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나왔으면 그 짓 하겠나".. 학원 직원, 배달기사 '비하 발언'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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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날씨에 오토바이 타고 배달할 일이 없죠. 대학교를 나왔는데."
A씨가 공개한 20분가량의 녹취 파일에서 강사 B씨는 "할 줄 아는 게 그거밖에 없으니 배달이나 하고있지. 학교 다닐 때 공부 잘했으면 배달 일 하겠냐"고 말하며 배달기사 비하 발언을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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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자가 저런 발언하나" 비판
서울 동작구의 한 영어학원 직원이 배달기사를 인격적으로 비하하는 내용의 음성녹음파일이 온라인상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자신이 잘못 적은 배달주소로 인한 추가 배달료 지급을 거부하며 배달기사를 학원 밖에서 10분가량 기다리게 한 것으로 알려진 해당 강사는 항의하는 배달업체 사장과의 통화에서 “회사에서 인정받고 돈 많이 벌면 그 짓(배달대행) 하겠냐”, “너희 하는 꼴이 거지 같아서 3000원 아깝다” 등 인격모독 발언을 퍼부었다.
자신을 배달대행업체 사장으로 밝힌 한 누리꾼 A씨는 지난 2일 온라인 커뮤니티에 자신의 업체 소속 기사 중 한 명이 전날(1일) 억울한 일을 겪었다며 녹취록을 올렸다.
A씨에 따르면 당시 배달기사는 강사가 주문 시 잘못 적은 주소로 음료 배달을 갔다가 다시 맞는 주소로 배달을 갔다. 정책상 추가 배달비를 요구하는 배달기사를 학원 밖에 10분가량 기다리게 한 직원 B씨는 기사가 다시 학원으로 들어가 배달료를 요구하자 그제야 결제를 한 후 배달대행업체에 항의하는 전화를 했다는 게 A씨의 주장이다.
A씨가 공개한 20분가량의 녹취 파일에서 B씨는 “할 줄 아는 게 그거밖에 없으니 배달이나 하고있지. 학교 다닐 때 공부 잘했으면 배달 일 하겠냐”고 말하며 배달기사 비하 발언을 이어갔다.
B씨는 “학원이니 내려가 있으면 돈을 주겠다 했다. 내가 만원도, 2만원도 줄 수 있다. 배달 고작 3건 해봤자 만원 벌지 않냐”며 “나는 가만히 있어도 만원, 2만원, 3만원이 나온다”고 말했다. 또한 배달기사가 학원까지 올라온 것에 분노를 나타내며 “그 기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걸려서 왔을지 내가 어떻게 아냐”고도 했다.
A씨가 ‘기사들이 추운 날씨에 배달하느라 고생한다’고 하자 B씨는 “기사들이 뭔 고생을 하냐. 오토바이 타고 문신하고 음악 들으며 다니지 않냐. 그러다 3800원 버는 것”이라며 “돈이 없으니 그 일(배달대행)을 하겠지. 회사에서 인정 받고 돈 많이 벌면 그 짓 하겠냐”고 비꼬았다.
B씨는 “내가 일주일에 버는 게 1000만원이다. 거지 같고 너희 하는 꼴들이 꼴 사나워서 3000원 아깝다”며 “남한테 사기 치면서 3000원 벌어 부자 되어라. 부모한테 그렇게 배웠냐?”고 부모를 언급하기도 했다.
배달노동자 단체 ‘라이더유니온’의 구교현 기획팀장은 3일 “열심히 일하는 배달기사들이 ‘할 일이 없으니 그런 일이나 하고 있다’는 등의 무시하는 발언을 종종 들어 안타깝다”며 “세상에는 다양한 직업을 갖고 일하는 노동자들이 있고 서로가 각자의 노동에 기대어 살고 있는데 어떤 분류의 노동자들을 비하하고 모멸감을 주는 행동은 상식 이하”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갑질이 갑질을 낳는 것이다. 우리 사회가 직업에 대해 ‘상식적인 수준’의 사회적 인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영어학원 측은 갑질 논란에 휩싸인 인물이 학원 강사가 아닌 ‘셔틀 도우미’라고 주장하고 있다. 본사 측은 3일 공식 홈페이지에 “이 건은 어학원 동작캠퍼스에서 발생한 건으로 학원 강사가 아닌 셔틀 도우미로 확인됐다”며 “해당 직원은 동작캠퍼스에서 1개월 정도 셔틀 도우미로 근무했고 지난 1일 마지막 근무 후 2일 퇴사했다. 퇴사하면서 이 같은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해 본사와 해당 가맹점 모두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해당 사안으로 B씨가 퇴사한 건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나진희 기자 na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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