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남기 '지지지지'..직 걸고 전국민 지원금 반대 관철할까

박용주 2021. 2. 3. 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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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여당이 제시한 4차 재난지원금 지급 범위에 반대 의사를 표명하면서 쓴 '지지지지(知止止止)'란 표현이 화제가 되고 있다.

홍 부총리는 2일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교섭단체 연설 직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추가적 재난지원금 지원이 불가피하다고 하더라도 전 국민 보편지원과 선별지원을 한꺼번에 모두 하겠다는 것은 정부로서는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이 대표가 언급한 보편·선별 지원 병행 추진에 완곡한 표현으로 반대 의견을 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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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침을 안다는 知止' 표현, 거취 고민으로 해석돼
"지원금·추경 관련 이견 있어 절제된 표현으로 전달한 것" 진화
본회의 참석한 경제부총리.. '예산고민?' (서울=연합뉴스) 안정원 기자 =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3일 오전 국회 본회의에서 열린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 교섭단체 대표연설에 참석, 잠시 눈을 감고 있다. jeong@yna.co.kr

(세종=연합뉴스) 박용주 기자 =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여당이 제시한 4차 재난지원금 지급 범위에 반대 의사를 표명하면서 쓴 '지지지지(知止止止)'란 표현이 화제가 되고 있다.

전 국민 재난지원금과 코로나19 피해계층에 대한 선별적 재난지원금을 동시에 추진하겠다는 여당의 방침을 저지하지 못할 경우 부총리 직에서 물러나겠다는 의미로 해석될 여지가 있는 까닭이다.

홍 부총리는 2일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교섭단체 연설 직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추가적 재난지원금 지원이 불가피하다고 하더라도 전 국민 보편지원과 선별지원을 한꺼번에 모두 하겠다는 것은 정부로서는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이 대표가 언급한 보편·선별 지원 병행 추진에 완곡한 표현으로 반대 의견을 표명했다.

그는 글의 말미에 "최선을 다한 사람은 결과에 연연하지 말고 담백하게 나아간다는 말이 있다. 그렇게 의연하고 담백하게 나아가기를 바란다"면서 "저부터 늘 가슴에 지지지지(知止止止)의 심정을 담고 하루하루 뚜벅뚜벅 걸어왔고 또 걸어갈 것"이라고 썼다.

이어 "우리 기재부 직원들의 뛰어난 역량과 고귀한 열정, 그리고 책임감 있는 사명감과 사투 의지를 믿고 응원한다"는 말로 끝을 맺었다.

지지지지는 도덕경에 나오는 표현으로 '그침을 알아 그칠 곳에서 그친다'는 표현이다. 본인의 거취를 깊이 있게 고민한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기재부 직원의 사투 의지를 믿고 응원한다'는 표현도 의미심장하다는 얘기가 나온다.

주호영 원내대표 연설 듣는 홍남기 경제부총리 (서울=연합뉴스) 하사헌 기자 =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3일 오전 국회 본회의장에서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의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듣고 있다. toadboy@yna.co.kr

홍 부총리는 1·2·3차 재난지원금 지급과 추가경정예산 편성, 대주주 양도소득세 부과 기준 등을 두고 여당과 충돌하다 결국 물러서, '홍백기', '홍두사미'란 조롱 섞인 별명을 얻기도 했다. 그래서 이번에도 결국 의지를 꺾을 것이란 전망이 적지 않다.

홍 부총리는 지난해 11월에도 대주주 양도세 부과 기준을 놓고 문재인 대통령에게 사직서를 제출했으나 반려된 바 있다.

그는 대주주 기준을 기존 10억원에서 3억원으로 낮추는 방안을 예정대로 시행하려 했으나, 여당의 반대로 관철하지 못하자 누군가 책임을 져야 한다며 사의를 표명했다.

홍 부총리가 이번에 반대 입장을 표명한 수위가 예사롭지 않아 보인다는 얘기가 기재부 내에서 나온다. 직을 건 거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하지만 홍 부총리는 이날에는 다소 톤을 낮췄다.

국회에서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홍 부총리는 "어제 이낙연 대표의 연설은 공직 생활을 하면서 가장 격조 있고 정책 콘텐츠가 탄탄한 대표연설이었다"고 추켜세웠다. 또 "어제 페이스북 글은 재난지원금과 추경과 관련한 이견 사항이 확정된 것으로 전달될까 봐 재정 당국 입장을 절제된 표현으로 말씀드린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홍 부총리는 "제가 드리고자 하는 내용은 어제 SNS에 잘 표현했다고 생각한다. 더는 답변하지 않겠다"며 자리를 떠났다.

spee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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