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언 유착 의혹' 전 채널A 기자..구속 만료 하루 앞두고 보석 석방
변호인 "장기간 구속 유감
중요 신문 없이 재판 공전"
[경향신문]
이른바 ‘검·언 유착 의혹’ 사건으로 구속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는 이동재 전 채널A 기자가 구속 기간 만료를 하루 앞둔 3일 보석으로 풀려났다. 지난해 7월17일 구속된 지 201일 만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단독 박진환 부장판사는 이날 “청구인으로부터 보석의 청구가 있는바, 피고인에 대해 보석을 허가할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인정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보증금 2000만원을 납입해야 한다는 조건을 부과했다. 주거지가 바뀌거나 출국할 때 법원에서 허가를 받아야 하고, 법원에서 소환을 받을 때에는 반드시 정해진 일시·장소로 출석해야 한다는 등의 조건도 부과됐다. 이 전 기자는 이날 오후 서울구치소에서 석방됐다.
재판부는 구속 기간 만료를 하루 앞두고 이 전 기자의 보석 허가를 결정했다. 이 전 기자는 지난해 8월5일 강요미수 혐의로 기소됐다. 이 전 기자 측은 지난해 10월7일 보석을 청구했고, 재판부는 지난해 10월19일 보석 심문을 종결했다. 재판부는 수개월간 결정을 미루다가 구속 기간(6개월)이 만료되기 직전 청구를 받아들였다.
이 전 기자 측 주진우 변호사는 “석방된 것은 다행이나 보석 결정이 늦어져 장기간 인신이 구속된 것은 심히 유감”이라며 “이례적으로 늦은 결정으로 불구속 재판 원칙이 훼손됐다”는 입장을 밝혔다. 주 변호사는 “10월19일 보석 심문이 이뤄진 이후 중요 증인에 대한 증인신문이 없었고, (‘제보자X’로 알려진) 지모씨에게 소환장을 보내고 기다린 것 이외에는 재판은 실질적으로 공전돼 왔다”며 “도주 및 증거인멸 우려가 없었던 상황은 그때나 지금이나 마찬가지인데, 그사이에 어떤 사정 변경이 있어 보석을 이제야 허가하는지 납득이 되지 않는다”고 했다.
이 전 기자와 백모 채널A 기자는 지난해 2~3월 수감 중인 이철 전 밸류인베스트코리아(VIK) 대표를 협박해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비리를 진술하도록 공모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재판 핵심 증인인 ‘제보자X’ 지씨가 재판부의 증인 출석 요구에 응하지 않으면서 재판이 공전돼 왔다. 또 다른 증인인 채널A 진상조사위원회 보고서 작성자 강모 채널A 기자도 계속 불출석해 검찰이 소재 파악에 나섰다. 다음 재판은 다음달 17일이다.
이날 대법원이 발표한 법관 정기인사에 따라 재판장인 박진환 부장판사는 오는 22일부터 대전고법 판사로 전보된다. 이에 따라 새 재판부가 이번 사건을 선고한다.
‘검·언 유착 의혹’ 사건을 수사한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검사 변필건)는 한동훈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의 아이폰을 압수해 디지털포렌식 작업을 진행했으나 비밀번호를 풀지 못해 한 위원 무혐의 처분 의견을 냈지만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은 결재를 미루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설희·이보라 기자 sorr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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