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 남매' 암매장한 20대 부모..'살해 무죄' 뒤집힐까

법원.ⓒ 뉴스1 db

5·9개월된 남매를 살해한 혐의로 1심에서 무죄를 받은 20대 부부에게 항소심 재판부가 어떤 판결을 내릴 지에 대해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이른바 '원주 3남매 사건'의 항소심 선고공판이 오늘 오후 열리는 가운데 최근 법원에는 이들의 엄벌을 요구하는 탄원서가 수백 건에 이르는 등 이들 부부를 향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3일 법원 등에 따르면 살인과 사체은닉 등 혐의로 기소된 A씨(27)와 아내 B씨(25)의 항소심 재판을 진행 중인 서울고법 춘천재판부 제1형사부(재판장 박재우)에는 지난달 6일부터 이달 1일까지 총 377건의 진정서가 접수됐다.

지난 2015년 결혼한 A씨와 B씨 부부는 같은해 4월 첫째 아들인 C군, 이듬해인 2016년 4월 D양, 2018년에는 E군을 낳았다.

이들 부부는 2015년 1월부터 A씨의 어머니의 집에서 같이 지내왔고, 이후 2019년 2월까지 어떤 경제적 노력 없이 모텔과 원룸, 차량생활을 하며 전전긍긍했다.

그러던 중 이들 부부는 2016년 9월13일 추석명절 집을 방문하는 친척들의 잔소리를 피하기 위해 C군·D양과 함께 원주의 한 모텔에 투숙했다.

삽화=이지혜 디자인기자 / 사진=-

이들 부부는 모텔 방에 온 생후 5개월 된 D양이 잠을 못자고 울자 화를 참지 못한 A씨가 D양을 4.3㎏ 무게의 큰 이불로 덮어버린 채 3시간 가량 방치했고, D양은 호흡곤란으로 질식했다.

같은날 오후 6시경 침대 아래에 있는 D양이 침대 프레임과 방바닥 사이에 머리가 낀 채 숨진 것을 확인 후 신고없이 사체를 몰래 암매장했다.

이후 2019년 6월 13일에는 원주 한 원룸에서 E군이 울자 A씨가 목젖 위부분을 20초가 힘껏 눌러 울음을 그치게 했고, 혼자 방에 2시간 이상 방치시켰다. B씨는 이를 보고도 말리지 않았다.

E군은 호흡곤란으로 사망했고, 같은 날 오후 4시경 E군이 숨진 것을 발견하고 이튿날인 14일 새벽에 E군의 사체를 싸서 몰래 땅에 묻었다.

이들 부부의 악행은 이게 끝이 아니었다.

이들 부부는 2019년 2월1일에는 C군(당시 만 3세)과 E군(당시 생후 4개월)을 상대로 "파이트(Fight), 싸워"라고 서로 때리도록 부추기며 휴대폰으로 이를 촬영하는 학대행위도 서슴치 않았다.

특히 A씨 부부는 둘째 딸의 사망사실을 숨기고, 3년 4개월간 57회에 걸쳐 710만원의 양육 또는 아동수당을 부정한 방법으로 지급받기도 했다.

이에 검찰은 1심에서 살인과 사체은닉 혐의로 기소된 이들 부부 중 A씨에게 징역 30년에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명령을, B씨에게는 징역 8년을 각각 구형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검찰의 구형 결과와 판단을 달리했다.

춘천지법 원주지원 제1형사부(재판장 조영기)는 지난해 8월 열린 선고공판에서 A씨의 살인 혐의와 B씨의 아동학대치사 혐의에 대해서는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혐의가 입증되지 않았다 판단해 무죄판결을 내렸다.

다만 이들 부부의 시신은닉, 아동학대, 아동 유기·방임, 양육수당 부정수급 혐의에 대해서는 유죄로 판단, A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B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이에 검찰은 A씨에게 아동학대치사 혐의를 예비적 공소사실로 추가, 공소장변경허가 신청서를 제출했다.

재판부의 이 같은 판결에 대해 국민들은 이들 부모의 엄벌을 요구하며 탄원서를 제출했다. 최근 학대로 숨진 정인이 사건과 맞물리면서 법원으로 이들 부모 엄벌 탄원 진정서만 377건이 접수됐다.

한편, 이들 부모의 항소심 선고공판은 이날 오후 2시에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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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중 기자 danoh@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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