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 "야권 후보 단일화 못하면 서울시장 선거는 필패" [세상을 보는 창]

박창억 2021. 2. 3.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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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보 단일화해 승리 '국민의 염원'
안철수 참여는 쌍수 들어 환영할 일
3자 구도땐 대선까지 악영향 불가피
주변서 "당 대표 경선 나서라" 난리
흘러간 물이 물레방아 돌릴 수 있나
사심 없이 당 돕고 후원하는 데 매진
李·朴 사면은 애걸복걸할 문제 아냐
8·15 광복절 때 사면할 것으로 예상
朴 전대통령과는 마음으로 이미 화해
윤석열 총장 가장 강력한 잠재 후보
尹 독자적 정치땐 우리가 역할 할 것
與 대선후보 이재명이 될 가능성 커
새누리당 대표를 지낸 김무성(70) 국민의힘 상임고문은 현역에서 물러나고도 여의도 정치권에 상당한 영향력을 유지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가 ‘킹메이커’를 자임하며 결성한 외곽모임 ‘더좋은 세상으로(마포포럼)’는 전직 의원 회원 수만 60여명에 이른다. 마포포럼에는 4월 보궐선거 출마자들 발길이 끊이지 않고, 최근 그의 주변에서는 ‘전당대회 역할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마포포럼 좌장으로 ‘장외의 킹메이커’ ‘외곽의 실력자’로 불리는 그가 요즘 가장 역점을 두는 건 보수 야권의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 단일화다. 지난달 28일 서울 마포구 사무실에서 만난 그는 “야권이 서울시장 후보를 단일화지 못하면 필패”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보수진영 서울시장 후보 단일화를 위한 나름의 역할을 하겠다는 뜻이 분명하다. 두 전직 대통령 사면과 관련해선 “문재인 대통령이 빨리 결단해야 한다”며 “8월 광복절에는 단행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장외의 킹메이커’로 불리는 김무성 국민의힘 상임고문이 지난달 28일 세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 야권 후보 단일화의 필요성을 역설하고 있다. 김 고문은 “나는 흘러간 물”이라며 당권 도전 가능성에 손사래를 쳤지만, 그의 주변에서는 ‘전당대회 역할론’이 끊이지 않는다. 이재문 기자
―야권의 서울시장 후보 단일화가 쉽지 않아 보인다.

“2022년 3월 대선에서의 정권교체에 모든 초점을 맞춰야 한다. 보수 분열을 막기 위해서는 반드시 후보 단일화를 해야 한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원래 대선주자였다. 안철수가 우리에게 설득돼 서울시장 후보 단일화에 참여한다고 했다. (안 대표는 지난해 11월12일 마포포럼에서 토론회를 가졌다.) 그럼 우리 당 입장에서는 대선의 큰 걸림돌이 해결된 것이다. 안철수는 현재 서울시장 후보 여론조사 지지율 1위다. 우리 당에서는 쌍수를 들어 환영해야 한다. 실무협상을 시작하는 게 순서다. 공당의 대표에게 입당하라고 하는 것은 후보 단일화하지 말자는 소리다. 김종인 비대위원장 입에서 3자대결 해도 이길 수 있다는 소리가 나왔다. 이것도 하지 말자는 소리 아닌가. 후보 단일화해서 이겨달라는 게 국민의 염원이다. 우리는 후보 단일화를 위한 여론 조성과 압박을 계속할 생각이다.”

―김 비대위원장은 일주일이면 단일화가 된다고 했는데.

“일주일에는 될 수 없는 일이다. 후보 대 후보 논의로는 합의가 안 된다. 당 대 당으로 논의해야 한다. 양당 사무총장이 만나 합의를 해야 한다.”

―정진석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은 100% 국민 여론조사를 주장했는데.

“100% 국민 여론조사를 해야 한다. 그것이 전제 안 되면 안 된다. 국민의힘이 기득권을 모두 버리고 국민의 선택에 맡기겠다고 하면, 그 방법은 100% 국민여론조사다.”
―3자 구도로 가도 보수야권이 승리할 수 있나.

“필패다. 서울시장 선거만 지는 게 아니라 대선까지 진다. 그래서 내가 흥분하는 것이다. 대선 후보 단일화는 더 어려운 일 아니냐. 그 전초전인 서울시장 선거부터 성공시켜야 한다. 서울시장 문제에 국한해 봐선 안 된다.”

―부산시장 선거도 쉽지 않아 보이는데.

“국민의힘 후보들 사이에서 이전투구가 벌어졌으니 그 영향이 좀 있을 것이다. 부산은 우리 당 후보끼리 비방, 마타도어만 자제하면 이길 수 있다. 가덕도 신공항 문제는 우리 당에서도 주장하고 있으니 민주당 전유물이 될 수 없다.”

―안 대표가 서울시장 출마 입장을 사전에 알렸다고 하던데.

“안철수를 마포포럼에 초청해 토론회를 해보니 상당히 생각이 괜찮더라. 우리 생각과 틀린 게 하나도 없었다. 그런데 우리가 분열돼 좌파들 좋은 일 시켜서야 되겠냐고 설득했다. 당신이 독자 출마하면 당신이 되겠냐. 당신도 안 되고 우리까지 같이 안 된다고 했다. 그럼 좌파정권이 연장되니 같이하자고 했다.”
―김 비대위원장의 8개월을 평가하면.

“잘해 왔다고 생각한다. 100점은 못 주고 80점 정도는 줄 수 있다. 김종인은 출중한 인물이다. 지난해 10월 마포포럼에도 토론자로 모셨다. 내공이 대단하더라. 그러나 후보 단일화 문제에 혼자만의 생각을 밀어붙이는 것은 잘못 하는 것이다. 독불장군식 리더십은 아쉽다.”

―김 비대위원장의 대선 출마 가능성은.

“없다고 본다. 많은 사람이 나에게 김 위원장이 대선에 나간다며 두고 보라고 하는데, 나는 절대 아니라고 했다. 대통령 나가려면 자기 세를 만들어야 하는데, 조직 사업을 안 하고 있지 않냐. 나이도 81세이고.”

―김 비대위원장 임기 이후 지도체제는.

“비대위 체제가 끝나면 당 대표 선출 전당대회를 치러야 한다. 4월 7일 재보선 끝나고 전대 준비 한 달은 필요하다고 하면 5월 초에는 전대를 해야 한다.”

―당 대표에 도전할 생각은.

“없다. 흘러간 물이 물레방아를 돌릴 수 있나. 사심 없이 당을 돕고 후원하겠다. 그런데 얼마나 많은 사람이 찾아오는지…. 주변에서 (대표 경선에 나서라고) 난리다. 대선도 물론이고….”

―두 전직 대통령 사면에 대한 입장은.

“사면은 대통령이 하는 것이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어떤 사람인데 문 대통령과 상의 없이 사면 얘기를 꺼냈겠나. 얘기 꺼내 놓고 자기 동네에서 여론이 안 좋다고 싹 외면해 버리지 않았나. 자기들 필요에 의해서 하는 것이다. 우리가 사면해 달라고 애걸복걸해선 안 된다. 때가 되면 할 거다. 이번 8·15 광복절 때 사면할 것이라고 본다.”
―여권은 진정한 반성이 전제돼야 한다고 하는데.

“징역 살고 있는데 무슨 반성을 하냐. 굴복을 강요하면 안 된다. 박근혜가 부정할 사람이냐. 박근혜가 뇌물수뢰 혐의로 20년 형을 받을 정도로 부정할 사람이냐. 나는 박근혜 탄핵을 주장했지, 감옥 보내라고 한 적이 없다. 지금까지 감옥에 있었던 것만 해도 과하게 있었다. 빨리 사면해야 한다. 문 대통령이 결단해야 한다.”

―당시 탄핵을 주도한 김 고문에게 ‘배신자’라고 비난하는 친박이 있는데.

“나는 나라를 위해 탄핵을 주장한 것이다. 당시 광화문에 수십만명이 모이고 국정이 마비됐다. 박근혜가 선택할 수 있는 게 뭐가 있었나. (목소리를 높이며) 나보고 역적, 배신자 비판했던 ××들 당시 뭐 했냐. 다 숨어 있었다. 나는 하야는 절대 하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하야는 헌정중단 아니냐. 헌법 절차가 탄핵 아니었냐. 그때는 가만 있다가 지금 난리를 치고 있다. (2016년 11월28일 서청원·최경환·홍문종·윤상현 등 친박 핵심 8명이 ‘박근혜 하야’를 건의했다는 내용의 기사를 보여주며) 당시 점심시간에 친박 핵심 8명이 모였다. 격론 끝에 내린 결론이 ‘하야 건의’였다. 그 8명이 당시 허원제 대통령 정무수석에게 전화를 걸어 8명 명단은 이렇다며 하야를 건의했다. 나에게 배신자 역적이라고 욕하는 ××들이 박근혜 하야를 건의한 것은 배신 아닌가. 웃기는 ×들이다.”

―박 전 대통령과는 애증이 교차할 텐데 화해할 생각은.

“내가 박근혜를 만든 사람이다. 친박을 내가 만들었다. 나는 헌신적으로 했다. 근데 나를 못 믿고 간신들 말에… 내가 당 대표가 됐는데 나와 정례회동을 안 한다는 게 말이 되냐. 내가 만들었던 대통령을 내가 주도해 탄핵하는 데 얼마나 고민이 많았겠나. 그래서 나도 불출마를 선언했다. 이게 내 운명이다. 내 마음속으로는 이미 화해했다.”

―보수야권 대선주자의 지지율이 맥을 못 추는데.

“국민의힘이 대선 주자들에게 자꾸 발언권을 줘야 한다. 비대위에 멤버로 넣어주든가, 자문회의를 구성해 정례적으로 회의를 하든가. 자꾸 언론에 이야기를 할 수 있게 해 줘야 한다.”

―홍준표 전 대표 입당문제는.

“홍준표도 받아들여야 한다. ‘말 함부로 하지 마라’는 약속을 받고 받아들여야 한다.”(웃음)

―특별히 염두에 둔 대선 후보는.

“없다. 누구든지 1등 하는 사람, 장외에 있더라도 국민이 원하는 사람을 지원할 거다."
―윤석열 검찰총장 지지율이 최근 주춤한데.

“여론조사에 일희일비해선 안 된다. 윤석열은 이미 가장 강력한 잠재후보다. 민주당 정권에서 윤석열이 정치하지 않을 수 없도록 밀어냈다. 윤석열이 정치를 한다면 독자세력으로 나올 것이다. 그때 우리가 역할을 할 것이다. 단일화하도록 반문연대 플랫폼을 만들 것이다. 문재인 정권을 반대하는 세력이 총결집해야 한다. 최재형 감사원장도 아주 맘에 든다.”

―민주당 후보는 누가 될 것으로 보나.

“이대로 가면 이재명 경기지사가 되지 않을까. 정세균 총리도 대선 경쟁에 100% 뛰어들 것이다. 그러면 이낙연과 정세균은 표가 겹친다.”

박창억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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