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리뷰] 고민과 불안에 건네는 114분의 시에스타..'새해전야'

반서연 2021. 2. 3.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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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부터 새해까지 일주일, 새해전야.

영화 '새해전야'(감독 홍지영)는 그런 우리에게 살짝 삐끗해도 괜찮다고, 나아갈 수 있다고 투박하지만 따듯하게 다독인다.

영화 '새해전야'에는 일과 사랑, 미래까지 각자의 고민으로 해에는 좀 더 행복해지고 싶은 커플과 가족이 등장한다.

잠시 숨을 고르고 한 발 앞으로 내디딜 수 있는 에너지와 오늘과 다른 내일을 기약할 수 있는 가능성, 영화 '새해전야'가 주는 114분의 개운한 시에스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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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부터 새해까지 일주일, 새해전야. 달력을 바꾸고 다이어리를 산다. 지난해 나와의 못다했던 약속을 다시 적어본다. 새해를 기다리며 괜스레 마음이 들뜬다. 그러다 '한 해 동안 뭐 했지?'라는 생각에 막연한 두려움이 밀려온다. 영화 '새해전야'(감독 홍지영)는 그런 우리에게 살짝 삐끗해도 괜찮다고, 나아갈 수 있다고 투박하지만 따듯하게 다독인다.

영화 '새해전야'에는 일과 사랑, 미래까지 각자의 고민으로 해에는 좀 더 행복해지고 싶은 커플과 가족이 등장한다. 강력반에서 민원실로 좌천된 베테랑 형사 지호는 신변 보호를 요청한 재활 트레이너 효영을 밀착 경호하며 가까워지지만, 지난 사랑의 실패로 새롭게 찾아온 사랑이 두렵다. 6년 사귄 남자친구의 일방적인 이별통보, 비정규직 직원으로 하루하루가 불안한 진아(이연희)는 무작정 아르헨티나로 떠나고, 그곳에서 한국을 떠나 와인 배달 일을 하는 재헌(유연석)을 만난다.

여행사 대표 용찬(이동희)은 중국인 여자친구 야오린(천두링)과 결혼을 준비하며 예상치 못한 문화 장벽과 마주하고 부모님 없이 애지중지 남동생을 키운 누나 용미(염혜란) 역시 국제 결혼에 심란하다. 사고로 한쪽 다리를 잃은 패럴림픽 국가대표 래환(유태오)는 원예사 오월(최수영)과 오랜 연인으로 서로를 아끼며 사랑하지만 세상의 편견이 그들을 쉼 없이 흔든다.

옴니버스의 형식을 차용한 영화답게 사람들이 저마다 새해를 맞이하며 겪는 불안, 싱숭생숭함이 다채롭게 담겼다. 번아웃, 세상의 편견, 미래에 대한 막연한 불안까지 각 인물의 고민은 우리와 많이 닮았다. 때문에 관객들과 폭넓게 소통하고 공감하기에 충분한 메리트를 갖는다.

공감의 주원천은 다양성 덕분이다. 우리가 사는 사회를 좀 더 현실적으로 담으려는 감독의 이유있는 고집이 주효했다. 홍지영 감독은 "동시대를 맞는 우리 모두의 이야긴데 이왕이면 좀 더 어려운 현실을 딛고 있는 사람을 아우르는 이야기였음 했고, 많은 주인공과 이야기를 담을 때 핵심은 다양성이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영화는 이혼부터 비정규직, 장애인, 국제결혼을 아우르며 더 넓은 스펙트럼의 관객을 영화 속으로 초대한다.

여기에 1열에서 보는 아르헨티나의 이국적 풍경은 눈이 시리게 아름답다. 산 텔모 마켓, 라바셰 광장은 물론 부에노스아이레스 골목 곳곳의 매력적인 명소를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특히 압도적인 규모의 이과수 폭포를 스크린에서 볼 수 있다는 점 역시 대리만족을 준다.

다만 신선함은 덜하다. 어디서 본 것만 같은 기시감과 예상가능한 전개는 마이너스다. 주연배우만 9명, 많은 출연진과 사건이 쉼없이 벌어지는 탓에 산만하다고 느낄 수도 있다. 얕은 갈등, 손쉬운 해결에 후반부로 갈수록 루즈해지는 점도 아쉽다.

김강우와 유인나, 유연석과 이연희, 이동휘 염혜란과 천두링, 유태오와 최수영까지, 마치 실제 존재하는 듯 그 상황에 자연스레 녹아든 배우들의 생활 연기가 무난하게 어우러진다. 대사의 90%를 중국어로 소화한 이동휘의 피땀 어린 연기가 돋보인다.

영화는 말한다. "지금이 인생의 비수기라고 생각했는데 낮잠처럼 쉬어 가는 시에스타였나 봐요!" 투박하고 뻔할지라도, 영화는 자극적인 설정 없이 편안하고도 경쾌하게 말 건다. 잠시 숨을 고르고 한 발 앞으로 내디딜 수 있는 에너지와 오늘과 다른 내일을 기약할 수 있는 가능성, 영화 '새해전야'가 주는 114분의 개운한 시에스타다.

12세 이상 관람가. 2월 10일 개봉. 러닝타임 114분.

YTN Star 반서연 기자 (uiopkl22@ytnplus.co.kr)

[사진제공 = 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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