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단일화에서 웬 'A리그, 메이저리그, 마이너리그'?

송호진 2021. 2. 3. 1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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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야권 단일화 시도 과정에서 '에이(A)리그, 비(B)리그, 메이저리그, 마이너리그' 등 축구와 야구 리그 수준을 뜻하는 용어들이 튀어나오고 있다.

그러면서 안 대표는 '에이(A)조, 비(B)조'로 나눠 부른 데 대해 "야권 후보 적합도 등을 볼 때 가장 앞서가는 제가 포함되니까 (제3지대 쪽이) 에이(A)리그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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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8년 당시, 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의 포수 야스마니 그란달이 미국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밀워키 브루어스와의 2018 메이저리그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 3차전에서 6회 2사 3루 때 투수 폭투로 공을 빠뜨리고 있다. 로스앤젤레스/AFP 연합뉴스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야권 단일화 시도 과정에서 ‘에이(A)리그, 비(B)리그, 메이저리그, 마이너리그’ 등 축구와 야구 리그 수준을 뜻하는 용어들이 튀어나오고 있다. 단일화 주도권과 단일화 성격 규정을 둘러싼 신경전이 이런 용어들이 나온 배경으로 깔려 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3일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금태섭 후보와의 1차 단일화 경선에서 후보가 된 사람은 국민의힘 후보와 2차 단일화 경선을 통해 범야권 후보 단일화를 이뤄야 한다”며 “저희가 범야권 후보 단일화 예비경선 A조라면, 국민의힘은 예비경선 B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금 후보가 제안한 ‘제3지대 1차 단일화’를 먼저 이룬 뒤 국민의힘과 2차 단일화를 하자고 제안한 것이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3일 국회에서 서울시장 예비후보 기자간담회에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러면서 안 대표는 ‘에이(A)조, 비(B)조’로 나눠 부른 데 대해 “야권 후보 적합도 등을 볼 때 가장 앞서가는 제가 포함되니까 (제3지대 쪽이) 에이(A)리그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야권 후보 가운데 선호도가 가장 높게 나온다는 결과를 근거 삼아 자신을 축구에서 1부리그에 해당하는 ‘에이(A)리그’에 속한 대표 선수라고 말한 것이라 볼 수 있다. 선거 승리를 위해선 경쟁력 있는 자신이 보수 야권의 단일화 후보로 나서야 한다는 뜻을 내비친 것이자, 향후 국민의힘과 단일화 과정에서 주도권을 놓치지 않겠다는 의지로 해석할 수 있다.

하지만 안 대표의 이런 ‘리그 분류’와는 상반된 평가가 뒤이어 나왔다. 안 대표, 금 후보 등과 ‘제3지대 단일화’가 거론됐으나 참여를 거부했던 조정훈 시대전환 대표는 미국 프로야구 리그 수준을 빗대, 안 대표 쪽을 하부 리그인 마이너리그, 제1야당인 국민의힘을 상급 리그인 메이저리그라고 표현했다.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했던 조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1차) 단일화가 국민의힘으로 가는 중간 정거장 역할이라면 그 보트를 탈 생각이 없다”며 제3지대 단일화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거듭 밝혔다. 더불어민주당의 비례 위성정당인 더불어시민당에 참여해 당선된 뒤 애초 당이었던 시대전환으로 복귀한 조 대표로선 국민의힘과 최종 단일화로 향하는 ‘제3지대 단일화’에는 응하기 어렵다는 뜻이다. 그는 “단일화 관련해 안 대표의 어휘가 자꾸 바뀐다. 처음에는 제3지대였다가 야권후보 단일화, 반문연대 단일화라고 하는데 그 의미가 뭔지 모르겠다”며 “저는 메이저리그에 들어갈 수 없는 마이너리그가, (먼저) 1등을 정한 다음에 메이저리그 가자는 생각인 것 같은데 (거기에 참여할)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이날 안 대표의 ‘에이(A), 비(B) 리그 분류’에 대해 국민의힘 쪽은 즉각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다만 서울시장 국민의힘 예비후보인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안 대표의 제안(‘제3지대 1차 단일화→국민의힘과 2차 단일화’)에 대해 “원래 많이 예상됐던 형태다. 다른 형태를 별도로 새로 제안한 것은 아니다”며 큰 의미를 두지 않았다. 송호진 기자 dmz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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