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이적행위' 이어 '성폭행 프레임' 논란, 어쩌나

김지영 기자 2021. 2. 3. 0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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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일 오전 부산 수영구 국민의힘 부산시당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사진=뉴스1


4·7 재보궐 선거를 앞두고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행보가 순조롭지 않다. '이적행위' 발언은 산업통상자원부의 문건 공개로 역풍을 맞았고 대정부질문에 나서는 소속 의원들에게 '성폭행 프레임 씌우기에 집중하라'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내부 문건까지 공개됐다.

지난 1일 부산 가덕도에서 제안한 '한일 해저터널' 추진도 여론의 공감을 얻지 못하는 모양새다.
대통령의 '이적행위' 발언…책임론 고개
김 위원장은 지난달 29일 월성 원전 1호기 경제성 조작 의혹과 관련한 검찰 기소장에 북한 원전건설 추진 방안 문건이 있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정부가 극비리에 북한에 원전을 지어주려 했다"며 "충격적인 이적행위"라고 말했다. 청와대는 "북풍공작과도 같은 무책임한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여야 대표 정치인들이 나서 설전을 벌이며 파장이 이어졌다. 야당 의원들은 문대통령의 해명을 요구하며 'USB 공개', '특검'과 '국정조사'까지 요구하고 나섰다. 이에 대해 여당에서는 선거철마다 나오는 '색깔론'으로 맞섰다.

논란이 확산되자 산업통상자원부가 지난1일 '내부검토 자료이며 정부의 공식입장이 아니'라고 명시된 해당 문건 전문을 공개했다. 과거 김영삼 정부 시절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를 통한 원전 추진 사례도 있었다는 사실이 널리 알려진 만큼 국민의힘의 의혹 제기도 힘을 잃게 됐다.

김 위원장에 대한 책임론도 고개를 들고 있다. 2018년 남북정상회담 당시 국무총리였던 이낙연 대표는 지난 2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진행된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야당은 거짓 주장에 대해 책임을 져야 마땅하다"며 "거짓을 토대로 대통령을 향해 이적행위라고까지 공격했으면 무거운 책임을 지는 것이 당연하다"고 주장했다.
"성폭행 프레임 씌워라"…국힘 대정부질문 가이드 논란
이런 가운데 국민의힘은 오는 4일로 예정된 대정부질문에 '답변자들에게 성폭행 프레임을 씌우라'는 내용의 지침을 소속 의원들에게 배포한 것으로 확인돼 논란이 일고 있다.

국민의힘은 이날 '대정부질문 사전전략회의 관련'이라는 제목의 당 내부 문건에 "질문자 4인은 질문 시작부터 결론까지 일관된 프레임 씌우기 전략을 구사"한다는 내용을 유의사항으로 게재했다.

이 프레임으로는 '반(反)기업, 반시장경제, 반법치주의, 성폭행'을 들며 "프레임 씌우기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는 내용이 적혔다.

아울러 "지속적인 용어반복과 이슈 재생산이 필요하다"며 "'경제무능, 도덕 이중성, 북한 퍼주기' 이미지를 각인"한다는 내용, 정부 측 답변자가 비논리적인 답변으로 감정 격화를 유도할 때 여기에 휘말리지 말 것을 당부하는 내용도 담겼다.

이에 대해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김 위원장을 향해 "부끄러운 줄 아셔야 한다"며 "이 시국에 성폭행 프레임이라니요"라고 비판했다.

그는 "2월 임시국회는 손실보상 제도화와 피해 중소상인, 비정규직, 프리랜서에 대한 충분한 지원안을 결정해야 한다"며 "국가균형발전의 새로운 첫 시작, 가덕도신공항특별법을 통과시켜야 한다. 단호하게 사법농단의 고리를 끊고 사법개혁의 새로운 페이지를 넘겨야 하고, 바이든 시대의 새로운 미국과 함께 멈춰선 한반도 평화열차를 출발시킬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며 "국민의힘 이게 뭡니까"라고 했다.

부산 민심 노린 '한일 해저타운'도 역풍
아울러 김 위원장의 '뉴부산 프로젝트' 중 하나인 '한일 해저터널' 건설도 불필요한 논란을 자초했다는 비판이 나왔다. 여당이 친일 프레임으로 공격할 수 있는 빌미를 제공했다는 지적이다.

최인호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현안 브리핑을 통해 "한마디로 친일적인 의제"라며 "국민 앞에 사과하고, 잘못된 주장을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홍익표 정책위의장은 "우리의 수익이 5라면 일본이 얻는 수익은 500 이상이다. 이거야말로 이적행위"라고 주장했다.

일부 당 후보들은 지도부를 향해 "국민의힘이 진심을 보여줘야 한다", "신공항은 정치 문제로 접근하면 실패한다" 등 쓴소리를 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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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영 기자 kjyou@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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