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선수 없는 여자프로농구 '손익계산서' 들여다보니..
[스포츠경향]
여자프로농구에 외국인 선수 제도를 도입한 것은 2000년 여름리그부터다. 당시엔 중국 선수로만 한정했으나 이듬해인 2001년 여름리그부터는 다른 모든 국가로 영입 대상 선수를 확대했다. 2007~08시즌부터 2011~12시즌까지는 외국인 선수없이 경기를 하다가 2012~2013시즌 부활해 지난 시즌까지 운영했다. 하지만 올시즌부터 다시 국내 선수들로만 팀을 구성해 경기를 치르고 있다.
외국인 선수 제도를 보는 시각은 다양하다. 국내 선수들의 경쟁력을 높일 기회라고 보는 쪽이 있는 반면, 경기의 재미가 반감됐다고 느끼는 팬들도 적지 않다. 손대범 KBSN 해설위원의 조언을 얻어 외국인 선수 없는 시즌의 ‘득실’을 따져봤다.
■국내 선수 경쟁력 강화=외국인 선수가 없음으로써 얻는 가장 큰 장점은 국내 선수들의 출전 기회 확대다. 특히 포워드나 센터 포지션을 국내 선수가 맡으면서 팀마다 주 득점원들의 활용도가 늘어났다. 선수들의 경기력도 전반적으로 향상됐다.
장신 외국인이 없는 상황에서 득점력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WKBL 특유의 공·수 전술도 등장했다. 예를 들어 신한은행이 구사하는 매치업 지역방어의 경우, 지역방어를 많이 해보지 않은 외국인 선수를 데리고서는 완성하기 힘든 수비 전술이다.
구단 입장에서는 ‘비용 절감’이라는 메리트도 얻게 된다. 보통 외국인 선수 한 명을 한 시즌 동안 뛰게 하려면 2억5000만~3억원의 비용이 들어간다. 한 구단 관계자는 “외국인 선수의 급여는 월 2만5000달러(약 2800만원)로 정해져 있지만 세금까지 구단이 부담하므로 월 3만달러(약 3340만원) 정도를 쓴다”고 말했다. 시즌 6개월간 이 돈을 지급하고 에이전트비, 기타 선수 지원비 등을 합하면 선수당 대략 3억원 정도가 투입된다는 얘기다.
■‘빅맨’ 부재의 한계 드러내기도= 키와 점프력이 좋은 외국인 선수들이 보여주는 호쾌한 플레이는 거의 볼 수 없다. 그만큼 여자프로농구를 보는 묘미가 줄어들었다고 말하는 팬들이 늘었다.
평균 신장이 작은 구단은 외국인 선수가 맡았던 ‘빅맨’의 부재라는 한계를 극복하지 못해 성적을 내지 못한다. 하위권에 처져 있는 BNK가 이런 경우에 해당한다. 여기에 부상자라도 생기면 팀 전력에는 치명적 악재로 작용한다. 또 경력과 실력에 따라 선수들 간의 격차가 양극화되는 경향도 없지 않다. 예전 같으면 외국인 선수가 그런 격차를 조금이나마 커버해줄 수 있었지만 올시즌엔 그러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동안 외국인 선수에게 의존했던 리바운드나 승부처에서의 득점과 같은 부분을 비시즌 때 보완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 외국인 선수 부재로 인해 가용할 수 있는 선수층이 적어져 주전들의 출전 부담이 크게 늘어난 것도 문제다. 손대범 해설위원은 “당장은 선수 보강이 쉽지 않기에 당분간은 주전들이 35분 이상 뛰는 현상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다음 시즌에도 국제대회·올스타 휴식기 같은 장치를 통해 선수들의 체력을 보호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조홍민 선임기자 dury129@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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