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안 보내면 성매매 영상 뿌린다"..2억 뜯어낸 '남부장'

5개월에 걸쳐 피해자들에게 2억1960만원 갈취
법원 "범행 계획적이고 반복적으로 이뤄져"

임종철 디자이너 / 사진=임종철 디자이너

성매매 출입기록과 성매매 동영상을 가족과 지인들에게 유포하겠다고 협박해 2억원 이상을 뜯어낸 공갈범 일당이 실형을 선고받았다.

서울동부지법 형사4단독 박준민 부장판사는 공갈 혐의로 기소된 20대 남성 A씨에게 징역 3년, 같은 혐의로 기소된 30대 남성 B씨에게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고 3일 밝혔다.

2019년 1월 필리핀에 거주하는 공갈조직 총책(일명 남부장)과 만난 A씨는 대포통장 및 대포폰 수집 방법, 성매매업소 출입기록 구매방법 등을 배웠다.

남부장은 A씨가 같은 해 2월 귀국하자 텔레그램을 통해 연락한 뒤 범행 계획을 알려주고, 범행에 가담할 사람을 모집하라고 지시했다. A씨는 평소 알고 지내던 B씨를 범행에 가담시켰다.

이들은 성매매업소 종업원들에게 성매매업소 출입기록을 구입해 사람들의 전화번호와 연계된 ‘카카오톡’, ‘카카오스토리’ 등을 검색해 개인정보를 알아낸 뒤, 이들에게 돈을 보내지 않으면 가족과 지인에게 성매매 사실을 알리겠다고 협박해 돈을 뜯어내기로 했다.

구체적으로 남부장이 범행 계획을 세우고 지시하는 총책을, A씨는 남부장의 지시에 따라 대포통장 및 대포폰을 구입하거나 불특정 다수에게 전화를 거는 행동책 역할을 맡았다. B씨는 대포통장을 관리하면서 입금된 돈을 다른 대포통장에 이체하는 자금관리를 했다.

이들은 2019년 8월 피해자 C씨에게 대포폰으로 "불러주는 계좌로 돈을 입금하지 않으면 가족과 지인에게 영상을 유포하겠다"는 협박 전화를 걸어 3680만원을 뜯어냈다. 이외에도 지난해 2월까지 총 4회 걸쳐 피해자들로부터 2억1960만원을 뜯어냈다.

박 부장판사는 “불특정 또는 다수의 피해자를 대상으로 상당한 기간에 걸쳐 반복적으로 범행이 이뤄졌다”며 "피고인들이 피해 회복을 위해 노력하고 있으나 범행이 계획적으로 이뤄졌던 점 등을 고려해 형량을 정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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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현 기자 flow@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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