
안 시장은 이러한 의혹 제기가 보복성 보도라고 주장했다. 그는 '해당 방송사의 모회사 격인 건설사가 한강변 도시개발민간사업자 공모'에서 탈락한 것에 대한 보복이란 의혹을 지울 수 없다'고 했다. 이에 대해 해당 방송사는 안 시장 주장이 '허위사실 유포' 행위라는 입장이다.
◇채용관련 비리 있었나=해당 방송사는 채용 관련 의혹도 제기했다. 안 시장이 지난 2018년 7월 취임한 이후 선거캠프 인사와 지인들이 구리시에 대거 입성했다는 것이다. 구리시청을 비롯해 도시공사, 체육회 등 산하 기관 6곳에 이들이 포진해 있으며 이들 측근의 자녀들이 채용된 사례도 있다고 보도했다. 안 시장과 건설사 임원 저녁자리에 동행했던 정책보좌관은 지난해 7월 음주운전으로 적발돼 정직 1개월 징계 처분을 받은 뒤 계약이 종료됐지만 한 달 뒤 원래 자리로 재임용됐다고 했다.
안 시장은 이에 대해 "업무 필요성에 따라 부서 요청에 의해 직원을 채용했을 뿐"이라며 "음주운전으로 벌금형을 받은 것이 공무원 임용 또는 재임용 결격사유에 해당되지는 않는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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