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글로비스, 국내 최초 '전기차 사용후 배터리 운송 설비'특허

다양한 형태 배터리 한 용기에 적재
운송 효율성 3배 이상 증대

[헤럴드경제 원호연 기자]현대글로비스가 국내 기업 최초로 전기차의 사용후 배터리 운송설비 특허를 취득했다. 서로 다른 형태의 배터리를 하나의 용기에 실을 수 있어 운송 효율성을 높였다.

3일 현대글로비스는 전기차 별로 형태가 다른 사용후 배터리를 하나의 용기에 실어 운반하는 ‘플랫폼 용기’ 특허를 취득했다고 3일 밝혔다.

전기차 사용후 배터리는 신품 대비 성능이 약 70% 이하로 떨어져 전기차 동력으로 사용할 수 없지만 충전소나 에너지저장장치(ESS) 등 다른 영역에서 재활용이 가능하다. 올해 생산된 전기차는 배터리를 지방자치단체에 의무적으로 반납하지 않아도 돼 관련 시장이 커지고 있다.

전기차 배터리는 크고 무거운 탓에 운송 기술 개발이 미미한 상황이다. 기존에는 사용 후 배터리를 일반 물류 용기에 보관하거나 고정하지 않아 파손 위험성이 컸다.

현대글로비스 종합물류연구소는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용기 자체의 크기를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는 가변레일식 구조를 채택했다. 여러 차종의 각기 다른 모양의 배터리를 실을 수 있어 전기차 사용후 배터리의 '플랫폼'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특허를 받은 용기를 이용하면 다단으로 적재도 가능하다. 배터리 적재 가능 용량이 11톤(t) 화물트럭 기준으로 기존 최대 5개에서 17개로 늘어 3배 이상 효율이 증대된다. 컨테이너에 그대로 실을 수 있기 때문에 해상운송을 통해 해외 수출도 가능하다.

또한 절연 소재를 사용해 누진 예방에 효과적이고 특수 고정창치를 이용해 사용후 배터리를 안전하게 운송할 수 있다.

현대글로비스는 지난해부터 테스트 운송을 통해 이 용기의 운송 능력을 검증하고 있다. 추후 모니터링 시스템을 도입해 용기의 현재위치를 실시간으로 파악해 보다 체계적으로 운송할 수 있다.

현대글로비스는 이번 특허 취득을 통해 전기차 사용후 배터리 운송시장에서 선도적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에너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국내에서 발생하는 사용후 배터리 양은 지난해 약 4700개에서 2030년 약 8만개로 급격히 늘어날 전망이다.

또한 배터리 폐기 시 발생하는 환경오염을 줄이고 재활용을 할 수 있어 대표적인 친환경 사업이다. 최근 기업 경영의 필수 요소인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에도 부합한다.

현대글로비스 종합물류 연구소 관계자는 "전망은 밝으나 관련 기술이 부족했던 사용후 배터리 시장에서 새로운 활로를 개척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