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시카고, 교사들 출근 거부로 10개월만의 교실수업 불발

김현 2021. 2. 3.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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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세 번째 큰 교육구인 시카고 교육청(CPS·이하 교육청)의 교실수업 재개 일정이 교사들의 반발로 무산됐다.

교육청은 코로나19로 학교 문을 닫은 지 10개월여 만인 지난 1일(현지시간) 본격적으로 교문을 다시 열고, 교실수업을 원하는 유치원 과정부터 8학년(한국 중2)까지 학생 7만7천여 명을 등교시킬 예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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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시카고 교육청의 교실수업 재개 일정이 불발된 가운데 시카고 브렌타노 초등학교 교문 앞에 붙은 교원노조 지지 대자보 [AP=연합뉴스]

(시카고=연합뉴스) 김현 통신원 = 미국에서 세 번째 큰 교육구인 시카고 교육청(CPS·이하 교육청)의 교실수업 재개 일정이 교사들의 반발로 무산됐다.

교육청은 코로나19로 학교 문을 닫은 지 10개월여 만인 지난 1일(현지시간) 본격적으로 교문을 다시 열고, 교실수업을 원하는 유치원 과정부터 8학년(한국 중2)까지 학생 7만7천여 명을 등교시킬 예정이었다.

그러나 교육청과 교원노조(CTU)가 재개 조건을 놓고 팽팽한 줄다리기를 벌이는 가운데 교원노조(CTU) 소속 교사들이 출근을 거부하면서 계획이 틀어졌다.

등교를 기대하던 학생들과 학부모들은 큰 혼란을 겪었다.

교육청은 노사 합의가 타결될 때까지 온라인 원격수업을 이어가기로 했다.

애초 출근을 거부하는 교사들에게는 온라인 원격수업 시스템 접근 권한도 주지 않겠다는 방침이었으나, 로리 라이트풋 시카고 시장과 재니스 잭슨 교육청장은 1일 긴급 성명을 내고 입장을 선회했다.

일간 시카고 트리뷴은 온라인 원격수업을 막을 경우 파업도 불사하겠다는 교원노조 측의 강경 입장을 누그러뜨리기 위해서라고 풀이했다.

라이트풋 시장은 "시카고 교육청 산하의 학생들에게 하루 빨리 교실수업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교육청과 노조가 협의에 상당한 진전을 이뤘다"면서 아직 남아있는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2일과 3일 이틀을 냉각기간으로 정하고 각각 생각할 시간을 갖자고 제안했다.

그는 "그동안 모든 교사들은 온라인 수업 시스템에 접근할 수 있다"면서 "우리가 이룬 진전의 결과이자 선의의 제스처"라고 말했다.

교육청과 노조는 코로나19 팬데믹이 아직 끝나지 않은 가운데 어떻게 해야 안심하고 학교를 다시 열 수 있는지에 대해 논쟁을 벌이고 있다.

시카고 선타임스는 교사들의 코로나19 백신 접종, 코로나19 재확산시 학교 재폐쇄 기준, 교직원과 가족들을 위한 검진 프로그램, 재택근무 조건 등이 주요 내용이라고 전했다.

시카고 교육청은 작년 3월 코로나19 팬데믹이 선포된 후 교실수업을 전면 중단하고 온라인 원격수업으로 대체했다.

수차례 부분적인 교실수업 재개 시도가 있었으나 교원노조의 반대로 연기됐고 결국 지난달 11일부터 취학 전 과정과 특수교육 학생들을 대상으로 1차 교실수업을 시작했다.

이어 1일 본격적인 재개를 앞두고 해당 교사와 교직원들을 지난달 25일부터 출근하도록 했다.

교육청 측은 1억 달러 이상을 투입해 교실에 환기 장치를 설치하는 등 코로나19 안전조치를 충분히 취했고, 과학적 통계와 앞서 교실수업을 재개한 사례 등을 통해 학교에서 코로나19가 확산할 위협은 거의 없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교원노조는 "안전한 근무 환경이 보장돼야 교실로 돌아갈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들이 어떤 결정을 내릴지 전국적인 관심이 쏠린 가운데 폭스뉴스 정치분석가 몰리 헤밍웨이는 "'건강상 위험이 전혀 없어야 학교에 출근해 대면 수업을 할 수 있다'는 교원노조 측 주장은 충족될 수 없는 조건"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교사들은 자신을 필수산업 종사자로 대우해주길 바라면서 필수산업 종사자들처럼 일하려 하지 않는다"며 "통계자료를 보면 학교가 코로나19 확산지가 된 경우도 없는데 이들은 출근을 거부하며 학생들과 학부모들을 고통스럽게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chicagor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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