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코로나19 심각한데.. "억류 선원 풀려나 다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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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이 1개월가량 억류한 한국 화학 운반선 '한국케미'호 선원 대다수를 석방키로 한 가운데 날로 악화하는 이란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감안할 때 무척 다행스러운 일이란 평가가 나온다.
이란이 전격 석방 결정을 내린 배경도 한국 선박을 붙들고 있는 것보다 코로나19 확산을 막는 게 우선이란 판단에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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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국제 통계 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이란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143만1400여명으로 중동 지역에서 가장 많다. 아시아 전체로는 인도 다음이고 세계 16위에 해당한다. 이란의 코로나19 누적 사망자는 5만8100여명에 이른다.
지난달 4일 한국케미가 이란 혁명수비대에 나포됐을 당시 이란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124만9500여명, 사망자는 5만5600여명이었다. 그로부터 약 1개월 사이에 확진자는 18만여명, 사망자는 2500명 정도 늘었다.
더욱이 한국케미가 억류돼 있던 이란 남부 반다르아바스는 ‘토히드 클리닉’이란 이름의 코로나19 진료소가 있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코로나19 사태 초창기인 지난해 3월 그곳에선 코로나19 확진자 수용에 반발하는 지역 주민들이 해당 진료소에 불을 질러 큰 화재가 발생하기도 했다.
한국케미 선원들의 억류가 더 장기화하는 경우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건강 악화가 우려될 수 있었다.
이란 당국의 전격 석방 결정은 미국의 협조 없이는 동결자금 문제가 해결될 수 없는 상황에서 사태를 질질 끄는 것이 오히려 역효과만 낼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이란은 한국 선박과 선원을 억류한 이유로 해상오염에 따른 사법절차를 들었으나, 속내는 한국 시중은행에 동결된 이란중앙은행 명의의 자금 70억달러(약 7조8000억원)의 해제에 있다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한국과 이란은 이 동결자금으로 이란 국민을 위한 의료 장비나 코로나19 백신 등 의약품을 구매하는 방안, 유엔 분담금을 내는 방안 등을 협의해왔으나 아직 최종 결론에 이르지는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외교부에 따르면 양국은 동결된 원화자금 문제 해결을 통해 서로가 어려울 때 돕는 전통적 우호관계를 회복해 나가자는데 공감했다. 일각에선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출범하면서 이란 측에서 미국과 관계 개선에 대한 기대감에서 우호적 제스처를 취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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