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v' 의혹에 '버전'이라 못박은 산업부

조현호 기자 2021. 2. 3.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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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북한지역 원전건설 추진방안 문서 파일명에 붙은 'v1_2'의 'v'가 vip(대통령)의 약자로 쓰인다고 주장했다 뭇매를 맞았다.

산업통상자원부는 'v'의 의미를 두고 vip 보고용이 아니라 통상 버전(version)의 약자의 의미로 작성된 것으로 안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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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통상자원부 "VIP보고용 아냐, 통상 버전으로 써" "버전으로 작성, 소문자 쓰지 않아" 오세훈 "버전이라는 의견 많이 받아, 유감"

[미디어오늘 조현호 기자]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북한지역 원전건설 추진방안 문서 파일명에 붙은 'v1_2'의 'v'가 vip(대통령)의 약자로 쓰인다고 주장했다 뭇매를 맞았다. 산업통상자원부는 'v'의 의미를 두고 vip 보고용이 아니라 통상 버전(version)의 약자의 의미로 작성된 것으로 안다고 반박했다.

오세훈 전 시장은 지난 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해명해야만 하는 이유'라는 글에서 KBS에서 보도한 파일명 '180514_북한지역원전건설추진방안_v1.1.hwp'과 검찰의 공소장에 기록된 문건의 제목 '180616_북한지역 원전건설 추진방안_v1.2.hwp'을 들어 “분명히 두 파일은 제목에서 보여주듯이 다르다고 볼 수 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오 전 시장은 “그리고 우리는 문건 제목의 'v'라는 이니셜에 주목할 수밖에 없다”며 “'v'가 의미하는 것은 과연 무엇일까. 우리는 흔히 대통령을 vip라고도 칭해 왔음을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결국 'v' 가 가리키는 것이 무엇인지, 정부 내에서 어떠한 의미로 쓰이고 있는지, 당사자들은 알고 있을 것”이라고 썼다.

이를 두고 해당 문서를 생산한 산업통상자원부는 VIP(대통령)에 보고용이 아니며, 버전의 의미로 써온 이니셜이라고 반박했다. 산업부 고위관계자는 3일 오전 미디어오늘과 SNS메신저를 통해 “삭제문건 목록에 수많은 v가 표시 되어 있는 게 다 보고용일 수는 없다”며 “오세훈씨도 잘못 알았다고 하지 않았느냐”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니까 VIP 보고용으로 작성한 것이 아니라는 뜻이냐'는 질의에 “그렇다”고 답했다. 그렇다면 'v를 쓴 이유가 뭐냐'는 질의에 이 관계자는 “작성자가 알겠지만 문서작성시 버전을 표시해야 흐름을 안다. 그러니 통상적으로 'v'를 쓰는 것”이라고 밝혔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지난달 31일 국회 소통관에서 원전 대북 지원 의혹 관련 기자회견을 마친 뒤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산업부의 다른 핵심 관계자는 이날 미디어오늘에 “중앙부처 공무원이라면 대통령을 v로 표시(그것도 소문자 v 뒤에 1.1, 1.2로 표시?)한다는 이야기에 동의할 공무원은 없을 것”이라며 “보고서를 작성해본 사람 한테는 상식이다. 기업이나 대학생도 v를 버전으로 표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그러니까, 그 파일의 v의 의미는 버전의 약자로 작성했다는 뜻이냐'는 질의에 “당연하다”며 “대통령은 대문자 VIP로 표시하지 소문자 v로 안한다(안쓴다)”고 답했다.

이와 관련해 오세훈 전 시장도 v가 버전의 약자로 봐야 한다는 지적을 사실상 수용했다. 오 전 시장은 2일 저녁 페이스북에 올린 'v에 대하여'라는 글에서 “버전으로 보는게 맞다는 의견들을 많이 받았다”며 “그 부분은 유감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오 전 시장은 “저의 입장에 혼란을 초래한 결과가 되어 안타깝다”며 “그렇다고 문제의 본질이 달라지지는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는 “원전대북지원에 관한 저의 입장, 즉 대통령께서 직접 사실관계를 명확히 밝혀 국민적 의혹을 해소해 달라는 요청은 변함 없다”며 “문제의 본질은 대통령이 이 문서의 보고를 받았느냐 여부이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산업부는 그동안 북한 원전 건설 방안을 청와대에 보고한 적이 없다고 밝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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