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호영 "대북환상서 벗어나라..재정 감당하면 4차지원금 협조"

김일창 기자 2021. 2. 3.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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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섭단체 대표연설 "비공개 USB, 본 사람 왜 이렇게 많나..적반하장 유분수"
"법관 탄핵은 제도 남용이자 겁박..코로나 피해 지원 '여야정 협의체' 제안"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2020.9.8/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서울=뉴스1) 김일창 기자 =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3일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허망한 대북 환상에서 벗어나라고 촉구했다. 코로나19 백신 확보 실패와 부동산 가격 폭등 등의 책임이 정부·여당에 있다는 점을 확실히 하면서 그 대안을 국민의힘이 만들겠다고 공언했다.

주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임기를 1년 남짓 남겨놓은 문 대통령이 지난 2007년처럼 또 무슨 대북 선물 보따리를 펼쳐놓을까, 국민은 의심하고 있다"며 "알 만큼 알고 당할 만큼 당했기에 이제는 허망한 대북 환상에서 벗어나길 진심으로 촉구한다"고 말했다.

정부의 북한 원전 건설 논란이 산업통상자원부의 문건 공개로 오히려 증폭하는 상황에서 주 원내대표는 문 대통령을 향해 USB 메모리를 공개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USB 내용을 공개하라는 야당에는 명운을 걸라면서 북한에 넘어간 USB를 들여다본 사람이 왜 이렇게 많냐"며 "한국형 원전관련 산업부 기밀자료가 북한에 넘어가지 않았는지, 여당이 감출 것이 아니라 앞장서 국정조사를 요구하고 국민에게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남북한교류협력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이 USB는 통일부 장관의 승인을 받아야만 한다"며 "그리고 장관은 그 내용을 보관하고 있어야 하는 데 문 대통령이 이런 법적 절차를 거쳤는지부터 확인해달라"고 요구했다.

정부·여당이 국민의힘의 의혹 제기를 '색깔론'·'북풍공작'으로 역공에 나서는 것을 두고는 "대선을 불과 두 달 앞둔 지난 2007년 10월 남북정상회담을 추진했던 추진위원장이 누구였느냐, 2018년 지방선거를 불과 하루 앞두고 싱가포르에서 트럼프-김정은 정상회담 쇼를 추진했던 사람은 누구냐"며 "이 정권은 불리하면 색깔론과 북풍공작으로 뒤집어 씌우는데 적반하장도 유분수"라고 비판했다.

정부·여당의 법치·민주주의 실종에도 가감 없는 비판을 제기했다. 주 원내대표는 민주당의 임성근 부장판사 탄핵안 처리 움직임에 "재판에서 무죄를 받은 판사를 탄핵 요건 확인이나 본인 변소조차 듣지 않은 채 곧바로 탄핵 결정을 한다는 것은 제도의 남용이자, 법관 전체에 대한 겁박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며 "삼권분립의 한 축인 법관을 탄핵으로 파면하려면 엄정한 절차를 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명수 대법원장을 향해서는 "현재 약 130건에 이르는 선거무효소송 사건이 한 건도 결론나지 않았다"며 "선거 재판의 지연으로 대법원은 신뢰를 스스로 훼손하고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대처와 부동산 문제에서는 야당·전문가의 조언에 눈 감고 뒤늦게 대책을 세운 정부·여당의 태도를 비판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주 원내대표는 "문재인 정부는 K방역 자화자찬에 도취한 나머지 백신조기 확보에 실패했다"며 "전문가들과 국민의힘의 제언에 귀 기울였다면 백신 확보에 이렇게까지 뒤처지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해말부터 시작한 백신접종은 지난 1월30일 기준 전세계 62개국에서 9450만회 접종됐고 하루 평균 447만회 접종이 이뤄지는데 우리는 아직 시작조차 못했다"며 "다른 나라 국민들이 세계를 자유롭게 오갈 때 우리 국민은 꼼짝없이 발이 묶이게 생겼다"고 우려했다.

주 원내대표는 "OECD와 IMF가 밝힌 올해 우리나라의 경제 전망이 밝지만은 않은데 백신 접종이 늦어지면 이 수치가 더 악화할 수 있다"며 "코로나19 이후 대한민국의 미래 전략을 마련하기 위한 '국회 포스트코로나 특위' 설치를 제안한다"고 말했다.

손실보상 등에 대해서는 "자영업자·소상공인들에게 '긴급생존자금' 지원을 추진하고 전기요금 등 각종 공과금에 대해 3개월 면제조치를 취하도록 협의해 정부의 포퓰리즘을 종식하고 취약계층에게 더 많은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제도를 완비해 나가겠다"며 "4차 재난지원금은 '재정이 감당할 수 있는 일정 범위'라는 대통령 말씀처럼 한다면 우리도 적극 협조하겠다"고 약속했다.

주 원내대표는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피해자들에게 신속하고 실질적인 지원이 이뤄질 수 있도록 '여야정 당사자간 협의체' 구성을 제안했다.

국민 10명 중 7명이 규제지역에 살게 됐다는 등 정부·여당의 부동산 정책을 강도높게 비판한 주 원내대표는 Δ서울 재건축·재개발 사업 활성화 Δ양도소득세 인하 Δ공시가격의 급격한 인상 방지 등 대책을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

주 원내대표는 지금이라도 의회 중심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개헌을 주장하는 사람이 있지만 그 전에 헌법부터 잘 지키는 것이 먼저"라며 "대통령 종속 구조에서 벗어나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주 원내대표는 마지막으로 국민의힘 혁신에 더 매진하겠다며 "정의로운 서울시민과 부산시민들께서 민주당의 파렴치와 오만을 오는 4월7일 반드시 심판해 달라"고 당부했다.

ic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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