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김정은에 충성 맹세한 간첩" 40대 유튜버 실형

지난해 4·15 총선에서 당시 서울 종로구에 출마한 이낙연 후보가 간첩이라고 허위 내용을 방송한 혐의로 기소된 40대 남성 유튜버가 실형을 선고받았다.

3일 의정부지법 형사합의13부(정다주 부장판사)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피고인 A(47)씨에게 징역 6월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해 2월 26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이낙연 당시 예비후보를 낙선시킬 목적으로 허위사실을 유포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낙연 대표가 호찌민 베트남 초대 주석 생가 방문 당시 작성한 방명록./이낙연 대표 페이스북 캡처

법원에 따르면 A씨는 당시 이 후보 선거사무실 앞에서 개인 방송을 진행하던 중 ‘2018. 9. 26 대한민국 국무총리 이낙연’이라는 글이 적힌 사진을 보여주며 "이 후보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충성을 맹세한 것"이라며 "이 후보는 간첩, 빨갱이, 주사파"라고 말했다.

그는 또 "사람은 얼굴을 믿으면 안 된다, 얼굴 보고 찍으면(투표하면) 안 된다. 대선에서 이 자료로 낙선 운동할 수 있 있다"고 했다.

그러나 이 사진 속 글은 이 후보가 국무총리 재임 시절 호찌민 베트남 초대 주석의 생가에 방문해 남긴 방명록 내용으로 확인됐다. 당시 이 후보는 쩐 다이 꽝 베트남 제9대 주석의 장례식에 참석해 방명록에 ‘위대했으나 검소하셨고, 검소했으나 위대하셨던, 백성을 사랑하셨으며, 백성의 사랑을 받으신 주석님의 삶 앞에서, 한없이 작아지고 부끄러워집니다’고 적었다.

A씨는 재판 과정에서 "시청자에게 제보받아 허위인 줄 몰랐고 낙선시킬 목적도 없었다"고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정치적 표현의 자유 한계를 넘어선 보호받을 수 없는 행위"라며 "이른바 ‘색깔론’ 논쟁을 일으켜 유권자의 올바른 판단을 그르치게 할 위험성이 크기 때문에 죄질이 매우 좋지 않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피고인은 총선을 앞두고 예비후보의 사상적 편향성 내지 이적성에 관한 허위 사실을 공표하고 비방하는 내용을 담은 개인 방송을 제작·배포했다"며 "이는 분단국가인 우리 현실에서 유권자를 크게 자극할 수 있다"고 했다.

- Copyright ⓒ 조선비즈 & 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