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경제] "신용대출, 원금까지 상환케 하겠다" 문구 파장

김혜민 기자 2021. 2. 3.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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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어려운 경제 이야기를 쉽게 풀어서 설명해드리겠습니다. 친절한 경제 시간 시작하겠습니다. 오늘(3일)도 김혜민 기자 나와 있습니다. 김 기자, 오늘은 정부가 신용대출을 줄인다는 이야기가 좀 많은 것 같은데 일단 지금 상황이 어떤지부터 먼저 설명해주시죠.

<기자>

네, 얼마 전에 금융위원회에서 업무보고를 했는데요, 여기에 짧게 쓰여 있던 문구가 시장에 큰 파장을 몰고 왔습니다.

일정 기준 금액을 넘어선 신용대출은 원금까지 매달 상환하게 하겠다, 이런 내용이었는데요, 현재 신용대출은 이자만 매달 갚다가 만기 때 원금을 상환하잖아요.

그런데 원금까지 매달 같이 갚으면 대출한 사람들 부담이 훨씬 커지겠죠. 그래서 당시 금융위 발표 때도 기자들과 여론의 관심이 뜨거웠습니다.

여기저기서 원금을 상환해야 하는 이 기준을 놓고 여러 예측이 나오고 있는데요, 금융위는 아직 정확하게 정해진 것은 없고, 3월에 구체적인 내용을 발표하겠다고만 했습니다.

다만 지금 확실한 것은 규제 시행 전에 받은 대출은 그 전으로 소급되지는 않습니다. 그러니까 기존에 신용대출 갖고 계신 분들은 매년 돌아오는 갱신은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신용대출 만기가 대부분 5년인데요, 만기가 돼서 새 대출을 하면 그때 적용되는 것이지, 갱신 주기에 맞춰서 매년 바뀌지는 않는 것이죠. 또 마이너스통장은 규제 시행 후에 받았더라도 매달 원금을 상환할 필요는 없다고 합니다.

<앵커>

김 기자, 그리고 앞으로 대출을 받을 수 있는 금액도 줄 수 있다, 이런 이야기도 있던데, 이를 위해서 'DSR'이라는 것을 바꾸겠다는 것이잖아요. 그런데 이것이 용어가 좀 어려운데 일단 DSR이라는 것이 무엇입니까?

<기자>

네, 이 용어를 먼저 좀 설명을 드리자면요, 한 사람이 빌린 모든 대출의 원리금 합계를 자신의 연소득으로 나누는 것입니다.

여기에는 주택담보대출부터 신용대출, 카드론까지 다 포함되는데요, 일률적으로 주택담보대출은 8년, 신용대출은 10년으로 분할해 갚는 것으로 간주합니다.

지금은 은행에서 관리하는 대출 전체가 DSR 평균 40% 정도를 넘지만 않으면 되거든요. 그런데 이것을 앞으로는 대출하는 사람 각각 개별로 적용하겠다는 것이죠.

9억 원을 초과하는 주택의 담보대출을 받을 때랑, 또 고소득자가 신용대출을 1억 원 이상 받을 때는 이미 작년부터 DSR 규제가 개별적으로 적용되고 있었습니다.

이번에는 여기서 한 발 더 나가서 대출하는 사람들 모두한테 도입을 하겠다는 것입니다. 개인별 DSR 기준이 명확하게 정해지지는 않았지만, 40~60% 사이에서 결정될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

<앵커>

이렇게 정부가 대출규제를 강화하면서 대출이 필요한 사람들은 그나마 상대적으로 규제가 덜한 마이너스 통장 이쪽으로 대출 수요가 많이 몰릴 것 같아요.

<기자>

그렇죠. 지난달 초부터 28일까지 5대 시중 은행에서 마이너스통장이 4만 3천 개가 새로 개설됐습니다.

영업일 기준으로 하면 지난해 연말에는 하루 1천 건 수준이었는데, 지난달에는 하루 2천 건 넘게 늘어났습니다.

마이너스통장 대출액도 작년 연말보다 1조 2천 억 원 정도 증가했고요, 정부의 규제가 계속되니까 혹시 몰라서 마이너스통장을 미리 만들어 놓는 사람들이 많았던 것으로 보입니다.

앞서 설명을 드렸듯이 신용대출 원금 분할 상환에 마이너스통장은 제외가 되기도 하고요, 이렇게 대출이 늘면 규제는 다시 추가가 됩니다.

신한은행은 오늘부터 직장인과 공무원 마이너스통장 최고 한도를 원래는 1억 원이었거든요, 이것을 5천만 원으로 낮췄습니다.

우리은행은 이미 지난달부터 5천만 원으로 축소를 했고요, 다른 은행들도 한도를 낮추거나 금리를 올리고 있는 상황입니다.

<앵커>

그런데 김 기자, 이것이 어쩔 수 없이 지금 당장 돈이 급하게 필요해서 대출을 받아야 하는 분들도 많이 있잖아요. 그런데 그러면 이분들이 대출 규제가 심해지면 이자가 싼 시중은행보다는 이자가 비싼 저축은행 같은 제2금융권으로 갈 수도 있을 것 같아요. 그러면 문제가 더 심각해지는 것 아닙니까?

<기자>

맞습니다. 실제로 지난해 하반기에 제2금융권의 가계 대출이 15조 원 넘게 증가했습니다. 지난해 상반기에 4조 4천억 원 감소한 것과 크게 대비가 됩니다.

시중은행 대출 규제가 강화되면서 저신용자들이 제2금융권에 몰린 것으로 보입니다. 그래도 정부는 당분간 제2금융권은 대출 규제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합니다.

시중은행보다 생활이나 사업자금 목적의 대출이 많기 때문인데요, 제2금융권은 이율이 높은 데다, 상환 능력이 떨어지는 대출자들이 많기 때문에 정부와 금융권이 앞으로 이 리스크를 어떻게 관리할지가 관건입니다.

김혜민 기자khm@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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