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돌 안된 '원주 남매 살해 혐의' 부부 1심 무죄..오늘 항소심 선고 주목
2심 법원에 진정서 수백장..2심 선고공판 3일 오후 2시 열려
(춘천=뉴스1) 이종재 기자 = 지난 2015년 결혼한 A씨(27)와 B씨(25) 부부는 같은해 4월 첫째 아들인 C군, 이듬해인 2016년 4월 D양, 2018년에는 E군을 낳았다.
이들 부부는 2015년 1월부터 A씨의 어머니의 집에서 같이 지내왔고, 이후 2019년 2월까지 소득을 위한 근로 등 아무런 경제적 노력을 하지 않은 채 모텔과 원룸, 차량에서 생활했다.
그러던 중 이들 부부는 2016년 9월13일 추석명절 집을 방문하는 친척들의 잔소리를 피하기 위해 C군‧D양과 함께 원주의 한 모텔에 투숙했다.
이들은 모텔에서 TV를 보며 밤을 새운 뒤 다음날인 9월14일 오전 10시쯤 잠이 들었다.
이 과정에서 낯선 모텔 방에 온 생후 5개월 된 D양이 잠을 못자고 울며 보채자 순간적으로 화를 참지 못한 A씨는 D양을 4.3㎏ 무게의 큰 이불로 덮어버린 채 3시간 가량 방치했다.
결국 D양은 호흡곤란으로 질식해 숨졌다.
같은날 오후 6시쯤 잠에서 깬 이들은 침대 아래에서 자고 있던 D양이 침대 프레임과 방바닥 사이에 머리가 낀 상태로 숨져있는 것을 발견했으나 신고를 하지 않았고, 이틀 뒤 사체를 몰래 암매장했다.
이들은 이후에도 또다시 생후 9개월 된 E군의 사체를 암매장하는 범행을 저질렀다.
이들 부부는 2019년 3월 원주의 한 원룸에서 생활하던 중 같은해 6월13일 오후 1시쯤 원룸의 작은 방에서 자고 있던 E군이 떼를 쓰며 울자 E군의 목젖 윗부분을 20초간 힘껏 눌러 울음을 그치게 했다.
울음을 그친 E군은 2시간 이상 작은 방에서 방치됐고, 호흡곤란으로 결국 숨졌다. 이 과정에서 아내 B씨는 A씨가 E군을 학대하는 행위를 제지하지 않았고, 방치된 E군의 상태를 확인하지도 않았다.
이후 같은날 오후 4시쯤 E군이 엎드린 채로 숨져있는 것을 발견한 이들 부부는 이튿날인 14일 새벽 E군의 사체를 이불에 싸서 한 묘지로 이동, 삽으로 구덩이를 파고 사체를 땅에 묻었다.
또 이들 부부는 2019년 2월1일 C군(당시 만 3세)과 E군(당시 생후 4개월)을 상대로 “파이트(Fight), 싸워”라고 말하며 서로 상대방을 주먹과 손으로 때리도록 부추기며 휴대폰으로 이를 촬영하는 신체적 학대행위를 했다.
특히 A씨 부부는 둘째 딸의 사망사실을 숨긴 채 3년 4개월간 57회에 걸쳐 710만원의 양육 또는 아동수당을 부정한 방법으로 지급받기도 했다.
결국 살인과 사체은닉 혐의로 기소된 이들 부부의 1심에서 검찰은 A씨에게 징역 30년에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명령을, B씨에게는 징역 8년을 각각 구형했다.
그러나 재판부의 판단은 달랐다.
춘천지법 원주지원 제1형사부(재판장 조영기)는 지난해 8월 열린 선고공판에서 A씨의 살인 혐의와 B씨의 아동학대치사 혐의에 대해서는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혐의가 입증되지 않았다고 판단해 무죄판결을 내렸다.
다만 이들 부부의 시신은닉, 아동학대, 아동 유기‧방임, 양육수당 부정수급 혐의에 대해서는 유죄로 판단, A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B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이에 검찰은 A씨에게 아동학대치사 혐의를 예비적 공소사실로 추가, 공소장변경허가 신청서를 제출하고 지난해 12월23일 열린 2심 결심공판에서 1심과 같은 구형량을 재판부에 요청했다.
당시 A씨는 최후진술에서 “살인은 부인하고 싶다. 다른 죄로 처벌한다면 달게 받겠다”고, B씨는 “아이를 정말 사랑했고, 고의는 없었다”며 살인 혐의를 부인했다.
그러나 양부모에 의해 학대받아 숨진 정인이 사건의 여파로 인해 이 사건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면서 지난달 6일부터 이달 1일까지 법원에는 부모의 엄벌을 요청하는 377건의 진정서가 접수됐다.
이들 부부의 항소심 선고공판은 3일 오후 2시 열린다.
leej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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