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뮤지컬 배우 문은수 "요즘 공연 한다는 자체가 행복"
만 스물살, 데뷔 10주년차 베테랑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스웨그 에이지'의 '진'은 제가 지금까지 봐 온 뮤지컬 여성 주인공과는 달랐어요. 되게 당차고 불의에 맞서는 '용기 있는 여성'이죠. 실제 저라면 겁먹고 무서워했을 상황이라, 배우는 것이 많아요."
뮤지컬 '스웨그에이지: 외쳐, 조선!'에서 '진'은 백성들을 압박하는 조정 실권자의 딸이라는 것을 숨기고 백성들과 어울리며 세상을 바꿔 나간다.
'스웨그 에이지'는 재작년 6월 초연했고, 지난해 앙코르 공연했다. 전통과 현대의 세련된 조화와 시대를 관통하는 메시지로 마니아 층을 형성했다. 오는 28일까지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세 번째 공연 중인데 배우 문은수가 진 역에 새로 합류했다.
2001년생인 문은수는 불과 만 스무살이지만, 올해 뮤지컬 데뷔 10주년을 맞은 베테랑이다. 지난 2011년 뮤지컬 '애니' 타이틀롤로 데뷔했다.
작년 뮤지컬 '제이미'에서 영국 셰필드 공립학교에서 다니는 파키스탄 이민자 소녀이자 조연급인 '프리티'로 주목 받았다. 주변의 차별로 의기소침하던 그녀가 자신을 긍정하고, 이름처럼 내적·외적으로 '예쁜 사람'으로 거듭날 때 뭉클했다.
이후 문은수는 인기 작품인 '스웨그 에이지'의 여주인공을 꿰차며 급부상하고 있다. 최근 신당동 PL엔터테인먼트에서 만난 문은수는 "요즘 같은 때, 공연을 한다는 자체가 행복하다"고 말했다.
-처음 진 역에 박탈됐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기분이 어땠나요?
"뮤지컬 '흔해빠진 일'을 연습하고 있었는데, 너무 놀랐어요. 무조건 잘 소화하도록 임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당찬 진과 닮은 점이 많나요?
"아니요. 저는 혼자서 걱정이 많아요. 요즘은 나이가 들어 덜 울지만, 눈물도 많고요.(웃음) 그래서 진 역을 맡은 뒤 제 안의 당찬 면을 발견하고자 노력을 했어요. 독립운동가 유관순 선생님, 뮬란을 공부하기도 했죠. 첫 공연 때는 너무 긴장을 했는데 점점 익숙해지고 편안해져요."
-진 역을 나눠 맡고 있는 김수하 씨는 이미 이 작품으로 뮤지컬대상에서 신인상도 받았죠.
"수하 언니는 진과 닮은 점이 많아요. 정말 제가 좋아하는 저 역시 언니랑 닮고 싶은 점도 많죠."
-이번 출연 배우 중 막내죠?
"네 모든 분들이 너무 잘 챙겨주세요. 하나부터 열까지 잘 알려주시고요. 제가 너무 애 같이 굴면 안 되는데 계속 그렇게 되네요.(웃음) 알아서 잘 해야 하는데 말이죠."
-올해 벌써 데뷔 10주년이네요. 어떻게 뮤지컬을 시작하게 된 건가요?
"어릴 때 서울시뮤지컬단의 체험 프로그램에 참여했어요. 거시서 노래, 춤, 연기에 흥미를 느꼈죠. 그래서 '오즈의 마법사' 오디션을 봤는데, 똑 떨어졌어요. '애니'로 또 오디션을 봤는데 또 떨어졌고. 세 번째로 본 오디션이 다시 '애니'였는데 그 때 붙었죠. 처음 무대에 올라갔을 때 어땠는지는 기억이 잘 안 나요. (실제 강아지인) 샌디와 노는 것이 너무 즐거웠던 기억이 나요."
-꾸준히 뮤지컬배우로 활동을 했는데 고등학교는 인문계로 갔어요.
"주변 분들이 연기를 위해서라도 다양한 경험을 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을 해주셨어요. 공부도 열심히 잘 하고 싶었습니다."
-성인배우로 발돋움하는데 과도기가 있었나요?
"'명성황후'(2018)에서 '어린 명성황후', '벤허'(2019)에서 벤허의 여동생 '티르자'를 연기했을 때요. 제가 과연 뮤지컬배우로 잘 성장할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어요. 부모님과 이야기를 하면서 자신을 돌아보기도 했고요. '뮤지컬을 정말 좋아하는지에 대해 생각해봐'라고 말씀 주셨는데, 정말 좋아하더라고요. 작년에 '제이미'에 함께 출연한 조권 오빠가 해주신 말씀도 크게 도움이 됐죠. '프리티'라는 역할은 은수에게 버팀목'이 될 거라고 해주셨는데, 진짜 전환점이 됐어요."
-'제이미'의 프리티도 그렇고, '스웨그 에이지'의 진도 그렇고 여러 아픔을 딛고 이겨내려고 하잖아요. 은수 씨 역시 마찬가지였을 거 같아요.
"물론 저 역시 상처를 많이 받았고, 아픔도 겪었어요. 그런데 그 덕분에 점점 강해지고 성장했어요. 뮤지컬이라는 것은 항상 공부를 해야 하기 때문에 그런 노력이 힘든 상황에서도 견딜 수 있는 힘을 만들어주는 것 같아요. 배우로서 이제 시작이죠."
-작년에 동국대 연극학부 새내기가 됐어요. 하지만 코로나19로 대학생활을 잘 즐기지 못했겠네요.
"개인적으로 벚꽃과 낙엽이 날리는 캠퍼스에서 동기들과 즐겁게 지내고 싶었는데, 그것이 아쉽죠. 하지만 학교에 수업이 있는 날이면, 잠깐이라도 참여하려고 했어요. '학식'도 좋았고, 잠깐이라도 캠퍼스를 걸을 때 좋았죠."
-어떤 배우가 되고 싶어요. 맞고 싶은 역할이 있다면요?
"우선 '제이미'에 함께 출연했던 최정원 선생님처럼 되고 싶어요. 정말 오랜 세월 뮤지컬배우로 정말 행복하게 생활하시는 것을 보면, 느끼는 게 많아요. 저 역시 나이 들어서도 행복하게 배우를 하고 싶거든요. 나태해지지 않고 더 즐길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맡고 싶은 배역은 엄청 많아요. '미스 사이공'의 킴, '레 미제라블'의 에포닌, '맘마미아'의 소피 등등. (웃음)"
-마지막으로 '스웨그 에이지' 진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요.
"은수 진, 잘하고 있어. 앞으로 더 잘 할 거야. 우리 행복하자! 내게 용기를 줘서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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