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발니 수감에 서방 "법치·인권 저버렸다" 러시아 맹비난
러시아 "자기 문제도 많으면서 내정간섭 말라"
나발니 "푸틴은 팬티 독살자"..지지자 수천명 거리로
(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정적인 야권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가 투옥되자 서방 국가들의 비판이 빗발쳤다.
러시아 정부는 국제사회의 비판을 쓸데없는 내정간섭으로 일축했으나 해외뿐만 아니라 자국 내에서도 나발니 지지자들을 비롯한 시민들의 거센 항의에 직면했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은 2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미국은 야권인사 나발니에게 집행유예 대신 2년8개월 실형을 선고한 러시아 당국의 결정을 깊이 우려한다"고 밝혔다.
블링컨 장관은 "나발니는 러시아 헌법에 적시된 권리를 누릴 자격이 있고 러시아는 법 앞의 평등, 표현의 자유, 평화로운 집회를 보장할 국제적 의무가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 정부는 나발니를 비롯해 집회, 표현과 같은 기본권을 행사하다가 수감된 이들의 즉각적 석방을 촉구했다.
특히 블링컨 장관은 "자국 시민의 권리를 옹호하지 않는 러시아에 책임을 묻기 위해 동맹국들, 파트너들과 긴밀하게 공조하겠다"고 밝혀 제재 가능성을 경고하기도 했다.
유럽에서도 나발니의 석방을 촉구하며 러시아의 권위주의 행보를 비판하는 정상들의 목소리가 쏟아졌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정치적인 의견불합치는 결코 범죄가 아니다"며 "인권과 민주적 자유는 타협할 대상이 아니다"고 트위터를 통해 입장을 밝혔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번 사태를 용납하지 못할 기본권 침해 사례로 규정하며 나발니의 즉각적인 석방을 요구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도 대변인 트위터로 발표한 성명을 통해 나발니와 야권 인사들을 겨냥한 러시아의 탄압 중단을 촉구했다.
메르켈 총리는 "나발니에 대한 판결은 어떤 종류의 법치와도 동떨어져 있다"며 "나발니는 반드시 즉각 풀려나야 하고 평화로운 시위를 겨냥한 폭력은 반드시 멈춰야 한다"고 말했다.
도미닉 라브 영국 외무부 장관도 나발니에 대한 실형 선고를 "도를 넘었다"고 지적하며 비판에 동참했다.
라브 장관은 "영국은 나발니, 지난 2년간 구속된 평화로운 시위자들, 언론인들의 즉각적이고 무조건적인 석방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조치로 인해 국제사회의 책임있는 구성원이라면 어디에나 기대되는 가장 기본적인 약속을 러시아가 지키지 않고 있다는 점이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유럽연합(EU) 대외정책을 책임지는 호세프 보렐 외교·안보 정책 고위대표도 이번 조치가 법치와 자유권을 보장하겠다는 러시아의 국제적 약속에 배치된다고 지적했다.
러시아 정부는 서방의 항의를 내정간섭이자 불필요한 지적으로 일축했다.
스푸트니크 통신에 따르면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주권국의 내정에 개입할 필요가 없다"며 "모두 자국 내부의 문제에나 대처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자하로바 대변인은 연일 러시아를 비판하고 있는 국가들을 지목하며 "그 나라들에는 다뤄야 할 자기네 문제도 만만치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지적했다.
나발니 수감이 결정되자 러시아에서는 나발니 지지자들을 비롯한 수천명이 거리에 나와 항의 시위를 벌였다.
정치범 체포를 감시하는 비정부기구(NGO)인 'OVD-인포'에 따르면 이날 시위와 관련해 러시아 전역에서 체포된 이들은 1천명을 넘는 것으로 집계됐다.
나발니는 이날 법원 선고에 앞서 푸틴 대통령이 결국 범죄를 저지른 통치자로 역사에 기록될 것이라고 조롱을 퍼부었다.
그는 "아무리 그가 자신을 지정학자, 위대한 세계 지도자로 묘사하려고 하더라고 그는 독극물 암살자로 역사에 기록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위대한 해방자' 알렉산드르 2세, '현자' 야로슬라프 1세와 함께 푸틴은 '팬티 독살자'로 역사에 남을 것"이라고 조롱했다.
최근 나발니는 러시아 공작원의 소행으로 의심되는 독극물 공격에 노출돼 죽을 고비를 넘겼다. 군대에서 쓸 법한 화학무기인 신경작용제 노비촉이 나빌니에 팬티에서 검출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jangj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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