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에 국내 첫 공개되는 매튜본 콜렉션 라인업

박성준 2021. 2. 3. 1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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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劇)무용의 새로운 영역을 개척해 온 매튜 본 작품 네 편이 온라인으로나마 국내에 소개된다. 매튜 본은 우리나라에선 탄광촌 소년이 화려한 백조로 도약하는 영화 ‘빌리 엘리어트(2000)’의 마지막 장면이 먼저 알려진 후 대표작 ‘백조의 호수’ 첫 내한공연이 2003년 성사되면서 이름을 널리 알린 영국 안무가. 무용수에서 시작해 안무가이자 연출로 활동한 일생의 가장 큰 업적은 결국 무용단 ‘어드벤처스 인 모션 픽처스(AMP·Adventures in Motion Pictures)’를 1987년 창단해 1988년 ‘스핏파이어’를 시작으로 ‘호두까기 인형! (1992)’, ‘백조의 호수(1995)’, ‘신데렐라 (1997)’, ‘카 맨(2000)’을 연달아 선보인 것이다. 2002년부터는 AMP를 ‘뉴어드벤처스’로 재정비해 ‘무언극 (2002)’, ‘가위손(2005)’, ‘도리언 그레이 (2008)’, ‘파리 대왕 (2011)’, ‘잠자는 숲 속의 미녀 (2012)’, ‘레드 슈즈 (2016)’, ‘로미오와 줄리엣 (2019)’ 등의 신작을 계속 선보이고 있다.

그 공으로 영국 최고 공연 예술상인 올리비에상을 아홉번이나 받았으며 미국에서도 토니상에서 최고 안무가상과 최고 뮤지컬 연출가상을 모두 수상했으며 영국 왕실의 기사 작위를 수여받았다.

우리나라에도 꾸준히 LG아트센터를 통해 자신의 작품을 무대에 올렸는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때문에 국경이 막힌 상황이 2년째 이어지면서 국내 미공개작품이 온라인으로 먼저 소개된다. LG아트센터가 3월부터 네이버TV ‘LG아트센터 채널’을 통해 ‘레드 슈즈’, ‘카 맨’, ‘신데렐라’, ‘로미오와 줄리엣’을 3월 5일부터 27일까지 4주간 매주 금요일과 토요일, 한 작품 당 2회씩 총 8회에 걸쳐 관람료 1만원에 상영할 계획이다.

5일(20일) 가장 먼저 상영되는 작품은 원래 지난해 내한 공연될 예정이었던 ‘레드 슈즈’. 안데르센의 동화를 바탕으로 1948년 영국에서 제작된 발레 영화 ‘레드 슈즈’를 모티브로 한 작품이다. 낭만적인 음악을 배경으로 오직 최고의 댄서가 되기 위해 살아가는 빅토리아와 그녀를 키워준 발레단장, 그리고 그녀를 위한 작품을 만드는 작곡가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그녀의 야망으로 인해 두 남자는 충돌하고, 사랑과 예술 사이에서 갈등하는 발레리나의 꿈과 집착은 마침내 비극적 최후를 향해 돌진한다.

이번 공연에서는 주인공 ‘빅토리아’ 역으로 영국 국립무용상 최고여자현대무용수상을 수상한 애슐리 쇼가 출연하며 ‘백조의 호수’ 1대 백조로 ‘빌리 엘리어트’에도 출연한 무용수 아담 쿠퍼가 발레단장 ‘보리스 레르몬토프’ 역을 맡는다. 

두번째 상영 작품(6일, 19일)은 ‘카 맨(The Car Man)’이다. 비제의 오페라 ‘카르멘’과 미국 작가 제임스 M. 케인의 소설을 영화화한 ‘포스트맨은 벨을 두 번 울린다(1981)’에서 모티브를 얻어 만든 작품이다. 섹시한 춤과 강렬한 극적 요소로 인해 ‘댄스 스릴러’로 분류된다. 이야기의 배경은 19세기 스페인 세비야의 담배공장이 아닌 1960년대 미국 중서부 이탈리아계 주민들이 모여사는 하모니 마을. 오래된 기름때가 내려앉은 차량정비소 겸 식당에 낯선 남자 ‘루카’가 찾아온다. 잘생긴 얼굴에 야성미까지 흐르는 그의 치명적인 매력에 마을 사람들은 남녀 할 것 없이 이끌리게 되고, 욕망에 사로잡힌 사람들은 결국 치정과 배신, 복수의 소용돌이 속으로 걷잡을 수 없이 휘말리게 된다.  

13일(26일)에는 새롭게 만들어진 ‘신데렐라’가 선보인다. 1944년 작곡가 프로코피예프에 의해 탄생된 발레 음악을 바탕으로 하는 ‘신데렐라’는 프레더릭 애슈턴이 안무한 발레 작품으로도 유명하다. 매튜 본은 전쟁의 어둠을 뚫고 피어나는 사랑 이야기로 바꾸었다. 폭격으로 피폐해진 1940년의 런던. 계속되는 공습으로 인해 갑작스러운 정전과 시끄러운 사이렌 소리가 연이어진다. 새어머니와 이복형제자매들이 시키는 온갖 허드렛일을 하면서도 몸이 불편한 아버지를 돌보며 살아가는 신데렐라. 우연히 부상 후 트라우마에 시달리는 영국 공군 조종사 해리와 만나게 된 그녀는 그와 사랑에 빠져 마법 같은 밤을 보내지만 갑자기 공습이 시작되면서 헤어지게 된다. 
마지막 작품(12일,27일)은 불멸의 로맨스 ‘로미오와 줄리엣’이다. 매튜 본이 ‘다음 세대를 위한 작품’이라고 정의하고 제작한 이 공연은 10대 무용수들이 내뿜는 폭발적인 에너지와 두 남녀의 열정적인 로맨스가 가득한 다이너마이트 같은 작품이다. 그는 몬태규 가문과 캐플릿 가문 사이의 갈등을 과감히 삭제하고, 정신병원을 연상시키는 ‘베로나 연구소’를 배경으로 설정한다. 의료진과 경비원들의 규율과 통제로 가득한 이곳에서 만난 로미오와 줄리엣은 사랑과 연대를 통해 청춘을 압박하는 획일적 시스템에 저항한다. 

영국 전역에서 1,000명 이상의 청소년이 참여한 대규모 오디션을 거쳐 선발된 16~19세 사이의 무용수들은 시종일관 무대 위를 질주하듯 움직이며 화려하고 다이내믹한 안무를 선보인다.

박성준 기자 alex@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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