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제재 때문만은 아냐" 반도체 엄청 사들인 中 '또다른 속내'

윤세미 기자 2021. 2. 3.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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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지난해 반도체와 반도체 제조장비 수입을 대폭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2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중국 기업들은 지난해 한국, 대만, 일본 등으로부터 반도체 제조장비를 320억달러(약 35조6384억원)어치 수입했다.

상하이 소재 가베칼드래고노믹스의 댄 왕 기술 애널리스트는 "중국은 아직 최첨단 반도체 제조장비를 생산할 능력이 없다. 중국은 막대한 투자를 쏟아붓고 있지만 성공하려면 10년 이상의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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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지난해 반도체와 반도체 제조장비 수입을 대폭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당장 미국 제재에 대응해 비축량을 늘린 것이지만 장기적으로는 기술 자립으로 맞선다는 게 중국의 계획이다.

사진=AFP

2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중국 기업들은 지난해 한국, 대만, 일본 등으로부터 반도체 제조장비를 320억달러(약 35조6384억원)어치 수입했다. 1년 전보다 20% 급증했다.

반도체 수입도 전년 대비 14% 증가해 3800억달러어치까지 늘었다. 중국 전체 수입액의 18%에 이른다. 화웨이가 미국 제재를 앞두고 반도체를 비축한 영향이 컸다. 화웨이는 미국 정부의 블랙리스트에 올라 미국 기술이 포함된 반도체와 기술장비를 조달하지 못하게 됐다.

코로나19 팬데믹 속 비대면 문화가 확산하면서 각종 전자제품에 대한 글로벌 수요가 늘어난 것도 중국의 반도체 수입 증가를 뒷받침했다. 스마트폰, 노트북, 컴퓨터 등이 중국에서 조립돼 수출되기 때문이다.

블룸버그는 중국의 반도체 수입의 최대 승자로 대만을 꼽았다. TSMC 등을 중심으로 한 반도체 산업 호황 덕에 대만의 지난해 경제 성장률은 2.98%를 기록, 30년 만에 처음으로 중국(2.3%)를 뛰어넘었다.

올해에도 세계 반도체 시장은 호황을 누릴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반도체시장통계기구(WSTS)는 최근 보고서에서 올해 반도체 시장 성장률을 8.4%로 전망했다. TSMC, 인텔, 삼성전자 등이 대표적인 수혜주로 꼽힌다. 또 일본 도쿄일렉트론, 네덜란드 ASML 등으로부터 중국 기업들의 반도체 장비 수입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여전히 중국은 수입 의존도가 높지만 한켠에선 기술 자립에 사활을 걸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에서 시작된 미중 기술전쟁과 화웨이, ZTE 등 유력 기술회사를 대상으로 한 제재는 기술 혁신의 토대가 되는 반도체 산업에서 중국의 취약성을 드러냈다. 미국에서 조 바이든 행정부가 새로 들어섰지만 미래 경제패권을 둘러싼 기술냉전은 계속되리라는 게 중론이다.

중국 정부는 직접 투자와 세제 혜택 등을 동원해 반도체 기업을 전략적으로 육성 중이다. 최근에는 중국이 연내 12nm(나노미터)급 미세공정이 적용된 반도체 생산을 추친한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홍콩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업계를 인용해 중국 최대 파운드리회사 SMIC의 상하이 공장이 맡을 것으로 예상했다.

블룸버그는 중국이 해외 의존도를 줄이는 기술 자립을 적극 추진하는 만큼 앞으로 해외 기업들이 중국 시장에서 점유율을 잃을 수 있다는 의미라고 지적했다.

다만 중국은 아직 한국, 대만 등 반도체 선진국과 기술 격차가 크다는 평가다. 파운드리 업계 1·2위인 TSMC와 삼성전자는 이미 5nm 미세공정 반도체를 양산하고 있다. 회로선 폭이 좁은 미세공정일수록 전력 소비를 줄이고 완제품 크기를 줄여주는 장점이 있지만 그만큼 기술적으로 쉽지 않다.

상하이 소재 가베칼드래고노믹스의 댄 왕 기술 애널리스트는 "중국은 아직 최첨단 반도체 제조장비를 생산할 능력이 없다. 중국은 막대한 투자를 쏟아붓고 있지만 성공하려면 10년 이상의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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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세미 기자 spring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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