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격차..기업별 양극화 IMF급 위기
업종별 BSI 지수 격차는 IMF급으로 벌어져
백신 보급 후 회복세조차 업종별 격차 불가피
[헤럴드경제 = 김상수 기자]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 19(코로나19) 여파로 기업 업종별 양극화가 극심해지고 있다. 호텔이나 항공업 매출은 전년 대비 30~40% 급감한 반면, 의료장비나 바이오 업종은 60% 가까이 급증했다. 석유화학이나 유통업도 실적이 급감했고, 게임 소프트웨어나 반도체업종은 훨훨 날았다.
더 심각한 건 양극화 자체보다 그 수준이다. 코로나 사태 이후 일선 현장에서 체감하는 업종별 양극화 수준이 1997년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나 2009년 금융위기 당시 수준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3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의 상장사 작년 실적 통계(미발표 업종은 증권사 3곳 이상 추정치 평균)에 따르면, 항공운수업과 통신장비, 호텔 및 레저업은 각각 작년 매출이 전년 대비 44.2%, 30.5%, 30.4%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석유 및 가스업종이나 백화점 업종도 각각 21.5%, 15.5% 매출이 줄었다.
반면, 바이오업종은 매출이 폭증했다. 전년 대비 무려 57.6%나 늘었다. 의료장비업종도 57.2% 늘었다. 컴퓨터 및 주변기기(30.7%)나 인터넷서비스(27%), 게임소프트웨어(21.5%), 반도체 및 관련 장비(19.5%)도 코로나 사태에 오히려 매출을 키운 업종이다.
이들 상장사 전체의 작년 매출액은 전년 대비 7.3% 소폭 감소했다. 다시 말해, 전체적인 매출 규모는 전년과 대동소이하지만, 그 안에서 ‘40% 급감’·‘60% 급증’ 업종이 공존하고 있다는 의미다.
숫자보다 일선 현장에서 체감하는 양극화 수준은 더 심각하다. 기업경기실사지수(Business Survey Index, BSI)가 대표적이다. BSI는 기업체가 느끼는 현장 체감경기를 지수화한 것으로, 100을 기준으로 낮으면 경기악화를, 높으면 경기호전을 의미한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의 BSI 통계에 따르면, IMF 외환위기가 터진 직후(1998년 1월) BSI가 가장 낮았던 업종은 섬유업(18)이고 그 뒤로 정유업(20), 자동차 및 트레일러(21) 등이다. 상대적으로 수치가 높은 업종은 전력 및 가스(71), 펄프 및 종이(61), 화학제품(58) 등이며, 가장 높은 업종과 낮은 업종 간 지수 격차는 53로 나타났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2009년 1월)도 비슷한 격차를 보였다. 종이·목재(30.8), 섬유(36.4), 자동차(38) 등이 BSI가 낮은 업종으로, BSI가 높은 업종(전기·가스 92.6)과 61 가량 격차를 보였다.
두 경제 위기 상황에서 당시 업종별 BSI 격차는 50~60 수준까지 벌어졌다.
코로나 사태 직후 추이를 살펴보면, 발발 직후(4월)엔 업종별 BSI 격차가 26.2에 그쳤다. 하지만, 이후 6월에 43.6까지 벌어지더니, 7월엔 52.9, 8월엔 60.1까지 벌어졌다. 코로나 사태가 경제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끼치고 대유행으로 번지면서, 기업이 체감하는 양극화는 IMF급으로 확대된 셈이다.
관건은 백신 개발 이후 회복세이지만, 이 역시도 업종별 시차가 있으리란 전망이 나온다. 대한상공회의소가 국내 업체 302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코로나 사태 1년 산업계 영향과 정책과제’ 조사에 따르면, 대체로 기업들은 백신접종이 이뤄지는 데에 따른 사업 활동 정상화 시기로 올해 3분기와 4분기를 잡았다.
다만, 업종별로 보면 차이가 적지 않았다. 경기 회복이나 야외활동 수혜가 큰 정유업종은 올해 2분기 말로 예상했고, 언택트 열풍이나 주택공급 확대를 기대하는 가전이나 건설업은 3분기 이후로 전망했다.
반면, 피해가 큰 항공·여행업은 올해 4분기, 공연문화업은 내년 이후에나 정상화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강석구 대한상의 산업정책팀장은 “올해엔 미래를 위한 성장 기반을 확충해야 할 시점”이라며 “코로나가 촉발한 비대면·온라인 트렌드를 전통산업에 접목하고 시대적 조류에 따른 산업재편·신산업 육성을 위해 적극적으로 조치해야 한다”고 밝혔다.
dlc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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