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쿠데타반대 도심 첫 시위..구금인사 석방 외쳐
2일 저녁 8시 일제히 "쿠데타 반대"경고음
[양곤( 미얀마)= AP/뉴시스] 차미례 기자 = 미얀마 최대 도시인 양곤에서 2일 밤(현지시간) 군부가 하루 전에 일으킨 군사쿠데타에 저항하는 공개적 첫 시위가 진행되었다. 일부 시민들은 정해진 시간에 일제히 자동차 경적을 울리고 일부는 냄비와 프라이팬을 두들기면서 쿠데타 반대의사를 표현했다.
이는 원래 양곤 시내 일부 지역에서 단 몇 분 동안 돌발적으로 진행하기로 계획된 것이다. 그런데 15분 이상 이어지는 대규모 저항의 표시로 확대되었다.
군중들 가운데에서는 아웅산 수지의 건강을 축원하거나 그녀의 석방을 요구하는 구호를 외치는 소리도 들려왔다.
시위대의 한 사람은 " 미얀마 문화에서 북을 친다는 것은 악귀를 쫓아내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혹시 처벌을 받을 것이 두렵다며 이름은 밝히지 않았다.
이 날 민주화단체 몇 군데에서 사람들에게 저녁 8시에 일제히 쿠데타에 대한 반대의사를 표시해 달라고 요청했다.
원로 정치인이며 수지 여사의 집권 민주주의민족동맹(NLD) 윈 테인 당 대표도 시민 불복종운동을 통해서 쿠데타에 끝까지 저항해 달라는 당부를 전했다.
그는 지난 11월 총선에서 선출되어 수도 네피도의 의사당에 모였던 수 백명의 의원들이 1일 쿠데타군에게 전격 체포된 곳에서 멀지 않은 작은 당 사무실에서 국민에게 보내는 메시지를 발표했다.
"군사 쿠데타의 저주는 이 나라에 깊숙이 뿌리 박혀 있다. 그래서 우리 나라가 아직도 빈곤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이다. 나는 우리 국민과 모두의 장래를 생각하면 정말 슬프고 마음이 괴롭다"고 오랜 정치범 생활을 했던 그는 말했다.
그는 수지여사가 1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언급하면서 " 2020년 총선에서 우리를 지지해줬던 모든 유권자들은 수지의 지시에 따라서 시민불복종 운동을 펴야 한다"고 말했다.
군부는 전날 체포해서 정부 청사안에 감금했던 수 백명의 국회의원들을 2일부터 풀어주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모두 집으로 돌아가라고 말했다고 키 토 당 대변인이 전했다.
그는 수지 여사의 건강은 양호하며 현재 갇혀 있는 별도의 장소에서 한 동안 머무르게 될 것이라고도 밝혔지만, 그의 말의 진위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이번 쿠데타는 신임 국회의원들이 수도에서 첫 국회 회기를 열기위해 등원하는 순간 발생했다. 군부는 아웅산 수지의 당이 압승한 11월 선거가 부정선거 였다는 자신들의 근거 없는 주장에 대해 정부가 적절하게 행동해 주지 않았기 때문에 이번 거사가 필요했다고 주장했다.
군부는 현 헌법상으로는 자신들의 거사가 합법적이라고 주장했지만, 이들의 쿠데타는 전 세계에서 광범위한 분노와 비난을 불러 일으켰다.
이번 쿠데타는 미얀마에서 10년 넘개 민주적 개혁을 이야기하면서도 실제로는 군부의 장군들이 어느 정도로 실세를 장악하고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주었다. 실제로 서방국가들은 군사독재 시절에 미얀마에 오랫동안 내렸던 온갖 제재를 풀어주면서 미얀마의 민주화를 열렬히 환영했었다.
특히 이번 쿠데타는 코로나19 감염이 급속히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발생했다. 미얀마는 2일 현재 누적 확진자가 14만300명, 사망자가 3100명이 발생했다. 이제 막 인도로 부터 백신의 첫 인도분을 받아놓은 시점이었다.
윈 테인은 쿠데타가 국민의 인명을 보호하는데 얼마나 큰 타격인가를 말하면서 민 아응 흘라잉 사령관을 비롯한 군부의 장군들을 통렬하게 비난했다.
"그들이 이런 짓을 벌인 것은 정말 미친 짓이다. 그런 것은 용감한 것도 아니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아직 퍼지고 있고 국민들이 방역을 위해 싸우고있는데, 그들은 오직 권력욕과 개인의 욕망 만을 최우선을 하고 있다"고 그는 말했다.
그 결과 백신 보급은 늦어지고 경제는 추락하고 외국으로부터의 추가 압력과 각종 제재가 들어올 것이라고 그는 우려했다.
미얀마 쿠데타는 국제사회도 시험대에 오르게 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군사쿠데타를 " 미얀마 민주화여정에 대한 심한 공격이며 법치를 훼손하는 처사"라고 비난했다.
유엔도 2일 안전보장 이사회를 열었지만, 이렇다 할 행동은 아직 취하지 않고 있다.
수지의 당은 2일 성명을 발표, 군부가 총선 결과를 존중하고 구금한 모든 인사들을 석방하라고 요구했다. 그러면서 "군사령관이 국가 권력을 탈취하는 것은 헌법에 위배되며 국민의 주권을 무시하는 처사"라고 비난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cmr@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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