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신환 "강경보수로 회귀한 나경원으로 가면 서울시장 선거 '필패'" [뼈때뷰]

최형창 입력 2021. 2. 3. 08:01 수정 2021. 2. 3. 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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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 험지 관악에서 시의원·국회의원 재선
한예종 나온 연극배우 출신 장동건·이선균 등 동기
"과거 회귀로 이길 수 없어. 중도노선으로 확장 필요"
국민의힘 오신환 전 의원. 허정호 선임기자
국민의힘 오신환 전 의원(50)은 당 내 출마 후보군 중 가장 나이가 어리다. 유일한 1970년대생 후보이지만 경험으로 보면 결코 다른 후보에 뒤지지 않는다. 서울시의원을 시작으로 정계에 들어선 그는 보수의 험지 서울 관악에서 재선을 지냈다. 20대 국회 막판에는 교섭단체(바른미래당) 원내대표를 지내면서 갈라졌던 보수가 다시 뭉치는 발판을 마련했다. 국민의힘에서는 나경원 전 의원과 오세훈 전 서울시장 등이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당 내 경선 최종 후보 4인에 올라야 하는 그는 ‘중도’ 가치를 표방하며 존재감 알리기에 힘쓰고 있다. 2일 서울 여의도의 한 카페에서 만난 오 전 의원은 “나 전 의원처럼 강경보수 노선으로 회귀하는 건 ‘필패”라며 “과거로는 결코 미래를 이길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하 일문일답

-출마를 결심한 결정적 이유는 무엇인가

“지난해 7월에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폭력 의혹 나오고 나서 상당히 고민했다. 12월에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결자해지론을 들고 출마선언한 것을 보고 이번 선거가 또 과거로 돌아가겠구나 싶어서 결심했다. 서울시민들의 삶을 지키는 따뜻한 시장 필요하다. 박원순 시기 서울은 성장이 멈춰있었다. 성장시대 되돌릴 유능한 시장 필요하다.”

-서울 주요 하천 입체도시를 공약했는데 현실가능성이 있는가

“입체도시 계획은 서울시 미래도시 계획 전체를 바꾸는 계획이다. 도시를 살리고 일자리 만들고 사람을 키우는 미래 전략이다. 박 전 시장이 한 7년 정도 쓰러져 가는 담벼락에 도시재생한다고 벽화 그리는 일을 하다가 2018년에 입체도시 마스터플랜 짠 게 있다. 박 전 시장 사망으로 구체화되고 실현되지 못했는데 이미 선진도시에서 파리 라 데팡스나 오사카 게이트 타워 같은 사례가 있다. 도시가 과밀화되고 토지가격이 상승돼 있는 상태에서 구도심 재개발하는 게 요원하다.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오신환 전 국민의힘 의원이 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청년소득 플러스 정책 발표를 하고 있다. 뉴시스
-부동산 공약 중에서는 공공분양을 대표적으로 내걸었던데

“임대를 공공분양으로 바꾸는 패러다임을 얘기한 것이다. 얼마 전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출마선언 때 얘기했다. 누구나 공급확대를 얘기하는데 이 정권에서 내집 마련의 꿈을 빼앗긴 무주택 서민들, 자영업자들, 전세난민, 청년들, 이런 사람들에게 주거사다리를 놓아야한다. 과거의 토지임대부 등 실패한 사례 반면교사 삼아서 저는 반값에 공급하지만 나중에 시세차익 절반까지 보장해주겠다. 용산 캠프킴 부지 등에 3만3000호 정도다.”

-이미 집값이 너무 올랐는데 분양가가 높게 책정되면 그림의 떡 아닌가

“공공에서 분양하는 것이어서 토지는 서울시 땅이다. 건축 비용만 든다. 청년들이 살고 싶은 데 살아야 한다는 게 중요하다고 본다. 출퇴근 3∼4시간 걸리는 데 살라고 하면 누가 살겠나. 저는 1·2인가구 맞춤 공공가구 분양하겠다.”

-청년 수당 공약으로 내세웠던데 일을 하는 청년들에게도 인센티브 준다는 건 과한 지원 아닌가

“법정 1인 최저생계비가 109만원이다. 여기에 해당되지 않는 사람들을 지원하겠다. 109만원 중에 59만원 벌었다고 하면 50만원이 부족하다. 구간을 나눠서 인센티브를 좀 더 주자는 것이지 무한정 지급은 아니다.

-후보들 중에 청년에 특히 집중하는 것 같은데

“97세대(90년대 학번·70년대생) 대표하는 사람으로서 IMF나 일자리, 부동산 직격탄 맞은 세대다. 생존의 문제가 가장 큰 어려움이었다. 취업을 통해 어떻게 생존할까, 졸업과 동시에 거쳐온 세대다. 살다 보니까 모든 조직문화 사회에서 86세대(80년대 학번·60년대생)가 다 장악하고 기득권을 유지하고 있었다. 그들은 이념 과잉화돼있다. 97세대는 현실에 적응하는 세대다. 저만 해도 청년·서민 문제가 남일이 아니라 제일처럼 느껴지고 공감 능력이 월등히 뛰어나다고 생각한다. 코로나로 인해 고통받고 힘들어하는 청년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부여해야 된다. 꿈을 키워나갈 수 있도록 토대를 만들어줘야 한다. 저는 보수 불모지에서 30대 남성 최연소 시의원으로 정치 시작했다. 당에 청년들과 함께 청년위원장을 12년 했다. 70년대생 최초 교섭단체 원내대표를 했고 끊임없이 도전하면서 기적의 역사 만들었다. 연극배우를 지냈고 감성적인 부분들이 청년들과 함께 호흡하고 코드를 맞출수 있다.”
국민의힘 오신환 서울시장 예비후보가 29일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비전스토리텔링 PT에서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원순 전 시장의 공과 과를 평가해달라

“시민운동가 출신으로서 기여한 측면을 배제할 순 없겠다. 그런데 성추행 의혹으로 사망한 사람의 공을 평가한다는 게 무의미하다. 박 전 시장 때 도시를 지킨다는 의미에서 다 쓰러져가는 담벼락에 벽화 그렸는데 그런다고 경쟁력 생기는 게 아니다.”

-박영선 후보를 강도높게 비판하던데 어떤 점이 문제인가

“박 후보의 21개 콤팩트 도시, 지금 구가 25개인데 그럼 다시 행정구역 배치해야 된다. 그건 말장난이다. 2021년이라서 21 들고나온 건가. 기본적인 도시에 대한 컨셉이 없는 것이다. 국회를 이전한다는 것도 동의할 수 없다. 국토의 지방균형발전을 미룬다는 건 도시가 가진 장점을 살려서 특화된 도시 살리고 육성하는 게 중요한 것이다.

-경쟁자인 나경원 전 의원과 같이 원내대표 했다. 이젠 경쟁하는 사이가 됐는데 어떤가

“나 전 의원과 친분을 유지했고 인간적으로도 가깝다. 2015년에 보궐선거 나갈 때 당시 시당위원장으로 공동선대위원장도 했다. 그런데 최근 강경보수 노선을 언급하고, 본인께서 강경보수의 길을 가고자 하는 것을 동의하고 있다. 그건 필패선언과 같다. 분명히 서울시민들의 심판을 받았다. 우리는 과감히 탈피하고 좀더 중도확장적이고 청년확장적으로 가야 한다. 강경보수 노선으로 회귀하는 건 선거 지겠다는 의미라고 한다. 나 전 의원의 확장성의 한계다.

-안철수 대표와도 바른미래당에서 한지붕 생활했는데 단일화는 잘 될 것으로 보나

“안 대표는 나 아니면 안된다는 게 뚜렷하다. 출마 선언 후 단일화 관련해서도 특유의 애매모호함 유지하고 있다. 그러다 타이밍 놓치고 이슈 선점하려 한다. 이런 게 오히려 단일화에 걸림돌 될 수 있다. 진정성 있으면 본인이 그런 부분들에 대해 다 내려놓아야 한다. 이제는 국민의힘 경선 열차가 출발했기 때문에 국민의힘 후보가 선출되는 것이고 100% 시민경선을 통해 하는 방법밖에 없다.

-한국예술종합학교(한예종) 출신으로 배우 장동건·이선균 등과 동기인데 인지도 상승을 위해 도와달라고 요청해볼 생각은 없나

“배우 송강호씨나 이선균이나 이런 분들은 연극하면서 동료로서 만나 인간적인 친분이 있는 것이다. 2010년도 구청장 선거 때까지만해도 부담감 없이 동영상도 보내주고 그랬다. 그런데 지금은 우리 정치가 너무 편가르기 되어있다. 연예인들이 인간적 교류로 오신환을 응원하고 싶다고 해도 반대진영에서 너무 공격한다. 최근 강원래씨 사건만 보더라도 그렇게 공격받을 내용인 것인가. 그런 피해를 볼 때 강요하고 싶은 생각이 없어서 요청을 자제한다.”
4·7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선언을 한 오신환 예비후보가 2일 서울 여의도 협동조합 카페 ‘하우스(Hows)’에서 세계일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허정호 선임기자
-다른 국민의힘 후보들 보다 왜 오신환인가

“새로운 시대, 새로운 서울을 만들기 위해서 새로운 인물이 필요하다. 선거가 과거와 미래의 싸움이 되면 결국 미래가 승리할 수 밖에 없고, 지금 인물들이 과거 10년 전 박원순 등장의 조연 역할을 했다. 과거와 과거의 싸움이다. 서울시와 시민들에게 득이 될 게 없다. 포스트 코로나는 어떻게 준비해야하는지 불안하고 불확실한 우리 미래를 같이 고민하고 진정성있게 해결하는 사람을 선택해서 미래를 그려나가야 한다. 그런 인물로 제가 적합하다. 15년 정치하면서 서울에서 시의원도 하고 국회의원도 하고 원내대표도 하면서 짧지 않은 경험이 나이는 젊지만 나름 검증돼 왔다.”

최형창·김주영 기자 calli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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