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투데이] 이란, 동결자금 미해결에도 한국 선원 석방..배경은

장지향 2021. 2. 3.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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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 : 이재윤 앵커, 이승민 앵커

■ 출연 : 장지향 / 아산정책연구원 중동연구센터장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앵커]

지난달 초 이란에 나포됐던 한국케미호 선원들이 풀려나게 됐습니다.

나포된 지 꼭 29일 만인데요.

이란이 요구했던 동결자금 문제는 아직 뚜렷한 해결을 보지 못한 상태인데 어떻게 석방이 됐는지, 또 남은 과제들은 뭔지 살펴보겠습니다.

장지향 아산정책연구원 중동연구센터장이 전화로 연결돼 있습니다. 센터장님, 안녕하십니까?

[장지향]

안녕하세요?

[앵커]

지난달 4일 나포되고 한 달 가까이 지났습니다. 이게 장기화되는 게 아니냐라는 우려도 있었는데 어쨌든 지금 다행스럽게 전격적으로 석방 결정이 내려졌습니다. 저희가 나포 직후에도 센터장님 연결해서 그동안의 상황을 짚어봤었는데 일단 나포에서 석방까지 그동안의 과정을 정리해 주시죠.

[장지향]

알겠습니다. 우리 한국케미호가 언제나처럼 사우디 주바일항을 떠나서, 그러니까 사우디 주바일항은 우리에게 굉장히 친숙한 항인데요. 우리나라 선박이 정말 자주 오가는 곳이고 또 우리가 주바일 항구를 건설해 줬었죠. 그래서 이 사우디항에서 나와서 아랍에미리트 푸자이라항으로 가던 중에 갑자기 이란 혁명수비대에 의해서 나포가 되어서 남부의 반다르아바스항에 억류가 되었습니다. 당시 나포를 주도했던 혁명수비대는 그 이유로 환경오염을 우리가 일으켰다라고 했지만 한 달이 지난 지금까지도 아직까지는 증거를 제시를 못하고 있고요. 그래서 그 직후에 바로 우리의 청해부대가 급파가 되기도 했었습니다.

또 우리 청해부대가 급파가 되니까 이란 측에서는 우리가 무슨 해적이냐, 그러면서 굉장히 불쾌함을 표시를 했었고요. 그리고 나서 나포되고 6일 정도 후에 우리 차관이 이란을 방문했었죠. 그래서 방문을 했는데 나름 이란 측에서는 잘 대우를 해 줬다라고 할까요, 차관인데도 장관도 만났고 그다음에 이란의 수장인 최고 종교 지도자실의 외교담당 주요 직책들을 다 만나고 돌아왔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시 이란 내에서는 혁명수비대의 주도로 자신들에 유리하게 여론전을 굉장히 펼쳤었는데요. 한국은 이렇게 당할 만했다, 우리의 원유 수출 대금을 동결해놓고 미국의 눈치를 보면서 주지 않고 있다, 이런 식으로 계속 반한 여론을 끌어갔었습니다.

그리고 한 일주일 지나고 나서는 또 이란 의회, 지금 현재 강경파가 장악하고 있는 이란 의회의 안보위원장이 한국이 동결자금을 풀면 한국의 선박 석방에 도움이 될 것이다라고 하는, 원칙이 맞지 않는 얘기를 하기도 했습니다. 왜냐하면 선박 나포 이유가 환경오염이라고 했는데 이란 의회 안보위원장이 동결자금과 관계가 있는 듯한 메시지를 밝히기도 했고요. 그 정도까지가 지금 현재 상황이죠.

[앵커]

그런데 지금 문제는 19명의 선원들이 풀려나기는 했는데 선장은 예외가 됐습니다. 선박과 선장은 아직 나포돼 있는 상황인데 석방된 선원들 같은 경우에는 언제쯤 그러면 우리나라에 들어올 수 있을까요?

[장지향]

지금 이란 같은 경우는 목요일이랑 금요일이 주말이거든요. 토요일부터 일을 하기 때문에 어느 정도 시간이 더 걸릴 것 같은데 만약에 출발을 한다고 해도 다음 주나 가능할 텐데, 제 생각은 한국케미호, 사진 많이 보셨잖아요. 굉장히 큰 배거든요. 그래서 이 선박이 움직이는 데 필요한 최소 인원이 지금 억류되어 있었던 선원대들이 다라고 해요.

즉, 만약에 재판을 위해서 선장과 선박은 풀어줄 수 없다라고 한 후에 언젠가 풀어준다면 다시 또 그 선원들이 필요한 것이거든요. 그래서 바로 귀국을 할 수 있는 건지, 아니면 주변국에서 머물러야 되는 건지 그거는 정교하게 판단이 필요한 것 같고요. 그래도 선원들의 건강과 안전은 이란 측에서 굉장히 신경을 써줬다라고 하니까 안위는 크게 걱정은 안 해도 될 것 같고요.

[앵커]

선원들이 그러니까 언제 귀국을 할지는 아직 상황을 지켜봐야 되는 그런 상태인데 지금 선박 관리를 위해서 선장은 남아있어야 된다라고 이란 측에서 얘기하고 있거든요. 그런데 이 선박과 선장은 그러면 왜 남겨두는 건가요?

[장지향]

그러니까 이게 또 다시 한 번 자신들, 이란 당국에서 하는 얘기와 속내가 다른 것이 아닌가, 무슨 정치적인 의도가 있는 것이 아닌가, 계속 의심이 되는 부분인데, 즉, 정말 재판을 위해서라면 빨리 증거를 제시를 해 주고 빠른 속도로 행정적인 절차를 밟아가면 좋을 텐데 아직까지 증거를 제시하지 않고 있고 어쨌든 그 선박과 선장을 계속 억류하고 있겠다라고 하는 건 재판을 위해서다라고 얘기는 하고 있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장기 억류를 하는 상황은 굉장히 부담이 되겠죠. 아직 증거도 제시 못하고 있기 때문에요. 그리고 우리가 굉장히 어려운 상대로 지금 외교전을 벌이고 있다라는 생각이 드는 것이 사실 이란 외교부는 우리 외교부와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데 큰 문제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선박을 나포하고 그다음에 사법절차를 밟아야 된다라고 주장하는 쪽은 혁명수비대거든요. 그러니까 우리의 외교부의 카운터파트는 아닙니다. 그리고 외교부보다 훨씬 더 막강한 권력을 누리고 있고요. 그렇기 때문에 이런 이원구조를 갖고 있는 이란을 상대로 우리가 협상이나 외교전을 펼치는 게 굉장히 어려운 부분이 있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혁명수비대가 선장을 제외한 선원이라도 석방하겠다라고 하는 것은 어쨌든 미국에서 새로운 민주당 바이든 정부가 들어섰고 핵 합의를 복원하겠다고 얘기를 하고 있으니까 그 복원 협상에 앞서서 자신들이 기선제압을 하려고 하는 의도는 있고, 그건 어느 정도 힘겨루기에서 먼저 보여줬다고 생각을 했기 때문에 이 정도에서 우선 한국의 선박 문제는 해결하려고 하는 것이 아닐까, 이런 생각이 듭니다.

[앵커]

그렇군요. 어쨌든 아직까지 해결해야 될 과제는 있습니다마는 그래도 일단 선원들이 풀려난 부분은 긍정적으로 볼 만한데, 그러면 남은 선박과 선장을 완전히 석방하기 위해서 우리 정부에서는 미국과도 역할을 부탁을 해야 되는 상황이고요. 이란과도 계속해서 외교적으로 얘기를 해야 되는데 어떤 해결책이 나올 수 있을까요?

[장지향]

제가 계속 말씀을 드리는 것이 이란 같은 경우는 온건 개혁파와 그다음에 보수 강경파. 그중에서도 급진 강경파가 확연히 갈리는 구조이기 때문에 우리가 계속 협상을 하고 대화를 하는 상대, 그리고 미국이 이란 핵 합의를 다시 복원하자고 했을 때 협상하는 상대는 온건 개혁파로, 외교부나 대통령, 행정부 쪽인데 그쪽은 이란의 제재 완화를 통해서 이란이 정상국가화를 하기를 굉장히 바라는 쪽이고 개혁개방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미국이나 우리는 그들과 계속 대화를 통해서 힘을 실어주는 전략을 써야겠지만 문제는 지금 장악력을 더 견고하게 하고 있는 우리 선박을 나포했던 혁명수비대나 그런 핵심 군 조직이기 때문에 이들과의 대화나 서로 그쪽은 그렇게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앵커]

지금까지 장지향 아산정책연구원 중동연구센터장과 함께 알아봤습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장지향]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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