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 매달아 죽이고 똥 범벅 사육장에 방치..대구동물원 지옥의 1년

김자아 기자 2021. 2. 3.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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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 소재 한 동물원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운영이 어려워지자 동물원 문을 닫고 동물들을 방치한 사실이 알려졌다.

지난 2일 비글구조네트워크(비구협)은 공식 인스타그램을 통해 "대구시의 한 동물원에서 코로나 여파로 운영이 어려워지자 남은 동물들을 전혀 돌보지 않고 심지어 사육 중이던 동물들의 목을 매달아 잔인하게 죽였다는 제보를 받고 오늘 동물원의 동물들을 구조하기 위해 대구 현장에 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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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동물원에 방치된 원숭이./사진=비구협 인스타그램, 동물원 봉사자 블로그


대구시 소재 한 동물원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운영이 어려워지자 동물원 문을 닫고 동물들을 방치한 사실이 알려졌다.

지난 2일 비글구조네트워크(비구협)은 공식 인스타그램을 통해 "대구시의 한 동물원에서 코로나 여파로 운영이 어려워지자 남은 동물들을 전혀 돌보지 않고 심지어 사육 중이던 동물들의 목을 매달아 잔인하게 죽였다는 제보를 받고 오늘 동물원의 동물들을 구조하기 위해 대구 현장에 와 있다"고 밝혔다.

비구협은 "이 동물원은 휴장 이후 4마리의 국제적 멸종위기 동물인 원숭이들을 포함해 야생 동물인 낙타와 라쿤 그리고 기타 농장동물인 양, 염소, 거위 등을 거의 방치한 채로 물과 사료를 제대로 공급하지 않았고, 배설물로 뒤범벅된 사육 공간에서 지옥과 같은 나날을 1년을 넘게 보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들을 제대로 사육하고 관리하기가 힘들어지자 결국 목에 매달아 잔인하게 죽인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대구 동물원에 방치된 염소와 낙타. 염소는 나무에 목이 매달려있다./사진=비구협 인스타그램


이와 함께 절규하는 원숭이, 목이 매달린 염소, 방치된 낙타와 양 등 동물 사진과 물과 사료가 동난 채 배설물만 가득한 사육장 사진을 공개했다.

비구협은 동물원에 방치된 동물들을 1년 가까이 돌본 한 가족들로부터 해당 동물원의 실태를 제보받았다고 했다. 제보자 가족은 높은 산 중턱에 위치한 동물원에 전기와 수도가 끊기자 수개월간 산 아래 물을 떠서 동물들에게 식수를 제공하고 사료와 과일 박스를 짊어지고 올라가 동물들을 먹여온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 동물원에 방치된 동물들을 1년 가까이 돌본 가족들이 사육장에 쌓인 배설물을 치우는 모습./사진=동물원 봉사자 블로그


동물원 인근에 거주하는 제보자 가족은 앞서 블로그를 통해 동물원의 처참한 상황을 고스란히 전해왔다. 제보자 가족이 블로그를 통해 공개한 사진 속에는 고드름이 빽빽하게 생긴 우리에서 지내는 원숭이, 물을 가져다주면 허겁지겁 목을 축이는 동물 등의 모습이 담겼다.

제보자 가족은 "똥구렁텅이 살아도 물만 마실 수 있으면 행복해지는 오리. 동물을 이용해 돈을 벌면서 이런 시궁창 같은 삶을 살게 하다니. 여기 있는 아이들 모두 비참한 삶을 산다"고 호소했다.

이날 제보자 가족은 동물들의 우리에 가득한 배설물을 직접 치운 모습을 공개하기도 했다. 제보자 가족은 "똥바닥을 떼어낸다. 얼마나 오랫동안 치우지 않았던 걸까. 방전체를 똥바닥으로 만들고 다져져 청소도구로는 택도 없어 직접 손으로 다 떼어냈다"고 했다.

비구협은 "비글구조네트워크는 대구시청과 대구지방환경청에 동물학대에 의한 격리조치를 강력하게 요구할 계획"이라며 "이들은 명백히 학대행위이며 동물들은 관련법에 의거하여 안전하게 격리 보호조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구시 관계자는 3일 머니투데이와의 통화에서 "코로나19로 영업이 어려워진 동물원에서 7000만원 가량의 전기료 등을 체납해 단전이 된 상황"이라며 "지난해 10월 동물원이 휴원 신청을 해서 일부 동물들은 실내시설로 옮겼으나 낙타나 큰 동물들은 별도로 공간을 마련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동물원 측에서는 주기적으로 동물들에게 밥과 물을 줬다고 주장하고 있어 시 차원에서 동물원 측의 주장을 확인하고 오늘 동물전문가와 동물들의 건강상태를 직접 확인하러 갈 계획"이라며 "관련법을 위반한 사실이 확인되면 법령에 따라 동물원을 고발하고 시 차원에서 환경개선 사항이 있다면 조치를 취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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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자아 기자 kimself@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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