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정적' 나발니 결국 실형.. 러시아 정국 혼돈 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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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정적인 야권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가 결국 실형을 받았다.
나발니 복역이 현재 진행 중인 대규모 반(反)정부 시위의 확산 여부를 가를 분수령이었던 만큼, 러시아 정국은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혼란으로 빠져들 것으로 보인다.
앞서 나발니는 지난해 8월 러시아 국내선 비행기 안에서 독극물 테러를 당해 혼수상태에 빠졌다가 독일에서 치료를 받고 의식을 회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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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책임지라" 반발했지만 해법 모색 난망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정적인 야권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가 결국 실형을 받았다. 나발니 복역이 현재 진행 중인 대규모 반(反)정부 시위의 확산 여부를 가를 분수령이었던 만큼, 러시아 정국은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혼란으로 빠져들 것으로 보인다. 인권 침해를 이유로 줄곧 러시아와 대립각을 세웠던 미국도 어려운 선택지를 받아 들게 됐다.
모스크바 법원은 2일(현지시간) 열린 재판에서 나발니에 대한 집행유예를 실형으로 전환하라고 판결했다. 이에 따라 나발니는 3년6개월의 징역형을 살게 됐다. 그는 과거 1년을 가택연금 상태에서 보내 실제 복역 기간은 2년 6개월이다. 나발니는 2014년 프랑스 화장품 회사의 러시아 지사 등으로부터 3,100만루블(약5억9,00만원)을 불법 취득한 혐의 등으로 기소돼 징역 3년6개월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 받았다. 나발리는 정치적 기소라 주장하며 집행을 거부해 왔다.
이날 공판에서 교정당국인 연방형집행국은 “나발니가 집행유예 만료일인 지난해 연말까지 감독기관 출두를 거부하고 부과된 의무를 이행하지 않았다”며 실형 필요성을 주장했다. 반면 나발니 변호인은 “독극물 치료 과정이 길어져 출두 신고 등을 지킬 여건이 안 됐다”고 맞섰다. 나발니 자신도 “한 사람을 투옥해 수백만명을 겁주려는 것”이라며 반발했지만 법원은 끝내 교정당국의 손을 들어줬다.
앞서 나발니는 지난해 8월 러시아 국내선 비행기 안에서 독극물 테러를 당해 혼수상태에 빠졌다가 독일에서 치료를 받고 의식을 회복했다. 이후 지난달 17일 러시아에 도착하자마자 공항에서 체포됐다. 독살 시도에 러시아 연방보안국(FSB)이 개입돼 있다는 의혹이 꾸준히 제기됐으나 러시아 정부는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그의 체포를 계기로 러시아에선 주말마다 나발니 석방은 물론, 푸틴 정권 퇴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봇물처럼 터져 나왔다. 지난달 31일에도 120여개 도시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집회가 열려 5,000명 넘게 체포됐다. 이날도 공판을 앞두고 대규모 시위가 예고되자 경찰은 주변 거리를 폐쇄하고, 나발니 지지자 750명을 구금했다. 비정부기구(NGO) ‘OVD-인포’에 따르면 이날 러시아 전역에서 체포된 이들은 1,000여명에 이른다.
국제사회도 재판 결과를 맹비난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정치적인 의견 불일치는 범죄가 아니다”라고 했고, 러시아와 가스관 건설 사업을 함께 하고 있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마저도 “시위대를 향한 폭력을 멈추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비판 강도는 미국이 가장 셌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동맹들과 긴밀히 협력해 러시아가 자국민의 권리 보호에 실패한 책임을 지도록 할 것”이라며 제재 가능성을 비쳤다. 조 바이든 미 행정부가 인권 중심의 외교정책을 표방한 만큼 확실한 의지를 보여준 것이다. 하지만 최근 미얀마 쿠데타에 러시아 나발니 사태까지 겹치면서 임기 초반 해법 모색이 쉽지 않은 과제를 떠안게 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특히 러시아는 “주권국의 내정에 개입할 필요가 없다(마리야 자하로바 외무부 대변인)”며 마이웨이 입장을 고수해 미국을 더욱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
김표향 기자 suza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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