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에 성희롱 당한 교사 "교장에게 속옷 색깔까지 말해야 했다"
경기도의 한 현직 중학교 교사가 학생의 교사 성희롱을 덮고 2차 가해를 한 학교 관리자에게 징계를 내려달라는 국민청원을 3일 올렸다.
이날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학생>교사 성희롱 덮고 2차 가해한 학교 관리자에게 징계 내려주세요'란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청원인은 게시판에서 "2019년 9월부터 12월까지 학생들에게 성희롱을 당했다"고 밝혔다.
청원인에 따르면 A 학생은 9월 "쌤 자취하세요? 누구랑 사세요? 아 상상했더니 코피난다"라고 말했다. 또 10~11월 사이 B학생은 "쌤은 몸도 예쁘고 가슴, 마음도 예쁘지"라고 했다.
이에 청원인은 A 학생의 성희롱 사건을 교정에게 털어놨으나 아무런 조치를 취해주지 않았다고 썼다.
청원인은 "교장이 일 크게 만들지 말라고 교사가 참고 넘어갈 줄 알아야 하는 거라며 교권보호위원회를 열지 못하도록 강요당했다"고 고백했다.
절차대로 하고 싶다고 말했지만 근무 중에 3차례나 교장실로 불러서 교보위를 열지 말라고 재차 강요당했고 결국 열지 못했다고 토로했다.
청원인은 이 과정에서 학교 교장으로부터 2차 가해를 당했다고 주장했다.
그에 따르면 교장은 "예뻐서 그런 거다" "옷을 그렇게 입는 게 문제다, 붙는 청바지를 입지 마라" "요즘 젊은 애들 미투다 뭐다 예민하다, 교사가 참고 넘어가야 한다"라고 했다.
붙는 걸 입는다고 뭐라하길래 헐렁한 옷을 입었는데 이번에는 이 옷을 놓고 지적이 들어왔다.
청원인은 "2019년 10월 쯤 헐렁한 반팔을 입고 수업을 한 날, 교장실에서 전화가 와 불려간 적 있다"며 "반팔이 헐렁해서 안에 브래지어가 보인다고 학부모에게 전화가 왔다. 남색 브래지어 입은 게 보였다고 한다. 남색 브래지어 맞느냐"고 교장에게 지적받았다고 했다.
청원인은 "어이없고 수치스럽고 모욕적이지만 그날 살색 브래지어를 입었다"며 교장이 저에게 옷가짐을 더 단정히 하라는 발언을 했다고 털어놨다.
이후 그는 여성스러워 보이는 모습을 다 없애고 싶어 긴 머리를 단발로 잘랐다고 한다.
그러자 이번에는 다른 부장교사들이 '요즘 왜 안 꾸미고 다녀? 왜 화장 안해? 좀 꾸며 머리 빗질도 좀 해 '라는 말로 외모평가를 했다고 그는 밝혔다.
청원인은 겨울방학에 정신과에서 상담받고 우울증 진단을 받았다며 다른 학교로 옮기려 했는데 연차가 부족해 그마저 안된다는 답변을 들었다고 했다.
그는 끝으로 "성희롱 사건 은폐, 2차 가해한 교장의 공무원 직을 박탈하고, 그 사람이 앞으로 평생 월 몇백씩 연금 받지 못하길 바랍니다. 성희롱 사건 은폐에 일조한 교감도 징계받기 원한다"고 말했다.
현재 이 청원은 7593명의 동의를 얻은 상태다.
[이상규 매경닷컴 기자 boyondal@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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