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 한류 이끄는 '종가집'.. 바이오·전분당 소재도 시장 확대 '박차'
[커버스토리] 해외서 훨훨 나는 한국 식품기업
1973년 해외 플랜트 수출 1호를 기록하며 인도네시아에 진출한 대상은 매년 꾸준히 해외 거점을 확대해 왔다. 대상은 현재 미국·중국·일본·유럽·오세아니아·인도네시아·베트남·필리핀·홍콩 등에 21개의 해외 법인을 두고 글로벌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종가집 김치와 순창고추장·청정원 등 대표 식품 브랜드를 비롯해 바이오와 전분당 소재 분야에서도 지속적인 성장을 이어 가고 있다.
올해 대상은 권역별 주류 시장 진입을 확대해 글로벌 시장에서 안정적인 사업 기반을 확대하며 사업 영역을 넓혀 간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상반기 미국 현지 김치 공장 본격 가동
한국의 김치 수출액은 2016년 7900만 달러에서 2019년 1억500만 달러로 3년간 33% 정도 증가했다. 관세청 수출입 무역 통계에 따르면 2020년에는 11월 누적 수출액 1억3152만 달러를 달성해 12월을 제외하고도 지금까지 역대 최대치였던 2012년 1억1661만 달러를 넘어섰다.
이러한 한국 포장김치의 수출을 견인하는 곳은 대상 종가집이다. 대상 종가집 김치의 수출액은 2016년 2900만 달러에서 2019년 4300만 달러로 48% 이상 증가했다. 지난해 3분기 누적 수출액은 4700만 달러로 2019년 연간 수출액을 뛰어넘었고 한국의 총 김치 수출액 중 대상 종가집 김치의 비율은 44%에 달한다.
종가집 김치는 현재 미주·유럽·대만·홍콩 등 아시아를 포함한 전 세계 40여 개 국가에 진출해 있다. 일본 수출 물량 90%, 홍콩·대만·싱가포르 등 아시아권에 수출되는 물량 80% 이상을 현지인이 소비한다. 미주와 유럽 등 서구권에서도 김치를 찾는 현지인이 증가하는 추세다. 최근에는 북미와 아시아 시장의 수출 증가가 눈에 띈다.
미국에서는 주요 대형 유통 채널에 새롭게 판매하는 김치가 증가하며 수출액이 크게 늘고 있다. 그동안 대상은 미국 내 다양한 유통 채널에 종가집 김치를 판매해 왔다. 2019년부터는 미국 내 종가집 김치의 수요가 늘어나며 서부와 중부 지역의 메인스트림 유통 채널까지 입점 점포가 확대되면서 수출액이 더욱 증가하는 추세다.
미국에서는 아시아 푸드 매대가 점차 커지고 있고 한국 김치도 아시아를 대표하는 식품으로 점차 입지가 커지고 있다. 대상은 올해 상반기에 미국 현지 김치 공장을 본격적으로 가동할 계획이다.
한편 ‘종가집’은 한국 업계 최초로 북미와 유럽에서 식품 안전 신뢰도 표준으로 여겨지는 ‘코셔(Kosher)’ 인증 마크를 획득했고 2009년에는 할랄 인증(무슬림이 먹거나 사용할 수 있도록 이슬람 율법에 따라 도살·처리·가공된 식품에만 부여되는 인증 마크)을 획득했다. 지난해에는 이라크와 카타르 등 중동 시장에도 진출해 한국 김치의 우수성을 알리고 있다.
청정원 순창고추장은 1989년 대상에서 첫선을 보인 후 한국 장류 시장을 선도하며 지금까지 약 33년간 한국인의 매운맛을 책임져 왔다. 대상은 ‘청정원 순창고추장’의 한국 시장의 성장을 발판으로 해외 판로 개척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미국·중국·일본 시장을 중심으로 72개국에 수출하고 있는 ‘청정원 순창고추장’은 향후 전 세계 100여 개 이상 국가로 수출할 계획이다. 미국 시장은 기존의 교민 시장에서 탈피하고 주류 시장의 안정적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리테일 시장에서는 내추럴 고추장(Korean Chilli Sauce)을 필두로 현지 유통 업체와 시식 행사, 셰프 연계 활동을 강화할 계획이다.
대상은 2014년부터 미국 현지 유명 레스토랑 ‘610 매그놀리아’의 오너이자 미국의 유명 TV쇼 ‘아이언 셰프’와 ‘톱 셰프’에 출연해 현지인들에게 인지도가 높은 셰프 ‘에드워드 리’와의 협업을 진행한 바 있다. 대상은 이러한 노력의 일환으로 뉴욕 등 미국 각지에서 스타 셰프와 함께 현지인들을 대상으로 고추장을 비롯한 한식 소스를 활용해 현지인들의 입맛에 맞춘 새로운 제품과 레시피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현재 대상 내추럴 고추장은 미국 내 1000여 개 점포에 입점돼 있고 케첩과 접목한 추가 신제품도 준비하는 등 시장 확대를 꾀하고 있다.
‘할랄’ 인증으로 동남아 공략 박차
1973년 인도네시아 진출을 시작한 대상은 현재 베트남과 필리핀 등 동남아시아 시장에 적극 진출하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글로벌 거점을 점차 확대하고 한국 중심의 사업 구조에서 탈피해 명실상부한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겠다는 방침이다.
대상은 1973년 인도네시아에 MSG 제조 합작 기업인 미원 인도네시아를 설립해 한국 최초로 해외 플랜트를 수출한 바 있다. 2014년 6월 지주사인 대상홀딩스가 한국 식품업계 처음으로 인도네시아 서부 칼리만탄 꾸부라야 지역에 팜오일 공장을 준공하고 본격적인 생산에 들어갔다. 2015년에는 PT미원 인도네시아 전분당 사업부에 697억원을 투자해 인도네시아 전분당 사업에 진출한 바 있다. 한국 소재 시장 매출 정체에 대응한 해외 매출 확대를 꾀하고 기존 MSG 위주의 해외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함으로써 미래 수익원을 확보한다는 의도다.
2016년 말 완공된 인도네시아 전분당 공장을 통해 약 15만 톤 수준의 전분당을 생산하고 인도네시아 내 주요 수요처를 사전 확보해 안정적 수익을 올리는 한편 생산 기지 확대와 품목 다변화를 통해 사업 영역을 넓혀 가고 있다. 1994년 미원 베트남 현지 법인을 설립하고 본격적으로 베트남에 진출했던 대상은 MSG 등 바이오 사업을 바탕으로 전분당과 종합 식품 사업에 이어 최근에는 육가공 시장 진출을 통해 냉장·냉동 시장도 공략 중이다. 향후 베트남을 인도네시아·필리핀과 함께 동남아시아 글로벌 거점으로 키울 방침이다.
‘할랄’은 이슬람교도인 무슬림이 먹고 쓸 수 있는 제품을 말하는 것이다. 아랍어로는 ‘허용된 것’이란 뜻을 담고 있다. 전 세계의 23%를 차지하는 무슬림 인구가 먹고 쓰는 할랄은 식품업계의 또 다른 성장 동력으로 꼽힌다.
대상은 2011년 2월부터 할랄 인증 제품 수출을 시작했고 지금까지 총 43개 품목에 대해 할랄 인증을 획득했다. 지난해까지 김치·김·식용유 등 9개 품목에 대해 인도네시아 할랄위원회를 통해 MUI 할랄 인증을 받았고 맛소금·미역·마요네즈 등 34개 품목에 대해 한국무슬림중앙회를 통해 추가로 할랄 인증을 받았다.
대상은 1973년 인도네시아에 한국 최초로 해외 플랜트를 수출하는 등 인도네시아 진출에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다. 이에 따라 인도네시아 현지에서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한 제품 판매를 확대하기 위해 인도네시아 정부가 진행하는 MUI 인증을 위주로 할랄 인증을 획득했다. 인도네시아 전용 ‘마마수카’ 브랜드를 론칭하는 등 적극적인 현지화 전략을 펼치고 있다.
대상 관계자는 “더 많은 인증 품목을 확보해 적극적으로 할랄 시장에 진출할 방침이고 유럽·미국·중국·중동 등 국가들의 수백만이 넘는 무슬림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한 틈새시장 발굴에도 지속적으로 노력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명지 기자 mj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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