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실적 속 증권가 '찬바람'

금감원, CEO 대상 잇단 조치
이진국 하나금투 대표 수사의뢰
정영채 NH투자 대표 중징계 통보

증시 호황에 역대급 실적을 내고 있는 증권가에 연초부터 ‘찬바람’이 불고 있다. 금융감독원이 사모펀드, 선행매매 등과 관련해 증권사 CEO들에게 중징계, 수사의뢰 등의 조치를 잇달아 내리면서다.

3일 금융당국과 업계 등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이 이진국 하나금융투자 대표를 선행매매 등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에 관한 법률(이하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수사 의뢰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은 지난해 10월부터 이 대표가 자본시장법 제54조(직무 관련 정보의 이용금지), 자본시장법 제63조(임직원의 금융투자상품 매매) 등을 어겼는지를 조사해 왔다. 금감원은 이 대표가 자사 연구원이 내용을 확정한 종목 보고서를 미리 보고 해당 기업주식을 매수한 뒤 보고서 공표 후 24시간이 지나기 전에 매도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대해 하나금투 측은 “금감원으로부터 지적된 증권 계좌는 법령 및 내부통제 규정에 따라 회사에 신고된 대표이사 본인 명의의 증권계좌”라면서 “30여 년간의 증권사 근무 경력과 평소 준법의식의 중요성을 강조해 온 점을 고려할 때 대표이사의 위치에서 직무 관련 정보를 자기매매에 이용할 이유가 없으며, 금융감독원에서 제기한 혐의와 관련해 매매에 관여한 사실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금감원은 또 옵티머스 펀드를 판매한 NH투자증권의 정영채 대표에게 중징계에 해당하는 ‘3개월 직무정지’를 사전 통보했다. 임원에 대한 제재는 ‘해임 권고-직무 정지-문책 경고-주의적 경고-주의’ 등 5단계로 나뉜다. 이 중 문책 경고 이상의 중징계는 향후 연임 및 3~5년간 금융권 취업이 제한된다.

NH투자증권은 부실자산에 투자해 환매 중단된 옵티머스 펀드를 4327억원 판매했다. 전체 환매 중단 금액의 84%에 이른다. 이에 따라 NH투자증권에 대한 기관 제재 역시 중징계가 통보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금감원은 지난해 11월 라임 펀드 판매 증권사에 대한 제재심의위원회에서 김형진 전 신한금융투자 대표, 나재철 전 대신증권 대표(현 금융투자협회장), 윤경은 전 KB증권 대표에게 ‘직무정지’를, 박정림 현 KB증권 대표에게는 ‘문책경고’를 의결한 바 있다. 이태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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