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업데이트]코로나 백신 접종 초읽기..도입 백신 5종 효능과 부작용
이달 중순부터 국내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코로나19) 백신이 들어오고 이달 말부터는 실제 접종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국내에 들여올 백신 5종의 효능과 부작용도 하나씩 보고되고 있다. 특히 화이자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접종을 먼저 시작한 이스라엘과 영국에서 실제 접종 데이터들이 나오고 있다.
○ 화이자…실제 부작용 0.24%에 불과
이달 중순 국내에 가장 먼저 들어오는 백신은 화이자의 코로나19 백신이다. 백신 공동 배분 국제 협력 프로젝트인 ‘코백스 퍼실리티’를 통해 약 6만 명분(11만7000도스·도스는 1회 접종분)을 공급 받는다. 이에 따라 국내 1호 접종도 화이자 백신으로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화이자 백신은 영하 70도에서 보관돼야 해 백신접종센터에서만 맞을 수 있다.
임상시험에서 확인된 화이자 백신의 예방 효과는 95%로 국내에 들여올 백신 5종 가운데 가장 높다. 이스라엘 보건부는 실제 접종 결과 화이자 백신의 예방 효과가 92%라고 밝혔다.
백신 부작용도 미미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스라엘 보건부는 2일(현지시간) 화이자 백신 접종자들을 대상으로 부작용을 조사한 결과 부작용 발생률이 0.3% 미만이라고 밝혔다. 1차 접종을 마친 276만8200명을 조사한 결과 총 6575건의 부작용이 보고돼 부작용 발생률은 0.24%였다. 또 2차 접종자 137만7827명 가운데 부작용을 호소한 사람은 3592명으로 0.26%였다.
이스라엘 보건부는 백신 부작용의 증상도 대부분 가볍거나 빨리 지나가는 수준으로 코로나19 백신이 유발하는 부작용의 빈도와 성격이 다른 백신과 유사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백신 접종 직후 호흡 곤란이나 쇼크 같은 부작용(급성 과민반응)인 아나필락시스를 포함한 알레르기 반응은 1차 접종 후 165건, 2차 접종 후에는 47건으로 조사됐다.
○ 아스트라제네카…1회 접종으로 90일간 효과 유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이달 말부터 75만 명분(150만 도스)이 공급된다. 국내 바이오기업인 SK바이오사이언스에서 위탁 생산 형태로 공급된다. 코백스 퍼실리티를 통해서도 상반기에 최소 130만~220만 명분(260만~440만 도스)이 도입되며, 그중 일부는 2~3월에 들어온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2회 접종을 권고하고 있지만, 2일(현지시간) 1회 접종만으로 최대 90일간 76%의 면역 효과를 나타낸다는 결과가 나왔다. 또 바이러스의 전파력도 67%까지 떨어뜨렸다.
옥스퍼드대 백신그룹과 제너연구소, 아스트라제네카, 케임브리지대 의대, 퀸엘리자베스대병원 등 공동 연구진은 이 같은 연구결과가 담긴 37쪽 분량의 논문을 의학 학술지 ‘랜싯’의 온라인 논문 사전 공개 사이트인 SSRN에 1일 공개했다.
연구진은 영국(8948명), 브라질(6753명), 남아프리카공화국(619명) 등 백신 효능 시험에 참여한 성인 1만7177명을 두 그룹으로 나눠 2회 모두 백신 표준용량을 접종하거나 저용량과 표준용량을 각각 1회 접종하게 했다.
논문에 따르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1회 접종하고 22일 뒤부터 90일 뒤까지 백신 효과가 평균 76%를 나타냈다. 또 1회 접종 이후 90일까지는 최소 항체 수준도 유지했다.
무엇보다 접종 간격이 길수록 면역 효과가 큰 것으로 확인됐다. 2회 모두 표준용량을 접종한 그룹에서 12주 뒤 2회 접종을 마쳤을 때 백신 효능이 82.4%까지 올라갔지만, 6주 뒤 2회 접종을 마친 그룹에서는 백신 효능이 54.9%로 떨어졌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지난해 12월 유럽의약품청(EMA)으로부터 긴급사용승인을 받을 당시에는 1회 접종 이후 3~4주 뒤 2회 접종을 하는 조건이었다. 하지만 영국 정부는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2회차 접종 간격을 벌려 1회차 백신 접종자의 수를 늘려왔다. 현재 영국 보건 당국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1회 접종 3~12주 뒤에 2회 접종을 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이번 연구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접종 간격이 12주로 길어질 가능성도 있다.
연구진은 또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1회 접종만으로도 바이러스의 전염력이 67%까지 감소했다고 밝혔다.
현재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65세 이상 고령층에 대한 임상시험이 충분하지 않다는 이유로 독일, 이탈리아, 스웨덴, 프랑스 등 유럽 국가에서 65세 미만의 성인에 대해서만 접종을 권고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전문가들의 검토 결과 고령층의 임상시험 샘플이 적었을 뿐 효과는 비슷하다는 의견이 많아 전체 성인에게 접종될 가능성이 있다.
○ 모더나…예방 효과 94.1%로 뛰어나
모더나 백신은 올해 2분기부터 2000만 명분(4000만 도스)이 순차적으로 도입된다. 모더나 백신은 화이자 백신관 동일한 종류인 mRNA 백신으로 2회 접종해야 한다. 모더나 백신의 3상 임상시험 결과 예방 효과는 94.1%로 화이자와 함께 가장 뛰어나다.
최근 모더나는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와 공동으로 시행한 시험 결과에서 영국과 남아프리카공화국 변이 바이러스에도 예방 효과를 냈다고 발표했다. 남아공 변이 바이러스를 무력화하는 중화항체는 일반 코로나19와 비교해 6분의 1 수준이었으나, 모더나는 이 정도의 중화항체도 충분한 예방 효과를 낸다고 밝혔다.
모더나는 아직 식약처에 임상시험 서류에 대한 사전검토를 요청하거나 정식 품목허가 등을 신청하지 않았다.
○ 노바백스…변이 바이러스에는 효과 떨어져
노바백스 백신은 이르면 2분기 국내 도입을 위해 계약을 추진 중이다. 정부는 당초 1000만 명분(2000만 도스)을 계약하기로 했지만 이보다 2배 많은 2000만 명분(4000만 도스) 구매를 추진하고 있다. 백신 생산은 SK바이오사이언스가 맡을 예정이다.
노바백스 백신은 2회 접종해야 한다. 지난달 28일(현지시간) 노바백스는 영국에서 18~84세 1만5000여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 3상시험에서 백신 효능이 89.3%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백신 효능에서는 화이자와 모더나 백신 못지 않다. 다만 영국 변이 바이러스에는 예방효과가 85.6%, 남아프리카공화국 변이 바이러스에는 60%로 떨어졌다.
노바백스 백신은 전통적인 합성항원 방식으로 만들어져 안전하고 보관과 유통이 편리하다는 장점이 있다. 영상 2∼8도에서 보관하고 유통할 수 있어 기존 백신 시스템으로 수송할 수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가 위탁생산할 경우 원액 생산과 보관이 가능해 유효기간은 1~3년으로 예상된다.
○ 얀센…5개 백신 중 유일하게 1회 접종, 효능은 66%
존슨앤드존슨의 계열사인 얀센이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은 66%의 효과를 보인 것으로 조사됐다. 효능은 다소 떨어지지만 국내에 도입되는 5개 백신 가운데 유일하게 1회 접종만으로 면역을 얻을 수 있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과 마찬가지로 바이러스벡터 백신으로 코로나19 항원 유전자를 인체에 무해한 다른 바이러스에 넣어 체내에서 면역 반응을 유도한다.
얀센 백신은 다른 백신보다 효과가 다소 떨어지지만 2~8도로 실온에서 백신을 보관할 수 있고, 영하 20도에서는 최대 24개월까지 보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국내에는 600만 명분(1200만 도스)이 도입될 예정이다.
[이현경 기자 uneasy7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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