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르 푸틴' 위기의 계절..들불처럼 번지는 나발니 시위

강민경 기자 2021. 2. 3.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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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나라 전역에 들끓는 반정부 시위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자신과 대척점에 선 야권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의 석방을 촉구하는 시위대가 수백 개 도시를 뒤덮으면서다.

1일 러시아 법원이 나발니에 대한 집행유예를 실형으로 전환하라고 선고함에 따라 나발니는 2년6개월간 감옥 생활을 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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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면에는 경제 파탄·빈부격차에 대한 분노
러시아 야권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왼쪽)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 AFP=뉴스1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나라 전역에 들끓는 반정부 시위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자신과 대척점에 선 야권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의 석방을 촉구하는 시위대가 수백 개 도시를 뒤덮으면서다.

독살 위협에서 살아돌아온 나발니는 옥중에서도 측근들을 통해 호화 궁전 의혹과 혼외 자녀 의혹 등 푸틴 대통령의 이미지를 실추하는 폭로들을 이어가고 있다.

◇해 뜨는 극동부터 유럽 접경지까지 덮은 시위대=러시아 영토는 극동과 서부 역외 영토 칼리닌그라드까지 11시간대에 걸쳐 있다.

해가 가장 먼저 뜨는 극동 지방부터 시작해 유럽과 맞닿은 서부까지 100개 도시에서 주말마다 시위대가 집결하고 있다. 수도 모스크바에선 최대 4만명, 제2도시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선 1만명까지 모인 것으로 추정됐다.

이들은 나발니의 구금에 반대하며 푸틴 대통령을 둘러싼 여러 의혹에 진실을 요구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벌어진 시위 규모가 2018년 반정부 시위 이후 가장 크다고 전했다. 러시아 당국은 모든 시위를 불법으로 규정하고 참가자들을 대대적으로 잡아들이고 있다. 체포 감시기구 OVD인포는 지난달 31일 기준 4500명이 체포됐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시위는 계속되고 있다. 1일 러시아 법원이 나발니에 대한 집행유예를 실형으로 전환하라고 선고함에 따라 나발니는 2년6개월간 감옥 생활을 하게 됐다. 나발니 지지 단체들은 모스크바 법원 앞에서 대규모 시위를 벌였고 여기서만 1000명명이 잡혀들어갔다.

독일 베를린에서 알렉세이 나발니의 석방을 촉구하는 시위가 열리고 있다. © 로이터=뉴스1

◇분노의 장작 쌓은 경제 위기와 불평등=시위의 도화선은 나발니의 구금이었다. 그러나 이미 러시아인들의 불만은 장작처럼 쌓이고 있었다.

경제 위기라는 먹구름이 드리웠다. 러시아 통계청은 지난해 자국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3.1%로 잠정 집계됐다고 밝혔다. 세계 금융위기 여파가 있던 2009년 이후 11년만에 가장 큰 후퇴다. 러시아인들은 이를 피부로도 느끼고 있다. 지난해 러시아 국민들의 실질 소득은 전년대비 3.5% 감소했다. 실업률은 5.9%로, 2011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벌어져만 가는 빈부 격차도 큰 사회문제다. 나발니는 구금 직후 유튜브를 통해 러시아 내 불평등 문제를 날카롭게 고발했다. 공개 직후부터 큰 파장을 일으킨 이 영상은 조회수가 1억6000만회를 넘는다.

로이터통신은 시위에 나선 러시아 젊은이들과 노인들을 인용, "이들은 생활수준이 떨어지고 있는 데 분노하고, 보통 사람과 소수의 엘리트 간의 격차가 커지는 데 좌절감을 표하고 있다"고 전했다.

past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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