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버스엔 '아직도 없다' 이것은?
市, 공감대 위한 협의조차 없어
경기·세종엔 설치돼 가치 인정
버스 만족도는 '역대 최고기록'
1000만 시민의 발 서울 시내버스가 이웃 경기도, 멀리 세종특별시 시내버스와 비교당하는 ‘수모’를 겪었다. 서울시가 발표한 ‘2020년 버스 서비스 만족도 조사’ 결과는 역대 최고 기록을 썼지만, 시민 눈높이를 맞추기에는 아직 갈 길이 멀다.
3일 서울시 감사위원회가 실시한 ‘교통시설 분야 시민 생활불편 및 안전 취약 감사’ 결과가 그렇다.
우선 시내버스 단골 불편사항인 ‘버스 내 우산거치대’가 시민들의 요구에도 불구하고 서울에선 수년째 설치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2018년 2월 서울시의회 의정모니터(시민의 소리)에선 버스에 우산거치대를 설치해달라는 의견이 우수 의견으로 뽑혔다. 이에 서울시 주무과는 버스 운송회사, 시내버스조합과 공감대 형성 후 향후 신규 차량 구입 시 검토하겠다고 답변했으나, 지난해 6월 현재까지 담당 공무원은 실무 검토는 물론 공감대 형성을 위한 별도 협의 조차 진행하지 않아 온 것으로 드러났다. 시민 의견을 묵살한 셈이다.
한편 시 감사위가 지난해 5~6월에 실시한 온라인 설문에서 응답자 76.6%가 버스 내 우산거치대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또 감사과가 우산 거치대를 설치해 운행 중인 경기도 M5107번을 탑승한 결과, 우산거치대 설치로 인해 걸려 넘어질 사고위험이나 유지관리의 어려움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감사위는 주무과에 “비 묻은 우산을 바닥에 방치하다 버스 주행 시 이탈된 우산으로 인한 빗물 오염과 사고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우산 거치대를 설치해 바닥 청결을 유지하고 사고로부터 시민을 보호할 필요가 있다”며 운송회사와 시내버스조합과 적극 협의해 추진하라고 주문했다.
시 감사위 시내버스 승강장 불편사항 설문 조사 결과를 보면 외부 날씨와 관련한 불편함은 미세먼지 심한 날(64.1%), 여름철 더운 날(85.2%) 보다 비오는 날(89.6%)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도 서울시가 지난해 6월 대대적으로 홍보한 ‘세계 최초 스마트 쉘터형’ 버스정류소는 설계에 우천 상황을 전혀 반영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스마트쉘터형 버스정류소는 천정형 공기청정기, 실내·외 공기질 측정기, 자외선(UV)에어커튼, 미세먼지 정보제공시스템 등 다양한 기능을 집약한 미래형 정류소로, 시는 중앙 버스전용차로 정류소 10곳에 16억 원을 들여 시범 운영한다고 발표, 지난해 시의회에서 예산낭비 지적을 받기도 했다. 서울과 달리 세종시는 똑똑했다. 세종시 시내버스 승차대는 처마가 버스 보다 높고 보도계경석으로부터 60㎝ 차도 쪽으로 넓게 설치돼 비오는 날 승객들은 우산을 접고 펴지 않아도 버스 승·하차가 가능하도록 설계된 것으로 확인됐다. 감사위는 “세종시 사례를 참조해 스마트 쉘터 설계를 변경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교통약자에 대한 배려도 세종시 시내버스가 더 우수한 것으로 평가됐다. 세종시 시내버스에는 하차 시 좌석에 앉은 상태에서도 하차 벨을 누를 수 있게 교통약자 배려석 자체에 하차벨을 설치, 안전사고를 예방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시는 세심하지 못했다. 시 감사과가 서울시 시내버스 하차벨 설치 현황을 살핀 결과 일반 버스는 14개, 저상버스는 19개 하차벨이 설치돼 좌석수(일반 25개, 저상 24개)에 비해 적었으며, 그로 인해 일부 좌석에선 앉은 채로 벨을 누르기 어려워 급정차나 회전 운전 부주의 시 승객이 벨을 누르다 넘어질 우려가 큰 것으로 확인됐다.
실제 2017년 1월1일부터 2020년 5월30일까지 3년 5개월 동안 서울 시내버스 차내 안전사고는 1526건이 발생했다. 또 감사위 시민 설문조사에서 응답자 64.7%가 하차벨을 누르는데 불편함을 느끼고 있으며, 68.6%가 하차벨을 추가로 설치할 필요가 있다고 답했다. 한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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